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선우 기자] ‘해치’ 정일우가 압도적인 연기로 엔딩을 꽉 채웠다.
무수리의 몸에서 태어난 반천반귀(半賤半貴) 왕자. 세상의 편견 어린 시선에 한없이 가볍게 살아온 연잉군 이금(정일우 분). 단 한 번 정의로운 일에 나섰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사랑하는 아버지와 동생, 친구의 죽음이라는 가혹한 운명으로 돌아왔다. 그는 무너졌고 그의 오열은 시청자 마음을 울렸다. SBS 월화드라마 ‘해치’ 7~8회 엔딩 장면이다.
배우 정일우가 더욱 깊어진 연기력으로 혼신의 열연을 펼치고 있다. 19일 방송된 ‘해치’ 7~8회 엔딩에서는 차곡차곡 쌓아온 스토리들이 한꺼번에 폭발했다. 이 엔딩 장면에서 정일우의 섬세한 표현력, 작품에 대한 열정이 빛을 발했다. 정일우가 이금을 맡게 된 이유, 정일우가 이금이어야 하는 이유를 명확히 입증했다.
이날 이금은 처절한 고통에 휩싸였다. 이금이 밀풍군(정문성 분) 악행의 증인으로 나선 후, 노론 수장 민진헌(이경영)은 밀풍군을 버렸다. 악에 바친 밀풍군은 연잉군이 가장 아끼는 동생 연령군(노영학)을 죽였다. 연령군 죽음은 충격 받은 아버지 숙종(김갑수) 죽음으로 이어졌다. 다른 한쪽에선 이금과 뜻을 나누기 시작했던 한정석(이필모)이 민진헌 편에 선 위병주(한상진)에게 살해됐다.
정일우는 연이어 가족을 잃은 이금의 슬픔을 각기 다른 디테일로 표현했다. 이를 통해 이금의 깊어가는 고통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이금이 동생 연령군의 죽음을 목격한 장면에서 정일우는 떨리는 목소리, 주체할 수 없는 눈물로 형제를 잃은 슬픔을 진하게 그려냈다.
이어진 아버지 숙종의 죽음 앞에선 거듭되는 슬픔에 초췌해진 얼굴, 빛을 잃은 눈빛, 폭우가 쏟아지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바닥에 주저 앉아 흙은 쥐는 손길까지 디테일하게 담아냈다. 특히 마지막 포효와 울부짖음으로 완성된 그의 오열 연기는 이금의 극심한 고통을 화면 밖까지 전달하며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했다. 지금껏 애써 감정을 감추고 살아왔던 이금의 오열이기에, 이를 섬세함과 임팩트를 오가며 담아낸 정일우가 있기에 안방극장은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드라마에는 각양각색의 인물이 등장한다. 그 중에는 자신의 감정을 그때 그때 표출하는 인물도 있고, 반대로 애써 꾹꾹 눌러 담는 인물도 있다. 배우 입장에서는 후자의 캐릭터가 상대적으로 표현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다 눌러왔던 감정이 폭발하는 상황이 오면 어느 때보다 강렬한 에너지와 집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앞선 상황의 감정들과 완급조절도 필수다. 이런 의미에서 ‘해치’ 7~8회 엔딩은 정일우의 존재감을 명확히 확인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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