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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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경준, 패배 속에서 비친 서울의 '희망'

기사입력 2009.09.24 16:29 / 기사수정 2009.09.24 16:29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FC서울과 움살랄의 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이 열리기 하루 전, 서울팬들에겐 기쁨과 동시에 그리움이 느껴지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서울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튼 원더러스로 이적한 이청용이 웨스트햄을 상대로 한 칼링컵 32강전에서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성공적인 잉글랜드 진출기의 서막을 알렸기 때문이다.

서울의 유소년 시스템에 의해 성장했고, 최근 서울이 K-리그에서 강자로 군림하는데 가장 큰 일조를 한 동시에 국가대표팀에서도 맹활약하며 기성용과 함께 한국 축구의 미래로 당당히 자리매김한 자랑스러운 존재인 이청용이기에 그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서울팬들로선 기쁜 소식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가 이적한 뒤 서울이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에서 확실한 공격카드를 찾지 못해 최근 경기에서 예전만 못한 공격력을 보인다는 점 때문인지, 이청용의 활약은 서울팬들이 그를 더욱 그립게 만들기도 했다. 올 시즌 K-리그와 ACL 동시 석권을 노리는 서울에게 이청용의 부재는 너무나 아쉬운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음날 자정에 열린 ACL 8강 1차전에서 서울은 움살랄을 상대로 전반전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2-3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승렬이 U-20 월드컵 대표로 차출되고 수비진의 줄 부상으로 측면자원으로 활용 가능한 고요한 마저 중앙 미드필더로 뛰며 서울의 오른쪽은 얇아져 있었다. '리마리용' 김승용이 분전했지만 지난 몇 경기처럼 이청용의 진한 그림자를 지우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패배 속에서도 고무적이었던 것은 바로 이청용의 이적과 함께 서울이 영입한 유망주 어경준의 활약이었다. 

어경준은 어린 나이부터 서울에서 뛰었던 고명진, 이청용, 기성용 등과는 달리 2002년 당시 서울의 전신인 안양 LG의 입단제의를 뒤로하고 일찌감치 프랑스리그에 진출했던 축구 신동이었다. 이후 2005년에 안정환이 뛰기도 했던 FC메스와 정식 계약을 맺고 2007년에 1군 무대에 데뷔하기도 했다.  그러나 소속팀이 2부리그로 강등되면서 지난해 성남 일화로 임대 이적하며 K-리그에 데뷔했고, 이후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서울로 완전 이적했다.

어경준은 성남 시절엔 간간이 교체 출장하며 경기에 나섰지만 서울로 이적한 뒤엔 아예 지난 7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친선진 이후 공식경기 출전 기록이 없었다. 때문에 ACL 8강과 같은 큰 무대에서 어경준의 투입은 놀라운 결정으로 받아들여졌고, 동시에 그가 자신이 가진 기량을 제대로 뽐낼 수 있을지 의문스러운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였다. 어경준은 어린 선수답지 않은 대담한 플레이로 서울의 공격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날카로운 움직임과 선수 한두 명쯤은 가뿐히 제치는 화려한 개인기를 선보였다.

특히 비록 마무리가 아쉬웠지만 후반 30분과 32분에 움살랄의 오른쪽 수비진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빼어난 돌파 능력은 이청용 이후 파괴력 있는 오른쪽 측면 공격수에 목말라 있는 서울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기 충분했다. 아직 다듬어지진 않았지만 경험과 자신감을 더한다면 기존의 김승용을 능가하는 오른쪽 측면의 카드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활약이었다.

앞으로 2009시즌 남은 정규리그 일정과 ACL, 6강 플레이오프 등 숨가쁘고 치열한 경쟁을 앞둔 서울로선 어경준의 가파른 성장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맨유와의 친선전과 ACL 8강 등 큰 경기를 통해 경험과 자신감을 얻게 된 어경준. 그가 이청용, 기성용, 이승렬 등 귀네슈 감독이 한국에 남긴 유망주 '잭팟' 목록에 이름을 올릴 또 다른 이가 될지 지켜보는 것은 서울팬은 물론 축구팬들에게도 큰 즐거움이다.  

[사진=맨유와의 친선전에서 박지성을 수비하는 어경준 (C) 남궁경상 기자]



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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