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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축구' 포항, K-리그 히트 상품 되다

기사입력 2009.09.14 04:53 / 기사수정 2009.09.14 04:53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상대편의 골대에 골을 넣어야 하는 축구는 당연히 많은 골이 터져야 재미있다. 3-2 같은 펠레 스코어도 짜릿한 묘미가 있지만 다양한 기술 축구로 상대를 향해 대량 득점을 하는 것 역시 그 나름대로 재미가 따라붙게 마련이다.

프로축구 K-리그에서 포항 스틸러스의 위세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정규리그 11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던 포항은 13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프로축구 역사상 한 팀 최다 골인 8골을 터트리는 데 성공하며 8-1로 제압해 리그 연속 무패 기록 숫자를 12로 늘렸다. 경기에서 이겨 점차 가열되고 있는 순위 싸움에서 한층 유리해진 것도 고무적이지만 리그 경기에서 8골을 넣었다는 것 자체가 포항에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이 경기에서 8골을 넣으면서 포항은 23라운드까지 43골을 기록해 전북 현대와 팀 득점 공동 선두에 올랐다. 또, 이 경기에서 2골을 뽑아낸 유창현은 후반기에만 7골을 기록하는 저력을 과시하며 어느새 득점 순위 공동 6위로 뛰어올랐다. 16일에 있을 피스컵 코리아 결승전 2차전을 앞두고 8골의 골 폭죽을 터트린 포항으로서는 팀, 개인 기록 상승에 이어 선수단의 사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한층 더 높일 수 있게 됐다.

'용광로 축구'를 자랑하는 포항이 더욱 공격적인 팀으로 변화할 수 있게 된 비결은 세르히오 파리아스 감독의 탁월한 용병술과 선수들의 고른 기량이 잘 융합된 덕분이다. 뛰어난 스타급 선수는 없지만 특유의 다양성을 무기로 매 경기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주며 K-리그의 새로운 히트 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포항의 가장 큰 장점은 전 포지션에 걸쳐 득점력이 좋다는 것이다. 제주전 역시 8골을 뽑아내면서 5명의 선수(스테보, 유창현, 김태수, 최효진, 황진성)가 골고루 득점포를 가동했다. 제주전에서 2골을 뽑아낸 김태수(5골)를 비롯해 신형민(4골), 조찬호(3골) 등은 중원을 책임지는 선수들이다. 또, 측면 수비 자원인 최효진이 2골을 넣었으며, 38살의 노장, 김기동마저 3골을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주전, 비주전 가릴 것 없이 전 포지션 선수들이 득점력이 좋은 장점을 활용한 파리아스 감독은 상대의 전력, 경기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작전을 구사하고 선수를 변화무쌍하게 투입시키면서 매 경기를 지배하는 팀으로 완벽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파리아스 감독의 용병술에 맞춰 무섭게 떠오르는 신예가 있었으니 바로 유창현과 조찬호다. '2군 리그 득점왕' 출신인 유창현은 특유의 골감각을 후반기에 과시하면서 컵대회를 포함, 19경기 11골이라는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다. 또 함께 2군 리그에서 활약했던 조찬호도 뛰어난 공격 전개 능력을 바탕으로 서서히 출전 시간을 늘리면서 8경기 3골 4도움이라는 좋은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

용병들의 활약도 좋다. K-리그에서 이미 실력 있는 공격수로 평가받는 데닐손은 6골 3도움을 기록하고 있으며, 스테보 역시 5골 3도움으로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날이 갈수록 점점 화끈해지는 공격 축구를 앞세워 포항은 올 시즌, 8차례나 3골 이상을 뽑아내는 저력을 과시했다. 리그, 컵 대회는 물론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도 뉴질랜드의 뉴캐슬 제츠에 6-1 대승을 거두며 'K-리그의 힘'을 유감없이 보여주기도 했다. 트레블 달성을 꿈꾸고 있는 포항으로서는 어느 대회를 가리지 않는 꾸준한 경기력을 바탕으로 남은 경기에서도 시원한 골 폭죽을 자신하고 있다. 그러면서 경기장을 찾는 관중을 더욱 그러모아 K-리그의 전반적인 흥행에도 영향을 미치려 하고 있다. 말 그대로 히트 상품의 조건을 모두 갖춰가고 있는 셈이다.

특정 선수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10여 명의 선수가 골고루 엄청난 화력을 뿜어내는 팀으로 특화된 포항 스틸러스. 이미 K-리그의 명품으로 거듭난 '파리아스식 용광로 축구'가 2009시즌에서 어떤 결말을 맺을 것인지, K-리그의 최대 흥밋거리로 떠오를 전망이다.

[사진=포항의 신무기로 떠오른 유창현 (C) 엑스포츠뉴스 DB,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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