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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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승부처] 8회말 '위장 스퀴즈'가 승부 갈랐다

기사입력 2009.10.16 21:49 / 기사수정 2009.10.16 21:49

이동현 기자

[엑스포츠뉴스=이동현 기자] 소문난 잔치에 전혀 부족함 없는 명승부였다.

16일 광주 무등경기장 야구장에서 벌어진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은 막강 전력을 자랑하는 KIA 타이거즈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SK 와이번스의 팽팽한 접전 승부 끝에 KIA의 5-3 승리로 끝났다.

종반까지 숨막히는 진땀 승부가 펼쳐진 이날 경기 승부처를 되짚어 본다.

▲ 로페즈-카도쿠라 삼진 퍼레이드

양 팀 선발로 나선 아킬리노 로페즈(KIA)와 카도쿠라 겐(SK)은 1차전 선발 투수다운 투구를 펼치며 광주 구장에 모인 1만 3천여 만원 관중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로페즈는 1회초 박재홍이 도루 실패로 아웃된 후 박재상과 정근우를 연달아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그러자 카도쿠라도 질 수 없다는 듯 1회말 KIA의 1,2,3번 타자를 차례로 삼진 아웃시키며 맞불을 놨다.

공을 넘겨 받은 로페즈는 2회초 최정과 김재현을 각각 삼진 아웃시키며 압도적인 구위를 자랑했고 카도쿠라도 2회말 김상훈을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다. 로페즈의 포심 패스트볼과 카도쿠라의 포크볼 앞에 양팀 타선은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

▲ 분위기 바꾼 김상현의 볼넷

KIA가 1-2로 끌려가던 6회말 2사 1,3루. 유력한 최우수선수(MVP) 후보 김상현이 타석에 섰다. SK 벤치는 KIA의 좌타자 라인이 끝났는데도 좌완 고효준을 교체하지 않고 버텼다.

김상현은 고효준의 초구 시속 128km짜리 슬라이더에 크게 헛스윙을 했다. 직구만 노린 듯한 스윙이었다. 2구째에도 똑같은 구종이 들어오자 다시 헛스윙해 볼카운트 2-0에 몰렸다. 투수에게 절대 유리한 볼카운트. 그러나 고효준은 승부구를 던지지 못했다.

볼카운트 2-1에서 5구째에 변화구로 승부를 걸었으나 이에 대비한 김상현은 파울로 걷어내며 고효준이 선택할 수 있는 공을 하나 줄였다. 6구 볼에 이어 7구가 원바운드 볼이 되며 최희섭은 2루까지 진루해 주자 상황이 2,3루로 바뀌자 고효준은 높은 볼을 던져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분위기가 급격히 KIA쪽으로 넘어간 순간. SK는 '믿을맨' 윤길현을 동원해 버티기에 나섰지만 베테랑 이종범에게 좌중간 외야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얻어 맞으며 역전을 허용했다.

▲ 승부 가른 위장 스퀴즈

3-3 동점이던 8회말 1사 후 최희섭이 4구를 골라 나갔고 김상현은 바뀐 투수 정대현을 우익수 앞 안타로 두들겨 1사 1,3루를 만들었다.

이어진 이종범 타석에 KIA 조범현 감독은 평소 좀처럼 보기 힘든 '위장 스퀴즈' 작전을 지시했다. 타자 이종범은 스퀴즈 자세에서 재빨리 방망이를 뒤로 뺐고 상대 수비진이 3루 주자를 쳐다 보는 사이 1루 주자 김상현이 잽싸게 2루를 점령해 작전은 멋지게 맞아 떨어졌다.

1루가 비어 있는 상황에서 SK는 이종범을 거르고 김상훈의 대결을 택할 수도 있었지만 정대현은 그대로 승부를 감행, 결승타가 된 우익수 앞 안타를 얻어 맞고 말았다. 이어 김상훈도 우익수쪽으로 1타점 적시타를 뽑아내 5-3을 만들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사진 = 이종범 ⓒ KIA 타이거즈 제공]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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