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9.21 01:55 / 기사수정 2009.09.21 01:55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그동안 '대스타' 안현수(성남시청)의 공백을 우려하며, 전력이 약화될지 모른다는 걱정을 했다. 하지만, 그러한 우려는 기우였다. 이미 남자팀은 토리노 동계올림픽 이후 꾸준히 세대교체를 시도하면서 안현수에 버금가는 선수들을 키워냈고, 그 결과 성시백(서울 일반), 곽윤기(연세대), 이정수(단국대)라는 새로운 선수들을 발굴해내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토리노 동계올림픽의 경험이 있는 이호석(고양시청)의 기량도 한층 더 성숙해지면서 안현수의 공백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안정된 팀을 갖추게 됐다.
이번 대회의 결과만 봐도 대표팀 선수들의 기량이 골고루 갖춰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08-09시즌에 남자부 종합 1위를 차지했던 이호석이 이번 대회에서 주춤했지만, 이정수, 곽윤기가 계주 종목까지 포함해 2관왕, 성시백이 개인 종목(1500m)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대표팀 내 모든 선수가 우승 후보임을 입증해냈다. 과거에 김동성, 안현수 등 한 선수만 독보적으로 좋은 성적을 냈던 것과는 차이가 난다.
취약 종목으로 꼽히던 단거리 종목, 500m의 선전도 눈에 띈다. 남자 500m는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때 채지훈이 한국 선수로 유일하게 금메달을 땄을 만큼 금맥을 캐기 어려운 종목으로 꼽혔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곽윤기와 2위에 오른 성시백이 지난 시즌부터 꾸준히 1위를 차지하면서 12년 만의 이 종목 올림픽 금메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500m의 결과에 따라 남자팀이 고대하던 첫 전 종목 석권도 노려볼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지난 시즌에 이미 검증을 받으며, 도약 가능성을 엿본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2009-10시즌에도 기존 선수들이 대부분 발탁돼 활약할 수 있게 되면서 더욱 안정된 팀워크를 발산할 수 있게 됐다. 1000, 1500m, 그리고 5000m 계주처럼 동료 선수 간의 작전 수행과 그에 맞는 팀워크가 절대적인 시합에서는 선수들의 호흡과 유기적인 작전 수행이 경기 결과를 좌우한다.
이번 대회 남자 1500m에서 성시백, 이호석, 이정수가 금, 은, 동메달을 싹쓸이한 것과 1000m에서 이정수, 김성일(단국대)이 금, 동메달을 따낸 것은 바로 그러한 선수 간의 팀워크가 제대로 맞아떨어졌기에 가능했다. 이미 지난 시즌을 통해 서로 장단점, 특징을 파악한 입장에서 새 시즌을 맞이한 만큼 선수들 간의 유기적인 호흡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완벽에 가까운 형태로 갖춰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기훈-채지훈-김동성-안현수로 이어진 남자 쇼트트랙 계보의 진정한 후계자가 누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현 남자 대표팀 선수 모두가 이 계보를 이을 수 있는 후보라는 것이며, 전체적인 선수들의 기량은 '역대 최고'에 버금간다는 것이다. 겨우 시즌 첫 대회만을 치른 상황에서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이렇게 '장밋빛 꿈'을 밝히며, 벤쿠버에서의 신화 창조를 위해 나아가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