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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고' 출신에 웃는 KIA 우는 SK, 그리고 스승

기사입력 2009.10.19 13:05 / 기사수정 2009.10.19 13:05

박광민 기자

[엑스포츠뉴스=박광민 기자] "플레이 일고 플레이 일고 플레이 플레이 플레이"

2009CJ마구마구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과 2차전이 열린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차로 약15분정도 가면 광주 시내 중심가에 우리나라 고교야구의 명문(名門)인 광주일고가 있다. 야구의 명가답게 올 시즌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KIA와 SK의 주축 선수들이 광주일고 출신이다.

사실 광주일고 야구팀의 명성은 새삼스럽지 않다. 올해 한국 프로야구 8개 구단 주전급 선수들을 출신 고교 별로 분류해보면, 광주일고 출신이 26명으로 단연 1위다. 그 뒤로 경남고(20명)가 잇고 있다.

이번 한국시리즈 52명의 엔트리에 포함된 광주일고 선수는 총10명. 전체 20%를 차지하고 있다. KIA에는 이종범(64회), 김종국(67회), 김상훈(71회), 서재응(71회), 최희섭(73회), 이현곤(73회), 곽정철(80회)이 ,SK는 박재홍(67회), 이호준(69회), 그리고 모창민(79회)이 있다.

이들은 각기 졸업 연도는 다르지만 광주일고 출신 선후배들로 이번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KIA와 SK의 핵심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 광주일고 출신 선수의 활약에 두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KIA는 이종범(64회), 김상훈(71회), 최희섭(73회)의 맹활약에 2연승을 거두며 활짝 웃었고, SK는 박재홍(67회)과 이호준(69회)이 빈타에 연패를 당하며 울었다.

'일고의 맏형' 이종범(39)은 기선 제압에 중요했던 1차전에서 결승타 및 MVP를 수상했다. 이종범은 최희섭과 김상현의 클린업 트리오 뒤를 이어 6번 타자로 나서 2경기 동안 6타수 3안타 3타점의 맹활약 했다. 기아의 정신적 지주로서, 그리고 광주일고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야구란 어떻게 해야 하는지 확실히 보여주었다.




최희섭(30)은 4번타자로 나서 1차전에서는 방망이 대신 베이스러닝과 소중한 2득점을 기록했고, 2차전에서는 4회와 8회 적시타를 날리며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6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위풍당당한 4번타자의 모습을 뽐냈다.

여기에 기아는 '안방 마님' 김상훈(32)이 1,2차전에서 로페스(8이닝)와 윤석민(7이닝)을 선발 투수로서 완벽한 임무를 마치게 안정된 리드로 이끌었다. 더불어 SK의 주무기인 기동력 야구를 마비 시킨 강한 2루 송구로 도루를 시도한 2명의 주자를 모두 잡아내며 한 개의 도루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방망이에서도 6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반면 SK의 광주일고 출신 박재홍과 이호준은 1차전과 2차전 팀의 중요한 득점 기회 때 마다 병살타를 치거나 삼진으로 물러나 팀에 큰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박재홍(36)은 2경기 연속 1번타자로 나서 성적 7타수1안타(타율0.208)에 머물며 선두타자의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중요한 순간마다 삼진을 3차례나 당했다. 이호준(34) 역시 2차전 6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특히 그는 SK가 0대1로 뒤지고 있던 6회초 1사 1,2루 절호의 찬스에서 병살타로 물러났다.

이들의 활약에 울고 웃는 두 팀 뿐 아니라 한 명이 더 있다. 바로 광주일고 허세환(48) 감독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 프로야구의 최대 축제에 참가하는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 양 팀에 그가 광주일고에서 직접 가르쳤던 선수들이 7명이나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2경기를 봤다는 허감독은 "제자들이 나오면 조금 잘 해 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희섭이가 잘 쳐주고, 김상훈이도 잘 받아주고... 그런데 호준이가 조금 안 맞아서 마음이 아팠다"며 스승의 진한 사랑의 마음을 알 수 있게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승패를 떠나서 저희 선수들이 나오면 모두 다 응원한다. 하지만 고향 팀이다 보니깐 KIA를 조금 더 응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야구장에서 제자들을 만나봤냐는 질문에 "표를 구하지 못했다. 갈 수도 있었지만 KIA가 12년 만에 올라간 거라 내가 가는 것보다 일반 팬들이 한 명이라도 더 가서 응원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집에서 텔레비전을 통해 시청했다"고 했다.



▲ 광주일고 선수들 "선배님 화이팅입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7명의 자랑스런 제자들에게 "고교시절 이 7명은 실력보다는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이었다"며 "자기가 야구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니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은퇴 할 때까지 몸 관리 잘하라"고 스승의 애정 어린 충고도 덧붙였다.

[관련 기사] ▶ '2타점' 최희섭 "3,4차전에는 더욱 좋아질 것"

 



박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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