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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특급 조커' 정혁의 재발견

기사입력 2009.11.09 10:41 / 기사수정 2009.11.09 10:41

이상민 기자
인터뷰 내내 진지함을 잃지 않고 축구에 대한 욕심과 꿈을 펼쳐보였던 정혁선수. 골키퍼로 처음 축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대학대표, 풋살 대표팀을 거쳐 이곳 인천까지 오는 동안 정말 다양한 경험을 가진 ‘당돌한 청년’ 인천 유나이티드 정혁의 축구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자.



딸 부잣집의 막내아들로 탄생.

정혁의 가족관계는 부모님과 위로 누나가 세 명 있다. 누나만 셋이 있는 집의 막내아들로 태어나서 부모님과 누나들의 사랑도 듬뿍 많이 받으면서 정말 행복하게 자랐다. 그 당시 부모님과 누나들이 자신이 해달라는 것은 무엇이든 다 해주셨다고. 지금도 그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주는 게 바로 가족이다.

초등학교 때 골키퍼로 축구를 시작.

그가 초등학교 3학년 때 학교에 축구부가 창단을 했는데 무작정 거기에 들어가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스스로 축구부를 찾아갔다. 당시 집안반대도 심했다. 지금까지도 부모님께 맞아본 적이 없는데 축구 시작할 당시 처음으로 맞아봤다고 한다. 그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결국 부모님께서 허락하셨고, 그렇게 축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공을 차는 것보다는 막는 게 좋아서 골키퍼로 시작했다. 키는 작았지만 잘 막고 골대 앞에만 있으니까 감독님께서도 골키퍼를 시켜주었다고. 하지만, 몇 달 안돼서 다시 필드 플레이어로 나왔다.

대학 선발, 그리고 풋살 국가대표팀 발탁.

대학선발이나 여러 대회도 있지만 국가대표로 나갔던 풋살 대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그다. 대학 때 전주대학교 감독님이 풋살대표팀 감독이시기도 했고 마침 리그 휴식기에 풋살 대회가 있어서 대표팀에 발탁되었다. 태국월드컵 아시아예선에 참가했는데 국기가 올라가는데 감명깊었던 그다. "국가를 대표해서 경기를 한다고 생각하니 정말 감정이 북받쳐 오르더라고요. 풋살이라는 게 좁은 공간에서 빠른 시간 안에 결과를 봐야 하는 템포가 빠른 종목인데, 그때의 경험이 지금 정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꿈에 그리던 프로진출. 인천 입단.

그토록 꿈에 그리던 프로팀에 입단한 그. 인천이라는 팀 자체가 신인들에게 기회가 많이 주어지는 컬러를 띄고 있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고 들어왔었다. 하지만, 확실히 프로는 쉽지만은 않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힘들었고,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준비해야 할 정도로 자기 자신이 너무 엉망이었다. 좌절 속에서 방황하던 그에게 손을 내밀어 준 사람은 바로 팀 선배들. 힘들어 하는 그에게 다가와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선배들이 너무 고맙다고 말하는 그다.

꿈만 같았던 첫 데뷔전, 그러나 좌절.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신인들은 정규리그가 아닌 컵 대회에서 시험하는 게 현실. 그 역시도 그랬다. 3월 25일 대전과의 컵 대회 홈경기에 선발로 출전하였다. 그러나 기대했던 것만큼 실망도 컸다. 실전은 너무나 달랐고, 자신에게 더 많은 노력이 필요로 하는구나. 하고 숙제를 많이 받았던 경기였다고 말하는 그다.




컵 대회가 아닌 리그 첫 출장, 그리고 프로데뷔골.

지난 7월 전남과의 리그 홈경기는 그의 리그 첫 데뷔전 경기였다. 당시 후반 시작에 앞서 교체해서 경기에 투입된 그가 들어가자마자 프로 데뷔골을 성공시켰다. 단순 골도 아닌 코너킥으로 득점을 기록하는 진풍경을 연출했었다. 당시 상황을 회상하던 그가 말한다. "골이 들어갈 때 저는 당연히 상대 자책골로 기록될 줄 알았는데 제 골로 기록이 되었다는 말을 듣고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그 계기로 더 많은 자신감을 갖게 되었던 것 같고, 더 여유로운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큰 힘이 된 것 같아요"

월급의 대부분은 부모님께.

"월급의 70%는 부모님께 드리고 30%만 내가 관리하고 있어요. 따로 크게 돈을 쓸 일이 없어서 저축하는 게 대부분이지만 사랑하는 누나들 밥도 사주고 조카선물도 챙기고 하고 있어요. 첫 월급을 타고 부모님께 드렸을 때 부모님께서 좋아하시는 거 보니까 그냥 좋았던 기억이 나네요. 아무래도 프로선수이니만큼 더 많은 연봉을 위해 뛰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간절히 열망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

정혁은 훈련 외적인 시간에 평소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 그의 좌우명은 '간절히 열망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라는 글귀라고 한다. "책에서 본 글귀인데 항상 어떤 꿈을 간절히 열망하면 그게 꼭 이루어진다고 하더라고요. 항상 목표를 정하고 노력하고 꿈꾸면 제 꿈도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믿고 있어요. 제 꿈이 뭐냐고요? 단순해요. 더 훌륭한 선수가 되고 싶은 꿈 바로 그거 하나뿐이죠"

신인으로써 6강 진출 자체가 영광.

정혁은 신인으로써 6강 진출을 이뤄낸 데 조금이나마 팀에 보탬이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고 요즘 그 어느 때보다 훈련장에서 선수들이 여유와 웃음이 많이 보이는 것 같아서 왠지 느낌이 좋다고 한다. 당돌한 표정으로 그가 다부진 각오를 말한다. "이번에 속초 전지훈련에 가서 다시 마음을 다잡고 집중해서 확실히 준비하고 돌아와서 성남전에서 팀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준비를 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하는 내내 사뭇 진지하고 진정한 목표의식을 가진 그를 보면서 ‘확실히 처음 입단했을 때와는 다르게 더 성숙해진 모습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1분이 되었건, 5분이 되었건 주어진 기회를 잘 살려서 팀에 큰 보탬이 되는 희생정신이 가득한 선수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는 그의 바람처럼 ‘2009 챔피언쉽’에서 인천의 비상을 이끄는 그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글 = 이상민 UTD기자 (power1360@hanmail.net)
사진 = 남궁경상 UTD기자 (boriwool@hanmail.net)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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