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1.06 00:47 / 기사수정 2009.11.06 00:47
그렇다면, 이번 2편에서는 동유럽 축구의 현주소와 동유럽의 현재와 미래를 대표하는 선수들에 대해 알아보자.
2006 FIFA 독일 월드컵에 나선 동유럽 국가는 A조의 폴란드, C조의 세르비아 몬테네그로(現 세르비아), E조의 체코, F조의 크로아티아, H조의 우크라이나였다. 13개의 유럽팀 중에서 5개의 팀을 배출한 동유럽 국가는 A조의 폴란드가 에콰도르, 독일에 덜미를 잡히며 조별 예선 탈락한 것에 이어 세르비아, 체코, 크로아티아가 부진 속에 16강 진출에 실패했었다. 특히 세르비아는 이 대회 32위를 차지하며 최하위를 기록. 죽음의 조에서 동유럽 축구의 한계를 드러내며 귀국 길에 올랐다. 반면, 처녀 출전한 우크라이나는 8강에 진출. 동유럽의 자존심을 살리며 셰브첸코의 한을 풀어줬다.
비록, 2006 독일 월드컵에서 동유럽은 우크라니아를 제외하고 모두 실패했지만 그들은 이 과정에서 시련과 가능성을 동시에 얻으며 성장했다.
대회 직후, 세르비아는 유망주를 대거 배출하며 동유럽의 맹주로 부상하였고 크로아티아와 러시아는 유로 2008 조별예선에서 '축구 종가' 잉글랜드를 격침하며 대회 8강, 4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발칸 반도의 신흥 강호 보스니아 헤르치코비나는 에딘 제코, 베다드 이비세비치, 미랄렘 피아니치, 즈베즈단 미시모비치 등을 배출하며 스페인, 벨기에, 터키가 속한 2010 남아공 월드컵 유럽 예선 5조에서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확정지으며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의 포르투갈과 월드컵 진출권을 놓고 혈전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동유럽팀의 선전은 많은 스타 플레이어의 빅리그 진출의 시발점이 되었다.
'박지성의 동료' 네만야 비디치가 '벽디치'라는 별명을 얻으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 유)의 수비 핵심으로 성장하는 사이, 크로아티아의 루카 모드리치와 러시아의 안드레이 아르샤빈은 각각 토트넘과 아스날에 합류.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며 팀의 에이스로 우뚝 섰다.
우선, '세르비아 최고 명문' 레드스타 베오그라드를 거쳐 러시아의 스파르타크 모스크바에서 자신의 존재를 알린 비디치는 2006 독일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에서 크르슈타이치, 가브란치치, 드라구티노비치와 함께 철의 포백을 형성. 무적함대 스페인을 플레이오프로 떨어뜨리며 세르비아의 유럽 예선 최소 실점에 주역으로 자리 잡았다. [세르비아 몬테네그로가 독일 월드컵에서 부진한 모습을 선사할 때, 비디치는 없었다.]
2006년 1월, AS 모나코 소속의 파트리스 에브라와 함께 맨 유에 입단한 비디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의 빠른 템포에 적응하지 못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2006년 월드컵 이후 절정의 활약을 선사. 맨 유의 상승세의 촉매제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제공권 싸움과 대인 방어에 능하며 신체적 능력이 출중한 비디치는 동유럽 출신 선수들의 EPL 입성에 모범 답안으로 평가되고 있다.
'크로아티아와 밀란의 전설' 즈브노미르 보반의 후계자로 알려진 모드리치는 뛰어난 축구 감각을 토대로 EPL 최고 미드필더 대열에 합류했다. 빠른 주력을 지니지 않았지만 중원의 지휘자로 뛰어난 활동량과 빼어난 패스 능력을 지닌 그의 활약은 소속팀 토트넘이 EPL 빅4를 위협할 수 있는 전력으로 성장할 수 있는데 밑거름이 되었다.
어린 선수들을 선호하며 로리타라는 불명예를 쓴 아스날의 아르센 웽거는 지난 2009년 겨울 이적시장에서 81년생인 안드레이 아르샤빈을 영입. 자신이 고수하던 정책에서 벗어나면서 영입한 아르샤빈의 소중함을 몸소 느끼고 있을 것이다.
172cm라는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아르샤빈은 러시아 대표팀과 제니트에서 보여줬던 맹활약을 토대로 EPL 무대에서 징크스 없이 뛰어난 경기력을 선사하고 있다. 발 빠른 주력과 화려한 그의 테크닉과 중앙과 측면을 넘나드는 그의 활동량은 빠른 템포를 자랑하는 EPL 수비진을 긴장시키며 단 숨의 최고 공격진 대열에 합류했다.
제2의 게오르게 하지란 애칭을 얻으며, 루마니아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한 아드리안 무투는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주며 이탈리아 세리에 A 간판 포워드 중 하나로 부상했다. 어린 나이에 인테르에 입단하며 자신의 가능성을 알린 무투는 이탈리아 내 클럽을 떠돌다가 2004년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자금력으로 거부가 된 첼시에 합류했었다. 첼시 입단 후, 코카인 복용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유벤투스로 돌아온 그는 발레리 보지노프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피오렌티나에 입성. 비올라의 구세주로 자리 잡으며 좋은 모습을 선사하고 있다.
선배들이 서유럽의 빅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의 후계자인 동유럽을 대표할 미래의 스타들의 활약도 심상치 않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돌풍의 주인공 볼프스부르크의 포워드 에딘 제코는 192cm라는 장신을 이용한 제공권 싸움에 능하며 동료와의 출중한 연계 플레이를 통해 빅클럽들의 구애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 2008/2009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26골 10어시스트를 기록.
최우수 선수상을 수상하며 자신의 다재다능함을 알렸다.] 특히 파투의 파트너 부재 때문에 고심 중인 AC 밀란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줬으며 성사 직전까지 갔던 그의 이적은 소속팀의 야망 때문에 무산되었다. 2선까지 내려오는 움직임에 능한 만능 포워드 제코는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꾸준한 활약을 선사. 과거 셰브첸코의 대를 잇는 동유럽 출신 무결점 포워드 자리를 예약한 상태이다.
나폴리 미드필더의 중추로 활약하며 나폴리와 슬로바키아를 이끌어갈 재능으로 평가받고 있는 마렉 함식도 주목할 선수이다. 어린 나이에 브레시아에 입단하며 자신의 재능을 알린 함식은 소속팀의 강등이란 악재 속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며 나폴리에 입성했다.
나폴리에 입성한 후, 팀의 핵심 선수로 자리 잡은 그는 지난 주말 유벤투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역사적인 승리 현장의 주인공이 되었으며 이번 시즌 7골을 선사. 안토니오 디 나탈레에 이은 세리에 A 득점 순위 2위에 오르며 미들라이커로서의 기질을 보여주고 있다.
피오렌티나의 스테반 요베티치도 발전 가능성이 크다. 리버풀과의 홈 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자신의 존재를 알린 요베티치는 몬테네그로 출신인 데얀 사비체비치의 극찬을 받으며 파르티잔을 거쳐 피오렌티나에 합류했다.
입단 후, '피오렌티나 감독' 프란델리가 전술을 수정하게 할 만큼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며 세리에 A의 간판스타 자리를 예약한 그는 창조적인 플레이에 능하며 훌륭한 슈팅 능력을 바탕으로 좋은 득점력을 선사하고 있다. 또한, 적극적인 움직임과 선수가 갖춰야 되는 다재다능함을 지닌 점에서 성장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지난 4일 맨 유와의 경기에 선발 출장한 CSKA 모스크바 소속의 자고예프는 크라시치와 함께 맨 유를 상대로 인상적인 모습을 선사. 자신이 왜 러시아 최고 유망주인지를 입증했다. 어린 나이답지 않은 뛰어난 시야 확보와 이에 걸맞은 그의 경기 조율 능력, 동료 선수를 향해 정확히 전해주는 그의 패스 능력은 국내 축구 팬에게도 익숙한 거스 히딩크가 이끄는 러시아에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세계 축구의 변방이란 오명 속에서 무시당했던 동유럽 축구의 성장은 그들의 풍부한 선수 자원과 꾸준한 대외 성적에서 비롯되었다. 유럽 내 빅클럽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그들이 메이저 대회에서 더욱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서유럽과 남미에 버금가는 새로운 축구 세력 형성은 꿈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동유럽 축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관련기사] ▶ 동유럽, 더이상 축구의 변방이 아니다
☞ [풋볼 뷰] 동유럽 축구를 주목하라 - ① 동유럽의 전설들
[사진=비디치, 모드리치, 아르샤빈, 무투, 제코, 함시크, 요베티치, 자고예프 ⓒ 맨유, 토트넘, 아스날, 피오렌티나, 볼프스부르크, 나폴리, CSKA 모스크바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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