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0.19 16:33 / 기사수정 2009.10.19 16:33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지난 2008-2009 V-리그에서 KEPCO45는 25연패를 기록했다. 프로 출범이후, 최다연패의 신기록을 당할 때, KEPCO45에서 가장 간절하게 원했던 선수는 '한방'을 해결해줄 '거포'였다.
공격수들의 신장이 크지 않은 KEPCO45는 오픈 공격과 백어택을 시도할 선수가 부족했다. 지난 시즌 처음으로 프로구단으로 출범한 KEPCO45는 외국인 선수 없이 시즌을 시작했다. 대학을 갓 졸업한 패기 넘치는 선수들로 팀을 운영했지만 한국프로배구에서 외국인 선수의 부재는 생각보다 컸다.
KEPCO45는 2009-2010 시즌을 앞두고 처음으로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 작년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던 미국대표팀 선수인 브룩 빌링스(29, 라이트)는 KEPCO45의 해결사로 활약할 예정이다.
빌링스는 일본과 터키 리그 등 많은 리그를 거친 경험이 있다. 처음에는 한국리그가 생소했지만 이웃에 사는 절친한 친구인 숀 루니(27, 전 현대캐피탈)의 소개로 한국배구를 알게 됐다.
"예전에 한국리그에서 뛰어본 경험이 있는 숀 루니의 소개로 한국배구를 알게 됐습니다. 그는 한국리그가 매우 프로페셔널하고 재미있는 리그라고 소개해줬어요. 루니의 얘기를 듣고 나니 한국배구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서 한국행을 선택하게 됐죠"
현재 가벼운 부상을 안고 있지만 경기에 뛸 몸은 충분히 된다고 빌링스는 밝혔다. 올 시즌 월드리그에 출전했던 빌링스는 5개월에 이르는 장기 레이스를 준비하기 위해 몸을 만들고 있다.
아직 연습경기에는 참여하고 있지 않지만 웨이트 트레이닝과 개인 연습 등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강만수 KEPCO45 감독은 컨디션을 끌어올려 조만간 연습경기에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올 시즌, KEPCO45에 빌링스가 영입했고 김상기(29, 세터)가 신협상무에서 제대해 팀에 복귀했다. 삼성화재의 최태웅(34, 삼성화재)과 함께 가장 영민한 세터로 평가받고 있는 김상기와의 호흡에 대해 빌링스는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김상기는 한가지 유형을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패턴을 시도하는 세터입니다. 또한, 제가 원하는 볼을 잘 올려주죠. 제가 라이트 공격수로서 큰 키가 아닌데(196cm) 김상기는 이 점도 잘 조절해주고 있어요. 아직 서로 호흡을 맞춰볼 시간이 적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빌링스는 대학시절, 잠깐 레프트로 뛴 것 외에는 계속 라이트 공격수로 활약했다. 라이트 포지션은 리시브와 수비 부담이 없는 자리이다. 대체로 라이트 공격수는 수비에 약하다는 관념이 있지만 빌링스는 수비에서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특히, 미국대표팀은 몸을 사리지 않는 탄탄한 수비로 베이징올림픽 챔피언에 올랐다.
"라이트 위치에서 리시브를 받을 기회는 별로 없지만 수비는 자신이 있는 편입니다. 미국 배구의 특징은 디펜스에 있는데 모두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를 하고 있어요. 몇몇 선수는 볼이 어디로 날아올지를 미리 예측하는 기량도 가지고 있지요. 이러한 점 때문에 작년 베이징올림픽과 월드리그에서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KEPCO45는 빌링스가 가세했지만 큰 공격을 해결해줄 '거포'가 부족하다. 공격수들의 신장이 적은 편이어서 세트플레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팀의 팀 구성을 볼 때, 어려운 볼의 처리는 빌링스의 몫이 됐다. 팀의 해결사 역할에 대해 빌링스는 이렇게 대답했다.
"공격은 세터의 영향도 매우 크다고 봐요. 이런 의미에서 김상기와 같은 세터가 있다는 점은 큰 힘이 됩니다. 팀에서 제가 해야 할 부분을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어려운 볼을 처리해주고 중요한 상황에서 득점을 올리는 임무는 이미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배구리그를 거친 빌링스는 구단의 환대와 선수들의 배려에 매우 감사한다고 전했다. 특히, 자신과 소통하기 위해 영어를 배우는 선수들에게는 형제 같은 느낌이 든다고 고백했다.
빌링스는 한국에 오기 전에 KEPCO45가 지난 시즌 25연패를 당한 팀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팀에 합류해보니 위축된 분위기는 전혀 느낄 수 없고 해보고자 하는 열의가 넘친다고 밝혔다.
KEPCO45가 작년과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빌링스는 개인 기록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매 경기 이긴다는 목표를 가지고 시합에 임하겠다고 밝힌 빌링스는 "발전 가능성이 많은 팀에서 뛴다는 점은 흥미로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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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브룩 빌링스, 강만수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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