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1.12 15:06 / 기사수정 2009.11.12 15:06
공교롭게 유럽 진출 추진으로 잠시 '외도'를 했던 이근호는 이후 대표팀에서 골침묵에 빠지며 주전 입지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생겼다. '올드보이' 이동국(전북), 설기현(풀럼)이 호시탐탐 자신의 자리를 노리고 있는 반면 '동갑내기 공격수' 박주영(AS 모나코)은 그사이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으로부터 절대적인 신임을 얻고 있다. 이근호로서는 8개월 사이에 대표팀 내에서 '좌불안석'의 위치에 놓이게 됐다.
'잃어버린 8개월'을 되찾기 위해 이근호가 명예 회복을 벼르고 있다. 유럽 원정에 나선 축구대표팀이 덴마크(15일 새벽), 세르비아(18일 밤, 이상 한국시각)와 평가전을 갖는 가운데, 이근호는 성인 대표팀에 오른 뒤 처음으로 유럽팀과 상대해 '유럽 진출의 한'을 조금이라도 풀겠다는 각오로 경기에 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근호의 A매치 득점은 지난 3월, 이라크전 패널티킥 골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8개월동안 이근호는 박주영(AS 모나코)과 꾸준하게 선발 출장하며 호흡을 과시했지만 득점포를 가동하지는 못했다. 물론, 박주영과의 적절한 역할 분담을 통해 이전보다 플레이가 성숙해졌다는 평가도 있지만 '공격수는 골로 모든 것을 이야기한다'는 말이 있듯이 8개월간 득점이 없었던 것은 분명히 되짚어봐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이근호의 골결정력이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근호는 일본 J-리그에서 21경기에 출전해 11득점을 기록하며 나름대고 감각을 키워왔다. 또한, 최근 대표팀 공격 전술을 시험하면서 이른바 '빅-스몰 조합'이 아닌 스타일이 비슷한 선수들끼리 조합을 이루다보니 중앙에서 흔들어주는 역할을 주로 해 온 이근호에게 득점 기회가 예전만큼 많아지지 않았다는 점도 득점력이 떨어진 원인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유럽 원정은 다르다. 일단 파트너였던 박주영이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되면서 투톱을 세웠을 시에 다시 '빅-스몰 조합'을 시험해볼 공산이 커졌다. 이 경우, 파트너로는 이동국의 출전이 예상된다. 파트너와의 호흡이 다소 의문스럽지만 이근호로서는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할 수 있게 된다. '빅-스몰 조합'을 통해 7경기 6골로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발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른바 '플랜B'로 통하는 4-2-3-1로 전환했을 시 원톱 공격수로서의 역량도 보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대표팀에서 이근호는 단 한 번도 원톱을 서본 적이 없어 동료와의 유기적인 움직임, 약속된 플레이를 얼마 만큼 수행해낼 지 여전히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또한 유럽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마당에 190cm를 상회하는 장신 수비수들을 어떻게 뚫어낼 것이며, 자신의 공격력을 얼마만큼 발휘해낼 수 있을지도 주목해 볼 문제로 거론된다.
어찌 됐든, 이근호로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역할인 득점포 가동을 이번만큼은 활발하게 보여야 하는 입장이다. 8개월 전, 자신에게 좌절을 안긴 땅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통해 희망의 싹을 틔울 수 있는 이근호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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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근호 (C) 엑스포츠뉴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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