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저를 전적으로 믿으셔야합니다", "ㅇㅇ을 집에 들이십시오" 등. 'SKY 캐슬'(스카이캐슬) 속 김주영(김서형 분)의 대사 하나하나가 유행어가 되고 있다. 그야말로 'SKY 캐슬' 신드롬이다. 과거에는 그냥 읽히던 물건의 주의사항이 김주영의 목소리로 재생된다면, 당신 역시 중독된 것이다.
2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기자들을 만난 김서형이 현재 방영중인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과 그가 분한 김주영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서형이 연기하는 김주영은 맡은 학생은 무조건 서울의대에 보내준다는 탑급 입시 코디네이터로, 목표를 위해서라면 어떠한 짓도 저지르는 인물이다. 심지어는 한 가정의 파괴도 서슴지 않는다. 극중 한서진(염정아)와 강준상(정준호)의 딸 예서(김혜윤)의 입시 코디를 맡았다.
드라마의 인기만큼 김주영의 인기도 폭발적이었다. 올백머리, 검은의상, 깍듯한 존댓말 등 특색이 너무나 뚜렷했기에 더욱 그랬다. 한서진이 김주영을 부르는 호칭인 "쓰앵님" 또한 유행어가 됐다.
"캐릭터를 특색있게 봐 주실줄은 알았는데, 이정도로 사랑받을 줄은 몰랐다. 나보다 드라마 자체가 잘 돼서 이런 반응이 있는 것 같다. 'SKY 캐슬' 자체의 스토리, 전개, 연출, 음악 등이 정말 뛰어나다. 그래서 드라마를 보다 보니 김주영이 보이는 거고, 김주영 뿐만 아니라 한서진, 찐찐, 빛승혜 등 다들 그 인기를 챙겨가는 것 같다."
김주영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올블랙 의상과 올백머리는 김서형이 치열한 고민 끝에 만들어 낸 설정이다. 그 올블랙 의상도 신에 맞춰서 다양한 변주를 선보였다고.
"처음에는 완전 화려한 스타일과 올블랙을 두고 고민했다. 감독님도 올블랙이 좋을 것 같다고 하셔서 지금의 김주영 스타일을 선택했다. 처음에는 완전 직장인처럼 수트에 하이힐만 매치했는데 점점 협찬도 많아져서 옷의 제약이 넓어졌다. 가죽, 실크 등 원단의 변화와 원피스를 할 때도 벨트를 하고 안하고의 차이로 김주영의 감정을 더욱 표현하려 했다. 예를 들어 한서진에게 '곽미형 너 죽은듯이 가만히 있어' 할 때는 가죽 옷을 입었다. 보시기에는 다 똑같은 검은 옷일 수 있지만 나는 열벌, 스무벌을 피팅해보고 네 다섯시간씩 모니터링 하면서 선택한 옷이다. 올백머리는 머리가 한올이라도 내려오면 김주영이 감정을 표현할 때 감춰지는 것 같아서 올백으로 결정했다. 헤어까지 신경쓰느라 스트레스도 받았다."
이러한 김서형의 노력 덕분에 특색있는 김주영이 탄생했고, 이제는 올백머리에 검은 옷을 입은 사람만 봐도 김주영을 따라한다는 걸 알 수 있다. 김서형은 온라인에 넘쳐나는 다양한 패러디 중에 개그우먼 황신영의 것을 최고로 꼽았다.
"황신영 씨가 김주영을 따라하는 건 너무 재미있어서 내 SNS에도 올렸다. 그걸 보면서 '내가 저렇게 해?' 싶더라. 심지어 내가 그 분걸 따라하게 되더라. 김주영이 '인어공주'를 읽는 걸로 패러디 하셨는데, 창의력이 좋다."
입시코디네이터라는 생소한 직업도 김주영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 한몫 더했다. 미혼으로 자식이 없는 김서형은 이번 드라마 출연 전 입시코디네이터라는 직업에 대해 아예 몰랐다고. 심지어는 존재하는 지도 몰랐다고 밝혔다.
"이런 직업이 진짜 있는지 물어봤더니 고액을 받는 입시 코디네이터가 있다고는 하더라. 김주영을 연기하기 위해 그들을 딱히 만나보거나 그러진 않았다. 그냥 한 명한테 입시 코디네이터의 존재를 확인해봤을 뿐이다. 그 분이 입시코디의 평소 모습을 화려하다고 설명해줘서 처음에 화려한 옷을 입을까도 고민했던 것이다. 그러나 '캐슬' 안의 네 엄마와는 비교가 되길 바라서 올블랙으로 선택했다. 나는 사교육에 관심이 없다보니 더 궁금하진 않았다. 오히려 반려견 유치원이나 반려견에 좋은 간식이 뭔지를 더 궁금해한다. 아예 관심사가 다르다"
로라정, 김주영의 회상 등을 통해 조금씩만 풀리던 김주영의 과거는 19회에서야 본격적으로 그려진다. 김서형 역시 19회 대본을 받기 전까지는 김주영의 과거가 언제 풀릴지, 그리고 그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몰랐다고.
"김주영의 미래를 모르다 보니 케이(조미녀)나 조선생(이현진)과도 처음에는 가까이 안했다. 특히 케이는 처음에 인사한 다음에 말을 하지 말자고 했다. 다음에 뭐가 나올지 몰라서 친해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조선생도 나를 배신을 할 지 안할지도 몰랐고, 페어팩스에서 마약을 한 과거와 조태준이라는 이름도 몰랐었다"
어찌됐든 김주영은 김서형에게 '제 2의 전성기'라는 수식어를 붙여줄 만큼 고마운 인생캐릭터로 남았다. 하지만 처음 김서형은 김주영 역할을 제안받고 거절했었다고.
"처음에는 김주영을 못하겠다고 했다. 안한다가 아니라 못한다고 했다. 그러다가 사무실 대표님의 촉때문에 하게 됐다. 김주영이 드라마 초반에는 특별출연처럼 임팩트 있게 치고 빠지는 역할처럼 보이지만, 그에게도 스토리가 있다. 하지만 그 스토리도 완전 후반부에 나오다보니 나만 알고 김주영을 연기해야하는 부담감이 있었다. 그리고 그게 많이 아프게 다가왔다. 김주영의 서사가 어렵고, 내 이야기를 해도 될 것 같다고 생각하는 지점에서도 김주영의 서사가 안나오는 것에 대한 답답함도 있었다. 나중에 작가선생님이 '전화 한 통 할 줄 알았는데 끝내 안하는거 보고 놀랐다'고 하더라. 그래도 끝까지 말을 안하고 감정을 쌓아왔던게 후반부에 김주영의 감정을 터트릴 때 더 도움이 된 것 같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플라이업 엔터테인먼트, JTBC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