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0.14 00:24 / 기사수정 2009.10.14 00:24
이번 대표팀에 얼굴을 내민 올드 보이는 3년 만에 발탁된 차두리를 비롯해 김남일, 설기현, 이동국까지 총 4명이다. 이동국은 지난 8월 파라과이전을 통해 대표팀에 복귀했고 김남일과 설기현은 지난달 호주와의 경기를 앞두고 대표팀에 재승선했다.
그러나 지난 2경기에서 이들 3명의 선수가 보여준 것은 거의 없다. 이동국은 한 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고 김남일도 짧은 교체 출전으로 인상을 남기는 데 실패했다. 그나마 설기현이 골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성공했다.
성공적인 세대교체로 대표팀 내에서 점점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까지의 모습이라면 이들이 내년 6월에 남아공행 비행기를 탈 수 있을지 섣불리 장담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이번 세네갈과의 경기는 이들에게 또 한 번의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큰 인상을 주는 데 실패했음에도 허정무 감독은 한 번 선택한 자신의 결정을 끝까지 믿으며 계속해서 이들을 신임하고 있다.
또한, 부임 이후 줄곧 4-4-2포메이션을 고수해온 허정무 감독은 전술의 다양성을 인식하고 이번 경기를 통해 4-2-3-1포메이션을 실험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무엇보다 이번에 예고한 전술의 변화가 올드 보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준다.
원톱이 더욱 편한 이동국
이동국은 전북에서 원톱의 역할을 완벽에 가깝게 소화하며 올 시즌 K-리그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최근 그 기세가 주춤하지만 이동국은 리그 초반부터 골 폭풍을 일으키며 꾸준히 화력 쇼를 선보이고 있다.
투톱도 문제없지만 올 시즌 전북에서 원톱 역할을 주로 수행했기에 원톱으로 나설 때 조금 더 편안하다. 프랑스에서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박주영의 성장세와 J-리그를 정복하고 있는 이근호가 경쟁하지만 투톱에 비해 원톱이 이동국에게는 조금 더 경쟁력이 있다.
'박지성 시프트' 설기현에게는 호재
사실상 대표팀에서 박지성은 붙박이라 해도 별 무리가 없다. 주장으로서 팀을 잘 이끌고 있으며 중요한 상황에서 결정을 지어주는 모습은 듬직하다. 이는 곧 4-4-2 에서는 윙 한자리를 두고 나머지 선수들이 경쟁하는 것을 의미한다.
설기현은 바로 나머지 자리를 두고 이청용과 힘겨운 주전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산전수전 겪은 설기현이지만 최근 상승세의 이청용과의 경쟁은 부담스럽다. 하지만, 4-2-3-1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줄 경우 박지성이 중앙으로 자리를 옮길 공산이 크기 때문에 염기훈이 버티고 있지만 자연스레 설기현에게 기회는 많아질 수 있다.
진공 청소기 김남일
김남일은 지난 호주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의미가 있었던 복귀전을 치렀다. 다소 긴장한 듯한 모습이었지만 중원에서의 터프함은 여전했고 정확한 롱패스로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그 정도의 경기력으로는 김정우(조원희)-기성용으로 굳어지는 듯한 중앙 미드필더를 차지할 수 없다. 그래서 4-2-3-1로의 변화는 김남일에게 더욱 큰 경쟁력을 부여한다. 4-2-3-1에서 두 명의 보란치는 4-4-2에 비해 조금 더 전문적인 수비력을 필요로 하며 김남일의 장기인 롱패스의 위력은 더욱 부각될 수 있다.
대표팀 붙박이 선수에서 세월이 흘러 어느덧 도전자의 입장에 놓인 세 명의 올드보이가 남아공 월드컵에서 선수생활 마지막 투혼을 불사르기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아직 이들은 베스트11은커녕 남아공행도 쉽사리 장담하기 어렵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전술의 변화는 이들에게 좋은 기회임에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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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동국 (C) 강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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