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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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대표팀 코치 승선하나?

기사입력 2005.09.15 09:48 / 기사수정 2005.09.15 09:48

손병하 기자
지난 13일, 아드보카트(58. 네덜란드)감독과 핌 베어벡(48. 네덜란드)수석코치 압신 고트비(40. 미국)비디오 분석관 등,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대표팀을 이끌 코칭스태프가 구성된 지 하루 만에 터져 나온 황선홍(37. 전남 2군 코치)의 대표팀 코칭스태프 승선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달 말 국내로 들어오는 아드보카트 감독의 최종 승인이 있어야 하겠지만, 황선홍과 전남 구단, 그리고 축구협회가 긍정적인 합의를 이끌어낸 만큼 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아드보카트 감독에게 적극 추천할 방침이고, 외국인으로 구성된 코칭스태프에서도 국내 코치가 필요한 상황이라 황선홍 코치의 대표팀 승선은 거의 확정적이라는 분위기다.

이전부터 황선홍 코치의 대표팀 승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이회택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14일, “아드보카트 감독이 와야 황코치의 발탁이 최종 결정되겠지만 기술위에서 황선홍 전남코치를 대표팀 코칭스태프로 포함시키기로 방침을 세웠다”라고 밝혔다.

이에 전남 박성주 사장은 “국가적인 관심사인 데다 월드컵이라는 중요성을 감안하면 어느 누구라도 도와줘야 한다”며 “아직 구체적인 제의를 받지 않았지만 황코치가 필요하다면 대표팀에 당연히 보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밝히면서 축구협회의 정식요청이 이루어질 경우, 황선홍 코치를 보내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황선홍 코치도 한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구단 소속으로 있는 데다 아직 정해진 게 없어 입장을 밝히기 곤란하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만약 협회가 부르고 소속 구단이 허락한다면, 대표팀에 합류해 월드컵을 치러보고 싶다,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해 기회가 온다면 반드시 잡고 싶다”라고 말했다.

축구협회와 당사자 그리고 구단 모두의 이해관계가 원만하게 성립되어 별다른 돌발변수가 없는 한, 황선홍 코치의 코칭스태프 합류는 곧 성사될 예정이다. 그렇다면, 많은 이들이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하는 지도자 경험이 짧은 황선홍 코치의 승선이 과연 향후 대표팀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황선홍 개인을 위해서나 대표팀을 위해서나 장점이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코치로서의 능력 보다는 중간 전달자로서의 역할이 중요

▲ 황선홍 코치
ⓒ2005 전남 드래곤즈
황선홍 코치는 지난 2003년 영국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고 현재, 전남 드래곤즈에서 2군 코치로 재직하고 있다. 아직 코치가 갖추어야 할 것들을 모두 갖춘 준비된 자는 아니지만 축구를 보는 깊은 눈과 월드컵 등의 풍부한 현장 경험 그리고 변함없는 성실함 등을 비추어 봤을 때, 앞으로 한국 축구에 가능성을 열어줄 만한 자질을 갖춘 지도자임엔 틀림없다.

이런 황선홍 코치가 월드컵이란 큰 무대를 기회로 그것도 세계적인 명장인 아드보카트와 1급 코치인 핌 베어벡과 함께 대표팀을 이끌게 될 기회를 얻는다면, 향후 우리 대표팀에게나 황코치 개인에게나 더 없이 좋은 경험과 배움이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경험 부족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황선홍 코치가 대표팀에 승선하게 되더라도 경기 전술과 전략, 팀 구성 등의 직접적인 권한은 갖기 어려울 것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워낙 고집과 자기만의 색깔이 강한 탓도 있겠지만, 황선홍 코치의 역할은 직접적인 경기력 향상보다는 외국인 코칭스태프와 국내 선수들 간의 대화창구 정도의 역할이라고 보면 맞을 것이다.

다시 말해 코치란 직함이 가져야 할 능력과 임무보다는, 그 외적인 부분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되려 유능하고 노련한 국내 코치가 선임되게 되면 외국인 코층스태프와 잦은 마찰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재하지 않을 수 없다.

일 예로 지난 움베르토 코엘류 대표팀 감독 때 수석 코치로 감독을 보좌했던 박성화 청소년 대표팀 감독의 경우, 박 감독을 수석 코치로 선정한 것은 축구협회의 결정적인 실수였다.

박성화 감독은 적지 않은 기간 동안 국내 프로팀을 비롯해 청소년 대표팀 등에서 감독직을 맡았다. 즉, 감독으로서의 마인드가 자리잡힌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람을 수석코치로 임명하다 보니 코엘류 감독과의 마찰이 잦아 대표팀이 한 방향으로 가는 데 애를 먹었다.

박항서(46. 경남 FC)감독도 지난 2002년 월드컵에서 히딩크와 핌 베어벡 코치의 낯설고 혹독한 훈련에서 감독의 메시지와 의중을 선수들에게 전달하는 중간자 역할을 했었고, 국내 선수와 외국인 감독 사이에 생길 수 있는 이질감을 최소화하는 데 주된 임무가 있었다. 물론 이런 위치 또한 만만치 않은 중대한 임무지만 황선홍 코치라면 충분히 해낼 능력이 있다고 예상된다.

황선홍 코치는 자상하고 후배들을 잘 다독이며 리드하는 스타일이다. 홍명보가 강한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이끌었다면, 황선홍은 선수들에게 격려와 용기를 주는 스타일인 것이다. 강한 기질의 아드보카트 감독을 포함해 현재 구성된 대표팀의 코칭스태프를 봐도 황선홍 코치 같은 성격과 스타일이 필요하다.

또, 노장 선수들의 은퇴 이후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대표팀에게도 불과 3년 전, 대표팀을 가장 선두에서 이끌었던 선배가 코칭스태프가 되어 함께 위기를 헤쳐나간다면 선수들의 심리적인 안정과 더불어 그 이상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대표팀은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대표팀 노장으로는 이운재와 유상철 등이 있긴 하지만, 이들은 한 대표팀의 리더와 맏형으로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이런 자리에 많은 선수의 존경과 신뢰를 받고 있는 황선홍 코치가 온다면 선수단 전체에 커다란 응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황선홍 코치의 대표팀 합류는 확실하게 결정되진 않았다. 하지만, 본인과 전남 구단 모두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의견을 내놓고 있어 머지않아 대표팀 코치자리에서 선수들을 독려할 황선홍 코치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선수시절 2002년 월드컵 당시 폴란드전에서의 첫 골로, 그동안의 모든 '한'과 '비난'을 한 방에 날려 보냈던 황선홍이 지도자로서는 어떤 날개를 펼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손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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