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본격적인 연봉 협상 시즌이 돌아왔다.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한화 이글스 선수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을까.
불과 몇 시즌 전까지만 해도 한화는 10개 구단 중 소속 선수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팀이었다. 2015년 연봉 총액이 79억6900만원, 평균 연봉이 1억3981만원이었던 한화는 계속되는 성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이듬해 평균 연봉이 오히려 28.1%가 상승했다.
김태균과 조인성, 정우람, 심수창까지 내·외부 FA 4명과 계약한 2016년에는 평균 연봉이 1억7912만원으로 치솟았다. 2위 삼성(1억5464만원)과도 평균 2000만원의 이상의 차이가 났다. 연봉 총액은 102억1000만원이 되면서 KBO 역대 최초로 팀 연봉 총액 100억원 선을 넘겼다.
2016시즌 7위를 한 뒤 2017년에도 한화의 평균 연봉은 상승했고, 2018년 들어서야 한화는 선수 연봉 총액과 평균 연봉 1위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에 비해 평균 연봉 9.5%가 하락한 한화는 처음으로 평균 연봉 2억대를 마크한 KIA(2억120만원), 그리고 롯데(1억8426만원)에 이어 1억6674만원으로 3위에 자리했다.
높은 페이롤에도 중하위권을 전전했던 한화로서는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씁쓸한 평가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연봉 규모는 크지만 성적은 나지 않고, 그러다보니 연봉 협상 시즌에는 선수와 구단이 서로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는 다소 기형적인 구조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 시즌 한화는 육성 기조를 내세우며 FA 시장에서 지갑을 닫고도 정규시즌 3위라는 성적을 만들었고,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에 성공했다. 10년의 암흑기를 털어낸 주역들은 어느 정도 목소리를 높일 수 있게 됐다.
한화는 지난주부터 연봉 재계약 선수들과 협상 테이블을 꾸리기 시작했다. 구단의 산정 고과를 기준으로 진행되고 있는 한화의 연봉 협상은 현재 진행률 30% 정도를 넘겼다. 한 구단 관계자는 '80%까지 사인은 시간 문제라고 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큰 인상폭이 기대되는 선수는 이태양, 박상원, 장민재 등 한화의 가을야구를 이끈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불펜진이다. 특히 박상원은 올해 연봉 3100만원으로 연봉 수직 상승이 기대되고 있다. '저연봉 고효율'을 낸 지성준, 신인 내야수 정은원 등도 연봉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페이롤 규모를 줄이려는 것이 최근 리그 전반의 추세이고, 리빌딩을 천명한 한화 역시 그 중심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럼에도 11년 만의 가을야구라는 기쁨이 연봉 협상에서의 화끈함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한화의 이번 겨울에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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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