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수정 기자]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현빈이 또 하나의 신드롬을 불러일으킬까. 눈에는 최첨단 과학기술이 집약된 스마트 렌즈를, 손에는 녹이 슨 중세시대의 검 한 자루를 쥔 독특한 캐릭터로 드라마에 컴백한 현빈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1일 첫 방송을 시작한 tvN 토일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 공학박사 출신으로 현재는 잘나가는 투자회사 대표인 유진우로 오랜만에 안방극장 문을 두드린 현빈. 매사 자신만만하고 까칠한 듯하지만, 위트도 있고 순간순간 여심을 자극하는 면모를 보이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디테일하게 살려 단 2회 만에 “역시 현빈”이라는 탄성을 이끌어내고 있다.
진우는 무모할 정도로 겁 없는 모험심과 하고 싶은 것은 꼭 해야 하고 하기 싫은 건 죽어도 못하는 남자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오로지 앞만 보며 달려온 인물. 늦은 밤 자신의 촉을 건드린 전화 한 통에 망설임 없이 스페인 그라나다를 찾는 저돌적인 일면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한눈팔지 않고 진우의 뒤를 쫓게 하는 힘이 있다. 위풍당당한 발걸음과 수려한 외모는 ‘멋짐’을 밑바탕에 깔고 있지만, 막상 게임에 접속한 후에는 레벨1답게 허당스러운 액션장면들을 선보여 폭소를 터뜨리게 만들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보니따 호스텔의 주인 정희주(박신혜)와 나란히 선 순간에는 쫄깃한 긴장감이 선사한다.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방을 빌려주었다는 이유로 희주를 “게으르고 양심이 없다”면서 몰아붙이다가, 금새 씩 웃는 얼굴로 “단기 기억상실증”이라며 능청스러운 표정을 짓는 것. 몹시 화가 나 쏘아붙이는 희주의 말에 난감한 미소를 머금거나, “그라나다에 마법이 펼쳐질 것”이라며 “돈이 생기면 희주씨는 하고 싶었던 일이 없냐”고 묻는 모습 등은 아직 두 남녀의 본격적인 로맨스가 진전되기 전임에도 묘한 텐션으로 안방극장을 설레게 했다.
이렇듯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 매 순간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극을 이끌어가는 진우는 그간 다양한 작품에서 어떤 캐릭터든 완벽하게 소화해냈던 현빈의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이다. 특히, 지난 2회 방송의 말미를 장식했던 열차총격전은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반전을 선사하며 화제를 모았던 바 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1년 전과는 달리 지치고 초조해 보이는 진우의 심리상태를 단숨에 표현해낸 눈빛연기와 검을 들고 허둥대던 레벨1 시절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화려한 액션씬이 돋보였기 때문.
제작진은 “지난 1, 2회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유진우는 AR 게임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서스펜스와 사랑스러운 여자 희주와의 로맨스 양쪽에서 활약하는 인물이다. 다양한 얼굴을 드러내야 하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현빈이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있다”면서, “극이 전개될수록 폭발되는 유진우의 무궁무진한 매력이 시청자분들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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