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9.25 06:16 / 기사수정 2009.09.25 06:16
한국대표팀은 26일부터 필리핀 마닐라에서 벌어지는 제15회 아시아 남자배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훈련에 전념해 왔다. 그러나 대표팀의 주포인 박철우(24, 현대캐피탈)가 코치인 이상렬(43)에게 폭행을 당하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진 뒤, 팀의 분위기는 급격히 떨어졌다.
아시아 정상탈환을 위한 중요한 대회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선수를 폭행한 코치는 대한체육회로부터 고발을 당했다. 또한, 대표팀의 책임자인 김호철(54, 현대캐피탈) 전 국가대표 감독은 사령탑으로 스스로 물러나고 말았다.
끝이 안 보이는 난항에 빠진 대표팀은 전력에서도 큰 손실을 입었다. 주포인 박철우는 폭행사건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이번 대회 출전이 불가능하게 됐다. 또한, 박철우와 함께 주득점원 역할을 한 문성민(23, 터키 할크방크)도 부상으로 대표팀 훈련에 합류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표팀의 주포 역할은 김요한(24, LIG)이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 월드리그와 올림픽 예선전에서 문성민과 박철우의 교체멤버로 활약한 김요한은 현 대표팀 선수들 중, 유일하게 라이트 포지션에서 뛴 경험이 있는 선수이다.
대표팀에 긴급 수혈된 박준범(한양대)이 소속팀에서 레프트로 활약한 것을 생각할 때, 김요한이 라이트 포지션에서 뛸 가능성이 크다. 박준범은 한양대 1학년 시절인 2007년 대표팀에 발탁돼 인상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하지만, 서브 리시브가 약하고 범실이 많은 점은 박준범의 문제점이다. 아직 성장하는 선수인 박준범의 활약과 기용 여부가 대표팀의 상승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은 임시형(24, 현대캐피탈)과 강동진(26, 대한항공)의 활약할 레프트 보조공격수의 자리이다. 리시브와 수비 등 궂은일을 도맡아야 할 임시형과 강동진은 '주포'의 부재로 인해 역할의 비중이 매우 커졌다.
어려운 볼을 처리해주는 공격수가 부재한 상황 속에서 한국은 한층 빠르고 세밀한 세트플레이가 필요한 시점이다. 가장 중요한 서브리시브의 완성과 빠른 플레이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성장하고 있는 중동 국가들은 스피드와 힘을 강조하는 '유럽식' 배구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과 같은 조에 있는 카타르는 아프리카 국가 등에서 온 외국인 선수들을 귀화시켜 팀의 전력을 탄탄하게 만들고 있다.
힘과 높이에서 중동의 국가들은 한국보다 한수 위의 기량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이들은 스피드에서도 한국을 추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국이 이들 국가에 밀리지 않았던 점은 '정교한' 측면에서 우위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대표팀은 경기 외적인 일의 문제로 망망대해에서 표류를 하고 있다. 현재 필리핀으로 떠난 한국대표팀은 최정예 멤버가 아니다. 그리고 대책 없는 선수 관리와 사기저하로 인해 선수들의 컨디션도 끌어올리지 못한 상태다.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선수들을 탓할 수 없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망망대해에서 길을 잃어버린 대표팀이 나침반을 찾고 돌파구를 만들려면 27일 벌어지는 카타르와의 대결이 매우 중요하다.
26일 벌어지는 몰디브 전은 가볍게 이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D조 예선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카타르와 레바논 전에서 좋은 성과를 얻고 팀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점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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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요한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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