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1.21 19:57 / 기사수정 2009.11.21 19:57
[엑스포츠뉴스=인천,이동현 기자] 연패를 끊기 위한 그들의 노력은 처절하기까지 했다.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상황. 그들은 놀라운 집중력을 과시했고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가 긴 연패의 사슬을 드디어 잘라냈다. 21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벌어진 서울 삼성 썬더스와의 2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자랜드는 74-71로 이겨 시즌 두번째 승리를 거뒀다. 34일만에 추가한 값진 1승. 이번 시즌 8번째 홈경기만에 처음으로 거둔 승리이기도 했다.
아말 맥카스킬의 천금 같은 리바운드로 승리가 확정되자 전자랜드 선수단은 마치 우승이라도 차지한 듯 서로 얼싸안으며 승리의 감격을 나눴다. 공식 인터뷰장에서 가늘게 떨린 유도훈 감독의 목소리와 한 구단 관계자의 붉게 충혈된 눈에서는 지난 한 달 동안 '1승'을 얼마나 간절히 원했는지가 여과 없이 묻어났다.
부진한 팀 성적 때문인지 관중석에는 빈 자리가 더 많아 보였지만 경기장을 찾은 3천여명의 팬들은 어느 때보다 열띤 응원전으로 선수들을 독려했다.
전자랜드 서포터즈에서는 '일어나라, 전자랜드'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준비해 결전 의지를 표현했고 응원단장과 장내 아나운서는 반드시 연패를 끊자며 힘찬 응원을 부탁했다. 1쿼터 종료 후에는 시즌 초반 부진을 꼭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영상이 전광판을 통해 상영되기도 했다.
전자랜드가 3쿼터까지 10점차로 앞서며 연패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자 체육관은 뜨겁게 달아 올랐다. 승리를 눈앞에 두고도 마무리에 실패해 몇 번이나 '다 잡은 고기'를 놓쳤던 전자랜드는 이날도 4쿼터 막판 1점차까지 추격당했지만 이번만큼은 기어코 축포를 터뜨렸다.
승리에 대한 열망을 누구보다 강하게 드러낸 건 역시 선수들이었다.
결정력이 뛰어난 아말 맥카스킬에게 공격을 집중시킨 뒤 평소보다 빠른 공수전환으로 게임을 풀었다. 완벽한 전력은 아니었지만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받아 온 부분을 어느정도 해결한 듯 보였다. 유도훈 감독은 "힘이나 기술에서 밀릴 때 더 열심히 노력해서 극복하려는 선수들의 모습에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날 전자랜드는 심판 판정에 다소 예민하게 반응하는 모습이었다. 3쿼터에는 맥카스킬이 파울을 지적당하자 모든 선수들이 한꺼번에 강한 불만을 표현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이 과정에서 이현호는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당하기도 했다. 딱히 판정이 잘못됐다기보다도 이 경기만은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드러내는 방법이었다.
전자랜드는 팀 창단 이후 최다인 13연패에 빠지며 악몽 같은 시즌 초반을 보냈다. 2라운드가 채 끝나기 전에 감독이 교체됐고 안양 KT&G와 2-3 트레이드를 통해 대규모 선수단 개편이 이뤄졌다. 천신만고 끝에 정말 값진 승리 하나를 챙긴 '코끼리 군단'이 반전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 전자랜드 선수단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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