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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인사이드] 방상아 해설위원, "김연아는 끝이 안 보이는 스케이터"

기사입력 2009.10.17 13:44 / 기사수정 2009.10.17 13:4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17일 새벽에 벌어진 2009-2010 ISU(국제빙상경기연맹)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1차 시리즈 '에릭 봉파르'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19, 고려대)는 압도적인 점수 차이로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첫 경기에서 76.08의 점수를 받은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 2위를 기록한 나카노 유카리(22, 일본)와의 점수 차이는 무려 16.44점에 이르렀다. 또한, 김연아가 기록한 쇼트프로그램 점수인 76.08은 '에릭 봉파르'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한 토마스 베르너가 기록한 점수인 81.00에 불과 5점 차이가 날뿐이다.

남자선수들의 점수와 비교해 김연아의 점수는 3위에 해당하는 점수이다. 김연아와 함께 캐나다 토론토 크리켓, 스케이팅 & 컬링 클럽에서 훈련하고 있는 아담 리폰(미국, 20)이 기록한 점수인 75.82보다 앞서는 점수이다.

피겨 스케이팅 역사상, 여자선수가 남자선수들을 이토록 추월했던 적은 일찍이 없었다. 남자 선수에 비해 여자 스케이터들은 기술요소가 제한돼있지만 김연아는 PCS(프로그램 구성요소)와 GOE(가산점)에서 엄청난 점수를 얻고 있다.

이 경기를 직접 해설한 방상아(45) SBS 피겨해설위원은 "남자 선수들에 버금가는 이 점수는 실로 엄청난 기록이다. 피겨 역사에 이러한 경우는 없었다. (김)연아는 대회마다 피겨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번 대회에서 초연된 김연아의 쇼트프로그램인 '007 제임스 본드 메들리'를 본 소감에 대해 방 위원은 이렇게 대답했다.

"프로그램의 구성은 '죽음의 무도'와 비슷하지만 (김)연아가 연기하기는 이번 프로그램이 좀 더 편안한 것 같다. 지난 시즌, 플립에서 '롱 에지'와 '어텐션' 마크가 붙었다. 이 점을 극복하기 위해 트리플 러츠를 콤비네이션 첫 번째 점프로 뛰었는데 이 점이 연아에게 편하게 느껴진 것 같다. 연아의 플립에 대한 논란을 많았지만 중립적인 인 에지와 넓은 비거리를 볼 때, 롱 에지나 어텐션을 받을 점프는 아니다. 그러한 의구심을 이번 대회에서 말끔하게 해소했다고 본다"

또한, 방 위원은 김연아의 점프를 역대 여자 선수들 중,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연아의 점프는 활주와 비거리, 여기에 안정적인 공중자세 등이 모두 빼어나다. 어디 하나 흠잡을 곳이 없는 연아의 점프는 '역대 최고'라고 본다. 가장 정석적인 트리플 악셀을 구사했던 이토 미도리(40, 일본,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은메달리스트)는 트리플 악셀이 뛰어났지만 나머지 점프들을 모두 놓고 봤을 때, 연아의 점프가 한 수 위라고 생각한다"

또한, 방 위원은 세계적인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의 공도 빼놓지 않았다. "윌슨도 대단한 안무가지만 작품을 120%로 발휘할 수 있는 연아가 있었기 때문에 훌륭한 안무가 완성됐다고 생각한다. 안무를 소화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표현력이 좋은 선수들을 만나면 안무가들의 열정은 살아서 꿈틀거린다. 윌슨도 연아를 만나면서 분명히 이러한 자극을 받았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지난 시즌, 김연아가 여자 싱글 사상 최초로 200점을 돌파하면서 우승을 차지할 때, 일부 전문가들은 2008-2009 세계선수권대회가 김연아의 한계점이라고 평가했다. 이 상태에서는 더 이상 진보하기가 힘들다는 평가도 놔왔지만 방상아 위원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연아는 끝을 보기가 어려운 선수다. 지난 시즌,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며 세계챔피언에 올랐지만 여전히 배가 고픈 것처럼 보인다. '007 제임스 본드 메들리'로 증명됐지만 김연아의 성장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프로그램을 풀어나가는 능력이 대단해 보인다"

'죽음의 무도' 못지않은 최고의 쇼트프로그램을 연기한 김연아는 새 롱 프로그램인 '조지 거쉰의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를 남겨두고 있다. 한국시각으로 18일 새벽에 펼쳐질 프리스케이팅에 대해 방 위원은 이렇게 전망했다.

"지난 시즌과 이번 대회를 통해 김연아와 다른 선수들 간의 레벨이 많이 차이가 난다는 것이 증명됐다. 연아가 뛰어난 것은 기술의 완성도도 있지만 프로그램을 해석하는 안목과 PCS에서 강하다는 점이다. 지금처럼만 해준다는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그리고 방 위원은 김연아를 가리켜 '끝'을 알 수 없는 스케이터라고 평가했다. 2008-2009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200점을 돌파한 김연아는 자신의 한계점을 넘어 새로운 고지에 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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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연아, 방상아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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