[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故장자연이 세상을 떠난지 10년이 지났다. 아직 그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동료 배우 윤지오가 실명을 밝히고 폭로에 나서며 사건은 새국면을 맞이했다.
2009년 3월 7일 유력 인사들의 성접대를 폭로하는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장자연이 10주기를 맞았다. 장자연은 2009년 KBS 2TV '꽃보다 남자'에 출연하던 중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자택에서 생을 마감했다.
장자연의 유서에는 연예 기획사, 대기업 금융업 종사자, 언론사 관계자 등 31명에게 100여차례 이상 술접대와 성상납을 했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 하지만 당시 장자연 전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만 재판으로 넘겨지고, 의혹을 받았던 유력인사 10여명은 무혐의 처분을 받아 의혹의 여지를 남겼다.
지난해 6월, 공소시효 종료를 두 달 남기고 장자연 죽음의 진실을 밝혀달라는 국민 청원이 올라왔다. 20만건 이상의 동의를 받아,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공소시효를 떠나 과거 수사에 미진한 부분은 없었는지 법무부 과거사위원회와 검찰 진상조사단에서 의혹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변했다. 이에 검찰과거사위원회가 재수서를 권고,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종결 9년 만에 재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PD수첩'을 비롯한 다수의 뉴스 프로그램에서 장자연 사건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가 보도됐지만, 언급된 인물들은 모두 "사실 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진실공방이 진행되는 가운데 지난 5일 장자연의 성추행 상황을 목격했던 후배 윤지오가 처음으로 얼굴과 이름을 밝히고 대중 앞에 섰다. 윤지오는 2009년 장자연이 성추행을 당한 술자리에 동석한 후배로, 사건 이후 13차례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윤지오는 "증언 이후 일상생활이 불가능했다. 이사도 수차례하고 캐스팅도 되지 않았다. 장자연 사건을 증언했다는 이유로 캐스팅에서 제외됐다는 이야기를 감독에게 직접 듣기도 했다"고 현재 캐나다에 거주 중인 이유를 밝혔다.
이어 "장자연 사건의 참고인 조사는 매번 밤 10시 이후 또는 새벽에 불렀다. 조사가 끝나고 경찰 측에서 집에 데려다 줄 때도 항상 미행이 붙었었다"며 "그 당시의 수사는 21살인 제가 느끼기에도 굉장히 부실하게 이뤄졌었다"고 당시의 부실 수사 정황과 증인으로서 느꼈던 압박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또한 윤지오는 장자연 명단에 대해 "명단이 소각 되기전 봤다. 언론사 인사 등의 이름이 있었다. 소속사를 나오기 위해 작성한 문서로, 명단을 나열하고 지장이 찍혀있었다. 살기 위해, 법적으로 싸우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증언했다.
윤지오는 "어떻게 보면 제2의 피해저처럼 살아왔다"며 "나같은 피해를 겪은 분들이 세상 밖에서 당당하게 사셨으면 좋겠다. 가해자가 움츠러들고 본인의 죄에 대한 죄의식 속에 살아야 되는데 피해자가 오히려 책임감과 죄의식을 가지고 사는 그런 현실이 한탄스러웠다. 이제는 조금은 바뀌어졌으면 하는 그런 소망을 가져서 용기를 내서 이 자리에 나올 수 있었다"고 당부했다.
윤지오의 용기있는 폭로로 다시 한번 장자연 사건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0주기를 맞이해 새 국면을 맞이한 장자연 사건이 이번에는 낱낱이 파헤쳐져 진실을 밝힐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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