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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엽 선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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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지바 롯데 |
정확하게 10일 만에 터졌다.
이승엽이 13일, 고베 스카이마크구장에서 벌어진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2로 끌려가던 7회 팀의 역전승에 발판이 되는 귀중한 1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시즌 27번째 홈런을 기록했다. 지난 3일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경기에서 26호 홈런을 기록한 지 정확히 10일 만에 터진 귀중한 한 방이었다.
이승엽은 이 날 경기에서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3회 선두타자로 나온 이승엽은 상대 선발 가와고에를 공략하지 못한 채 3루수 플라이로 물러났고, 팀이 1:1로 팽팽하던 4회 2사 1, 3루의 기회에서 타석에 들어섰지만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타점을 올리지 못했다.
뒤집어야 할 기회에서 이승엽의 범타로 득점을 올리지 못한 롯데는 곧 이은 오릭스의 4회 말 공격에서 1점을 내주게 되었고, 경기의 분위기는 다시 오릭스가 가져갔다. 오릭스의 선발 가와고에가 호투를 거듭하고 있었고, 최근 침체에 빠져 있는 롯데 타선을 감안하면 자칫 연패에 빠질 수도 있었다.
1:2로 뒤지고 있던 7회 초, 롯데를 위기에서 구해낸 것은 팀 내 홈런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이승엽이었다. 선발 가와고에를 구원하기 위해 올라온 가토와의 대결에서 이승엽은 초구 체인지업을 그대로 흘려보냈다. 하지만 가토가 카운트를 잡기 위해 던진 143km짜리 직구를 놓치지 않았고, 배트 중심에 정확하게 맞혔다.
정확한 타이밍에서 맞은 공은 이승엽의 트레이드마크인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로 살아서 쭉쭉 뻗어나갔고, 공은 우측 외야에 떨어졌다. 11일 역전패에 멍에를 뒤집어 썼던 팀의 사기와 지난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자신의 부진을 날려버린 시원한 한 방이었다.
2:2로 맞선 9회 2사 1, 2루의 역전 기회에서는 중견수플라이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남기긴 했지만, 결국 이승엽의 동점 홈런을 기폭제로 힘을 낸 롯데가 연장 11회 귀중한 1점을 뽑아내며 3:2의 짜릿한 역전승을 일구어냈다.
이로써 13일 경기까지 27홈런 74타점 99안타에 타율 .270을 기록한 이승엽은 남은 12경기에서 3개의 홈런만 추가하면 시즌 전 목표로 했던 30홈런을 달성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까지 105경기에서 27개의 홈런을 쳐낸 이승엽은 3.8 경기당 한 개씩의 홈런을 기록했다. 수치상으로도 3~4개 정도의 홈런은 충분할 전망.
시즌 전 목표로 했던 .290의 타율과 100타점은 어려워 보이지만, 30홈런의 달성만으로도 그 의미는 충분하다. 불규칙한 경기 출장과 플래툰시스템, 그리고 주로 하위 타선에 주로 기용되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경기 출장과 타순에 연관성이 있는 타점과 타율은 그렇게 불만족스러운 기록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린업트리오를 물리치고 팀 내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쳐냈다는 것은 이승엽이 일본 야구에 어느 정도 적응하고 자신감을 찾았다는 것, 그리고 이승엽의 기량이 일본에서도 통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앞으로 지바 롯데가 남겨 놓은 경기는 12경기. 이승엽이 앞으로 남은 12경기에서 얼마만큼의 활약으로 지난 시즌의 부진을 만회하며 활짝 웃을 수 있을지, 야구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손병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