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0.09 10:38 / 기사수정 2009.10.09 10:38
매년 10월만 되면 기행(奇行)을 일삼던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4번타자' 알렉스 로드리게스(34)의 방망이가 드디어 폭발했다.
알렉스 로드리게스(34)는 8일(한국시각) 양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 1차전에서 4타수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끎과 동시에 악몽과도 같았던 포스트시즌 징크스에서 벗어났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이날도 어김없이 4번타자로 출전한 에이로드는 1회말 2사 2루에서 미네소타 선발 브라이언 듀엔싱(26)의 커브(74마일)를 밀어 쳤으나 방망이 끝에 빗맞으며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3회말 2사 1루 타석에서도 듀엔싱의 78마일 슬라이더에 삼진으로 물러나며 '10월의 비애(悲哀)'는 지속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5회말 2사 2루에서 다시 타석에 들어선 에이로드의 얼굴은 결연(決然)함까지 느껴졌다. 경기장을 찾은 49,464명의 양키스 팬들도 집중했다. 에이로드는 미네소타 던싱의 초구 93마일(151km) 몸쪽 낮은 포심 패스트볼을 끌어 당겨 좌전 적시타를 만들어내며 2루 주자 데릭지터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타점을 올린 에이로드는 1루에서 코치와 담담하게 하이파이브를 했다. 하지만 양키스타디움의 양키스 팬들은 끝내기 안타 만큼이나 기뻐하며 '6년 만에 타점'을 올린 에이로드에게 큰 박수를 보냈다.
경기 후 그는 "팀 승리에 기여해서 기쁘고 아주 작은 일을 했을 뿐이다"며 "내가 너무 많은 걸 하지 않아도 된다는 부담감이 줄어 중요한 안타를 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04년 양키스 유니폼을 입은 이후 그의 포스트시즌 기록은 비참했다. 그는 2004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전(보스턴 레스삭스) 4차전부터 8일(한국시각)있은 디비전 시리즈(미네소타 트윈스) 1차전 두 번째 타석까지 61번의 타석에서 38명의 주자를 베이스에 놓고 안타는 8개(타율0.131)를 쳤지만 타점은 단 하나도 없었다. 스코어링 포지션(주자가 2,3루에 있어 타자의 타격으로 득점이 가능한 상황)에서는 12타수 무안타였다. 그나마 2007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디비전시리즈 4차전 때 솔로 홈런이 유일한 타점이었다.
경기 후 양키스 코칭스탭과 선수들도 그의 타점을 축하했다. 양키스의 조 디라디(44) 감독은 "우리는 알렉스의 매년 이 맘 때 성적을 놓고 이야기했었다. 과거의 성적보다 지금 그는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강하게 무장되어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장인 데릭 지터(35)도 "가끔 잘 맞는 타구를 날려도 안타가 안 되는 경우도 있다"며 "알렉스가 매 년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것도 이와 비슷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 날 경기를 흥미롭게 지켜봤다는 미네소타 트윈스 극동담당 스카우트 데이빗 김(38)은 "징크스는 쉽게 깨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날 에이로드의 타격감은 상당히 좋아 보였다. 큰 스윙보다 간결한 스윙, 공을 끝까지 지켜보며 상하체의 중심이 완벽했다"며 "이번 만큼은 포스트시즌의 악몽을 끊고 맹활약을 예상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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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알렉스 로드리게스 (C) MLB/뉴욕 양키스 공식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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