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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마음의 별'이 지다

기사입력 2009.10.06 15:41 / 기사수정 2009.10.06 15:41

박진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진현 기자] 지난 시즌 K-리그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가슴에 별 하나를 더 달았던 수원의 '마음의 별' 하나가 졌다.

지난 8월 30일 2009 K-리그 21라운드 수원 삼성과 강원 FC의 경기 하프타임에 전광판을 통해 '한 열혈 축구팬'의 영상이 공개되었다. 그리고 2대3으로 수원의 패색이 짙던 이날 경기 후반 44분 송종국의 크로스를 에두가 헤딩골로 연결해 극적인 3대3 동점을 만들었다. 에두는 팬들의 함성을 뒤로 한 채 왼쪽 코너 플랫 뒤쪽까지 달려가 '그 열혈 축구팬'의 손을 맞잡았다.

그렇다. 다들 알다시피 '이 열혈 축구팬'은 수원 삼성 명예사진기자 신인기 씨이다. 박건하(현 수원 삼성 코치)를 좋아하게 되어 1997년부터 '블루 포토'를 통해 본격적인 활동을 한 신인기 씨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진으로서 선수들과 팬들 사이를 소통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던 그가 위암 선고를 받은 해는 지난 2006년. 그러나 투병 중에도 축구에 대한 그의 열정을 식지 않았고, 이후에도 수원 삼성과 함께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암세포가 전이되어 더 이상 손 쓸 수 없는 위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수원과 강원의 경기에서 그의 이야기가 공개되면서 언론을 통해 많은 축구팬에게 전해졌다.

또한, 지난 9월 21일부터는 신인기 씨가 입원 중인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중앙로비에 40여 점의 경기 사진을 모아 수원 삼성을 주제로 한 사진전이 열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10월 8일 오전 8시 '열혈 축구팬' 신인기 씨는 세상과 등을 졌다.

신인기 씨는 수원 팬들 사이에서는 '신가'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하다. 수원 삼성의 K-리그 경기는 물론이고, 해외 원정이나 전지훈련에도 빠지지 않고 수원 선수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병세가 악화되어서도 자신의 몸보다 큰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수원과 함께 울고 웃었다. 아니다. 수원과 함께 울고 웃을 새도 없이 카메라와 함께 '즐거운' 씨름을 했을 것이다.

"몸이 허락하는 한 수원의 경기를 한 경기라도 더 찍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던 신인기 씨. 신인기 씨는 고인이 되어서도 현재 잠시 길을 돌아가고 있는 수원을 가슴으로서 찍고 있을 것만 같다.

비록 경기장 한편에 서있던 그의 모습은 다시는 볼 수 없지만, 생전에 그가 찍었던 사진과 축구에 대한 그의 열정은 선수들과 팬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사진=강원과의 경기에서 골을 터트리고 신인기씨에게 세리머니를 하는 에두(C) 수원 삼성 블루윙즈 제공]

 



박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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