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1.20 15:29 / 기사수정 2009.11.20 15:29
이 글은 보는 독자분들은 놀라실지도 모르겠다. '격투황제' 에밀리안넨코 표도르가 지난 12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3일 동안 한국에서 다양한 일정을 비밀리에 소화하고 15일 출국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정보 과잉' 시대에 흔히 요즘하는 말로 'A급 스타' 표도르가 한국에 왔는데 정작 아무도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사실 인천공항에서 U.C.C 놀이를 즐기는 학생이라도 있었다면 표도르의 이번 비밀 방한은 순식간에 전해졌을 텐데 말이다.
그러나 표도르도 유럽-일본-미국을 넘나드는 본지 변성재-변광재 기자의 글로벌 취재 레이더마저 피할 수는 없었다. <엑스포츠뉴스>는 사전에 이번 내한 소식을 파악했고, 전담 취재팀을 구축해 표도르와 3일 동안 독점으로 취재를 할 수 있었다. 취재 현장에서는 취재원이 엠바고 [embargo]라고 일정 시점까지 보도금지를 요청하면 기자는 이를 지켜줘야 한다. 이에 5일이 지나서야 표도르 방한 소식을 전하게 된 사연에 대해 독자 여러분의 너그러운 양해를 구한다.
이번 독점 보도의 구성은 담당기자가 표도르 독점 취재건을 따내고, 표도르와 동행 취재를 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와 느꼈던 심정 등을 먼저 재미있게 풀어보았다. 총 4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후속 기사로는 표도르와의 '독점 인터뷰'와 그가 방한하고 한국에서 3일 동안 어떤 일정을 소화했는지 전할 예정이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 드린다…[편집자 주]
[엑스포츠뉴스=변성재 기자] 지난 8일 미국 시카고 시어스 센터 아레나에서 열린 'M-1 글로벌 스트라이크 포스'에 '60억분의 1' 얼음주먹 에밀리안넨코 표도르와 '10전 10승 무패의 신예' 핵 펀처 브렛 로저스의 대결이 열렸다.
표도르는 이 경기에서 2라운드 1분 46초, 날카로운 라이트 훅을 브렛의 턱에 적중시키며 통쾌한 TKO승을 거뒀다.
표도르의 'M-1 글로벌 스트라이크 포스' 승전 소식을 전하고 있던 차, 그러던 중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 '따르릉~ 따르릉' 재빨리 휴대폰을 집어들어 발신번호부터 확인했다.
'발신자 표시제한'라는 단어에 기자는 "요즘 한창 유행인 성인광고 전화?"라고 무시하고 표도르의 승전보 기사에 집중했다. 한 10분 뒤였을까? 다시 한번 휴대폰으로 전화벨이 시끄럽게 울려댔다.
역시나 '발신자 표시제한'. 이런저런 스트레스로 머리가 아픈 참에 한번 골려주자는 생각에 무심코 통화버튼을 눌렀다. 전화를 받자마자 휴대폰 스피커에서 일본어가 들려왔다. "모시 모시"
그 두 단어에 기자는 직감으로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늘이 나에게 특종감을 주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전화의 주인공 세키모토(47) 씨는 기자가 국외 원정 취재 때 신세를 많이 졌던 일본의 유능한 격투 관계자이자, 국외 격투 전문가이다. 오랜만에 전화인지라 서로 안부를 묻고 갑자기 세키모토상이 나에게 말했다.
"변 상, 이번 표도르와 브렛의 대결 생방송으로 봤습니까? 역시 표도르는 '격투황제'답습니다. 아 참, 그리고 그거 알아요? 변 상. 표도르가 현재 미국 LA에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표도르가 M-1 글로벌 회장인 바딤과 함께 한국에 방문한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들은 후, 솔직히 기자는 5초 정도 소위 멍~을 때렸다. "어떻게 한국에 거주하는 한국 격투 매스컴인 기자 역시 몰랐던 사실을 어찌 바다 건너 일본 격투 관계자가 아는 것이지?"
과연 격투계 마당발이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우려도 들었다. 어찌 1시간 전 미국에서 열린 'M-1 글로벌 스트라이크 포스'에서 브렛과 대결 중 안면부 부상을 당한 표도르가 4일 후, 휴식도 없이 한국에 올 수 있는가? 기자는 너무 일정이 빡빡하지 않나 싶어 믿을 수 없었다.
이에 대해 세키모토씨는 "나 역시 M-1 글로벌의 관계자로부터 직접 들었습니다. 표도르와 바딤 회장이 비밀리에 한국에 방문합니다. 시간이 된다면 나 또한 한국에 갈 것이니, 변 상. 12일 목요일 오후 5시까지 공항에 봅시다"고 말한 뒤 전화통화를 종료했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
[사진=표도르 (C)엑스포츠뉴스 변광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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