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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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감독들의 쓸쓸한 2005년

기사입력 2005.10.25 08:04 / 기사수정 2005.10.25 08:04

문인성 기자


-  차범근, 이장수, 허정무 스타 감독들의 부진
-  와신상담, 내년 시즌 준비해야


작년 수원삼성을 우승으로 이끌어 2004년을 화려하게 보낸 수원의 차범근 감독. 올시즌 A3컵과 하우젠컵을  거머쥐며 K리그 우승은 눈 앞에 놓인듯 했다. 송종국, 김남일, 안효연 등 젊고 기량이 좋은 슈퍼스타들의 활약이 좋았고, 나드손, 이운재, 김대의 같은 기존 선수들이 무척 든든해 보였다. 그러나 수원은 전력의 핵이었던 김남일, 송종국, 나드손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전반기를 한숨속에 보내야만 했고, 후반기도 무척 암울한 분위기속에 진행해 가고 있다. 차범근 감독의 얼굴색이 어두워지고 있는 요즘이다.

암울한 분위기는 FC서울도 마찬가지. 작년 전남 드래곤즈를 맡으면서 국내에 복귀한 이장수 감독은 올해 박주영과 김동진, 김은중, 백지훈, 이민성, 이기형, 정조국 같은 대표팀급 선수들이 즐비한 FC서울의 사령탑을 맡게 되었다. 그러나 좋은 멤버구성과는 달리 서울은 하우젠컵에서도, 전반기에서도, 그리고 지금 현재 진행중인 후반기에서도 좋지 못한 성적을 기록하면서 플레이오프 진출 좌절이라는 상황을 맞이하고 말았다. 수면 위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이장수 감독의 지도력을 놓고 문제삼는 팬들이 많아지기 시작한 것이 사실. 중국 '충칭의 별'이라는 명성을 얻고 있는 그에게는 무척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한명의 스타 감독이자 전남 드래곤즈에 부임하면서 화려한 시작을 예고했던 허정무 감독. 그의 탁월한 지도력과 신사다움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그러나 전남은 작년의 전력과는 달리 올 시즌 전기리그는 물론 후기리그에서도 8위 이상을 하지 못했으며, 현재 통합 순위에서는 11위를 달리고 있다. 취약한 득점 능력을 해결하지 못해서 생긴 결과였다. 모든 이유를 다 떠나 '명장'허정무 감독도 자존심을 구긴 것은 사실이다.

이제까지 탄탄대로를 달려왔던 차범근, 이장수, 허정무 감독. 도대체 그들이 떠안고 있었던 고민은 무엇일까.

▶수원, 부상 선수들만 복귀하면 부활할 수 있어

얼마전 서울전에서의 완패를 두고 수원의 서포터즈들이 크게 동요하였다. '레알수원'으로까지 칭송받았던 수원삼성의 몰락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원은 김남일, 송종국, 나드손의 부상공백으로 인해 큰 전력적인 차질을 빚어 왔다. 그러나  이싸빅, 김도근 같은 베테랑 선수들을 추가적으로 보유하고 있었으며 기존의 나머지 멤버들이 다른 팀에 비해서는 비교적 '네임 밸류'가 높은 선수들이었다. '더블 스쿼드'를 가지고 있다는 팀이 주축인 선수들 몇명이 빠졌다고 해서 성적이 나오지 않다고 변명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 

그러나 수원도 A3대회와 하우젠컵을 무리하게 치루면서 체력적인 부담과 많은 부상 선수의 속출로 인해 힘들었던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부상 선수들만 모두 복귀해준다면 수원삼성은 다시 '레알수원'이 될 것임에 틀림이 없다. 무엇보다 나드손의 공백이 가장 크게 느껴진다.

▶서울, 선수들이 정신을 차리면 된다

서울은 그동안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부분이 '선수들의 강한 승부욕 부재'였다. 팀이 후반기 11위까지 추락하자 선수들은 정신을 차렸는지 라이벌 수원을 3-0으로 제압했다. 선수들의 정신력 문제도 있었지만 어느정도 전력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평가도 있다. 박주영에게만 너무 집중되어 있는 공격전술, 압박이 아쉬운 서울의 수비라인 등이 좋은 예라 할 수 있겠다. 이장수 감독이 올 해는 팀을 파악하는 단계라 생각한다면 내년 시즌에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전남, 재정비 많이 필요해

네아가가 부상과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활약을 보여줬다. 공격의 핵으로 평가받았던 네아가는 작년 시즌 모따(현 성남)의 뒤를 이을만한 공격수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올 시즌 성적은 부진하기만 하다.

전남은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한다고 하지만, 득점력이 올 시즌 너무 빈곤했다는 평이다. 수비는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었으나 답답한 득점 능력은 시즌내내 전남의 고민거리였다. 남궁도, 신병호가 답답할 정도의 부진을 보여주었고 아직은 미완성이라 할 수 있는 양상민이 그나마 활약은 했지만 부족했다는 평이다.

'앙팡테라블' 고종수가 간간히 경기에 출전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 했지만 예전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전남의 가장 큰 문제점은 '대형급'선수의 부재이다. 팀의 전력을 몇 계단 끌어 올려줄 수 있는 대형급 선수가 필요하다. 전남은 전체적인 전력과 선수 구성에 대한 재정비가 시급하다.

이미 수원, 서울, 전남에게 올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제 올해 남은 것은 FA컵이다. FA컵에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팀들이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이는데, 스타 감독으로 평가받는 차범근 감독, 이장수 감독, 허정무 감독에게는 FA컵이 다시 그들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무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들의 부진 이유를 떠나서, 올 시즌은 와신상담하는 해라고 생각하고, 차분히 준비를 잘 하여 내년 시즌에는 반드시 화려하게 부활하기를 팬들은 바라고 있다.

'K리그 삼국지'라는 표현으로 올 시즌은 '수원(차범근)-서울(이장수)-전남(허정무)'의 3파전이 될 것이라는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내년 시즌에는 진정한 'K리그 삼국지'를 볼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문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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