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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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승부처] SK 살린 박재상의 '홈런 저지'

기사입력 2009.10.20 21:27 / 기사수정 2009.10.20 21:27

이동현 기자

[엑스포츠뉴스=문학,이동현 기자] 비룡의 기세가 무섭다. 광주에서 2연패할 때만 하더라도 힘없이 무너질 것처럼 보였던 SK 와이번스는 홈 구장에서 KIA 타이거즈를 연파하며 시리즈 전적을 2승 2패로 만들었다.

20일 문학 구장에서 벌어진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SK가 KIA를 4-3으로 물리치기까지 승부처가 된 순간을 되돌아본다.

▲ '3볼도 상관 없다'…박재홍의 투런포

투수전의 냄새가 짙게 배어 나던 2회말. 박정권과 최정이 각각 범타로 물러나 투 아웃이 된 후 정상호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나갔다. 2사 후라고 해도 KIA 선발 양현종으로서는 기분이 찜찜할 수 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해결사 이미지가 강한 박재홍이 타석에 들어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거푸 볼 두 개를 던져 볼카운트 0-2에 몰린 양현종은 몸쪽 변화구로 카운트를 벌겠다고 나섰지만 다시 볼 판정을 받고 말았다.

3볼이 되자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었던 양현종은 스피드를 줄인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갔고 약간 높은 코스의 평범한 공을 박재홍은 놓치지 않았다. 타격음과 거의 동시에 홈런을 직감할 수 있을만한 장타였다.

볼카운트 0-3에서 기다리는 대신 적극적인 공격을 선택한 박재홍의 승리였다. SK는 박재홍의 한 방으로 2-0으로 리드하며 초반 기선을 제압할 수 있었다.

▲ 쳤다 하면 병살타…KIA, 마가 끼었나

5회초가 끝났을 때 KIA는 4개의 안타를 기록중이었다. SK는 안타가 단 하나뿐이었다. 그러나 리드는 SK가 잡고 있었다. KIA가 찬스때마다 병살타로 득점에 실패한 반면 SK는 박재홍의 홈런포를 앞세워 경기 흐름을 쥐고 있었다.

KIA는 첫 단추를 잘못 꿰었다. 1회초 톱타자 김원섭이 중전 안타로 출루해 상대 선발 채병용을 압박하고 있었지만 장성호는 1루수 앞 땅볼을 때리고 말았다. 공이 유격수 나주환의 손을 거쳐 1루를 커버한 투수 채병용에게 연결됐을 때 장성호는 1루에 반 걸음 못 미친 상태였다.

0-2로 끌려가던 3회에는 1사 후 이현곤과 김원섭의 연속 안타로 KIA가 분위기를 주도했다. 발빠른 주자가 연달아 출루하자 채병용은 주자쪽에 신경을 많이 쓰며 흔들리고 있었다. 그러나 장성호가 또 2루수 앞 병살타로 고개를 숙이며 득점 찬스를 날렸다.

5회초 1사 1루에는 김상훈의 타구가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져 세번째 병살타가 됐다. 한 경기에 병살타 3개면 이기기 힘들다는 야구계 속설처럼 이날 KIA는 SK에 시종일관 끌려 다니다 쓰라린 패배를 당했다.

▲ SK 살린 박재상의 홈런 저지

1-3으로 뒤진 KIA의 7회초 공격. 선두 타자로 나온 '홈런왕' 김상현은 볼카운트 0-2에서 정우람의 3구째를 힘껏 노려쳤다. 쭉쭉 뻗어나간 타구는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펜스 앞에서 펄쩍 뛰어 오른 박재상이 그림 같이 공을 잡아냈다. 박재상이 공을 잡은 위치는 펜스 높이보다 위였다. 잡지 못했다면 2-3으로 점수차를 좁히는 솔로 홈런이 되었을 타구였다. 그야말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낸 호수비이었다.

전날(19일) 3차전에서 3점 홈런을 터뜨렸던 김상현이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한다면 흐름상으로도 KIA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박재상의 신들린 듯한 파인 플레이로 KIA는 공격의 맥이 뚝 끊어지게 됐다.

동료 야수의 호수비 덕에 신바람이 난 정우람은 이종범을 시속 145km짜리 몸쪽 직구로 돌려 세웠고 나지완마저 평범한 중견수 플라이로 솎아내면서 '아무 일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사진 = 박재홍 투런 홈런 ⓒ SK 와이번스 제공]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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