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민우혁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된 방송은 '살림하는 남자들2'와 '불후의 명곡'이다. 결혼 후에 인생이 풀린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평상시에 잘 웃으려고 한다. 운동을 할 때 우리는 상대를 시선으로 압도해야한다고 배웠었다. 그래서인지 눈이 좀 날카롭고 사납다. 그래서 웃고 다니는게 버릇이 됐다. 결혼하기 전에는 내가 웃는 걸 보고 바람둥이에 노는 걸 좋아하는 인물이라 생각하시던 분들이, 결혼하고 나서는 같은 표정을 지어도 그냥 호감형으로 봐주시는 것 같다. 또 아내가 항상 나를 잘 도와준다. 그래서 잘 되는 것 같다."
특히 그는 '살림남2'에서 다정다감한 사위이자 아들, 그리고 남편으로 좋은 이미지를 쌓았다. 민우혁의 가정과 이세미의 가정이 모두 친하게 지내는 모습은 마치 '판타지'처럼 보이기도 했다.
"'살림남'에서 보여진 이미지를 가식이라고 보시는 분들도 있다. 그런데 진짜다. 최근에도 장인, 장모님이 집에 오셔서 며칠 주무시고 가셨다. 부모님들끼리도 형제 지간 같고, 나도 그렇다. 언제 한 번 '남자들은 다 저런 줄 알았다'고 말했다가 욕을 바가지로 먹었다."
'살림남2'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이든이의 근황을 묻자, 아들 바보에 빙의한 그는 '벌써 끼가 넘친다'며 좋아했다.
"이든이랑 같이 나갔을 때, 사진 찍어달라고 요청이 오면 자기도 같이 찍자고 한다. 알아봐주시는 분들도 '어 이든이다'하고 온다. 네 살인데 키가 112cm다. 이든이가 뭘 하고 싶다고 하든 밀어주고 싶다. 그런데 공부는 아닌 것 같다. 끼가 너무 많다. 욕심으로는 내가 운동으로 성공을 못했으니, 운동을 시키고 싶기도 하다. 내가 할 때보다 환경이 좋아졌다. 하지만 이든이가 집에서 그렇게 노래를 하고 다닌다. 꿈이 뮤지컬 배우라고 한다. 하하."
자신을 늘 지지해주는 아내와, 아빠와 같이 뮤지컬 배우가 되겠다는 아들, 한 가족처럼 지내는 자신의 부모와 처가 식구들까지. 행복한 일밖에 없을 것 같은 민우혁이지만 그의 과거도 평탄하지는 않았다.
부상으로 프로구단에까지 입단했던 야구를 그만둬야했으며, 어려운 가졍 형편과 잘 풀리지 않는 일까지. 그의 20대는 절망 그 자체였다.
"20대 때는 원망만 많이 했다. 나 자신에 대해서도, 회사 관계자도 원망을 하고 '왜 안될까'를 많이 고민했다. 그때는 빨리 잘 되고 싶다는 생각만 했었다. 지금 내가 나이가 적은 나이가 아닌데, 지금 돌아보면 그런 과정들이 왜 그때 후회만 하고 있었을까라는 아쉬움이 있다. 그 과정이 지금의 나를 있게 해 준 것 같다."
힘든 시절을 겪고, 빛을 봤기에 그는 더욱 당당히 후배들에게 조언을 할 수 있는 선배가 됐다. 현재 배우 지망생이 겪고 있는 고통을 모두 겪어 봤기에, 더욱 공감어린 말을 건넬 수 있다.
"지망생들에게 그런 말을 많이 해준다. 20대 때에는 잘 되기 위해 노력하지 말고 계속 새로운 걸 경험하라고 말한다.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이야기는 너무 조급해 하지 말라는 것뿐이다. 허투루 보내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이 시간이 정말 소중한 시간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마저도 값지다라고 이야기를 해준다. 이 이야기를 그 친구들에게 해줄 수 있다는 것이 좋다. 내가 어쨌든 지금은 잘 됐기 때문에 희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민우혁은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모든 걸 다 할 수 있는 배우'라고 답했다.
"처음으로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직업이 뮤지컬배우다. '뮤지컬 배우'라는 타이틀을 갖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사실 20대 때에는 가수가 꿈이었지만 '가수입니다'라고 이야기하기는 민망했다. 직업이 뭐냐고 누가 물어보면 백수라고 이야기했다. 이제는 당당히 뮤지컬 배우라고 말할 수 있는 게 감사하다. 뮤지컬 뿐만 아니라 음반 작업도 할 것이고, 영화, 드라마 등에서 활동을 하고 싶은게 목표다. 뮤지컬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고 사명감을 갖게 됐다. 누군가에게 우리의 직업은 희망이 되기도 하고, 위로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화나게도 하고, 때로는 웃음도 준다. 한 사람의 희로애락을 그려줄 수 있는 멋진 직업이다. 이걸 무대 위에서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걸 다 할 수 있는 배우 민우혁이 꿈이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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