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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클로즈 업 V] 김연경의 비중이 줄어야 한국 여자배구 산다

기사입력 2009.09.07 03:12 / 기사수정 2009.09.07 03:12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여자배구가 '난적' 태국을 힘겹게 이기고 조 1위의 가능성을 높였다. 6일 저녁(한국 시각), 베트남 하노이 꾸언응우아 체육관에서 열린 '제15회 아시아선수권대회' 예선 D조 2차전 두 번째 경기에서 한국은 태국에 세트스코어 3-2(25-23 25-21 19-25 23-25 15-12)로 승리했다.

그러나 5세트 마지막에 빛을 발한 이숙자의 블로킹과 서브에이스가 없었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경기였다. 공격속도와 조직력에서 한국보다 한 수 위인 태국은 경기 중반부터 한국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이번 경기에서 한국은 초반 1세트와 2세트를 먼저 가져왔다. 그러나 3세트 중반부터 태국의 조직력은 살아나기 시작했다. 여기에 한국 전력의 '핵'인 김연경(21, JT 마베라스)의 체력이 떨어지면서 경기의 흐름은 반전됐다.

김연경은 한국의 주득점원 역할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후위로 물러서면 서브리시브를 담당하고 디그와 2단 연결 등도 도맡아 하고 있다. 팀플레이에 필요한 모든 역할을 소화하고 있는 김연경은 현재 발바닥 부상으로 정상의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김연경의 비중은 한국에 절대적이다. 공격과 수비에서 김연경의 역할을 대체할 전략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서브리시브의 흔들림이 힘든 경기로 만들어

지난 2006 도하 아시안게임부터 한국과 태국은 꾸준히 경기를 치르고 있다. 서로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는 한국과 태국은 서로의 약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태국의 모든 선수들은 김민지(24, GS 칼텍스)에게 집중적으로 서브를 넣었다. 김민지의 리시브가 안 좋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태국의 전략은 그대로 적중했다. 한국의 리시브는 급격히 흔들렸고 수비수로 투입된 오현미(23, GS 칼텍스)마저 태국의 서브를 제대로 받아내지 못했다.

3세트와 4세트 동안 한국이 크게 고전했던 이유는 불안정한 리시브에 있었다. 주전 세터인 이숙자(29, GS 칼텍스)의 머리 위로 제대로 올라간 리시브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점프 토스'가 특기인 이숙자는 어렵게 올라온 볼들을 주포인 김연경에게 토스했다.

안정된 리시브가 이루어지면 빠른 속공과 세트플레이를 구사할 수 있다. 하지만, 리시브 난조로 인해 주전 공격수에 의존하는 플레이를 펼칠 수밖에 없었다. 김연경에게 의존하는 단조로운 플레이 때문에 공격은 물론, 리시브와 수비에서 고군분투하는 김연경은 체력적으로 힘겨운 모습을 나타냈다.

또한, 리시브는 물론, 수비가담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결정적인 성황에서 디그를 걷어내 공격으로 성공시킨 부분은 고무적이었다. 그러나 리시브와 디그, 그리고 2단 연결과 블로킹 리턴 상황에서 모두 다른 선수들에게 미루는 모습은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후위로 빠지면 모든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협력수비에 나서는 플레이도 2% 부족했다. 또한, 공격 이후와 블로킹을 한 뒤 이어지는 '제2의 동작'에서도 기민한 모습이 나타나지 않았다. 현재 대표 선수들은 부상과 피로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이러한 플레이를 완성할 조직력을 갖출 시간도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특정 선수에게 미루지 않고 수비에 가담하려는 적극적인 플레이는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김연경을 받쳐줄 공격력의 부재

김연경은 태국과의 D조 예선 경기에서 30포인트가 넘는 득점을 올렸다. 또한, 가장 중요했던 5세트 초반에도 홀로 연속 3득점을 올렸다. 리시브가 안 되는 상황에서 이숙자가 힘겹게 올린 볼은 모두 김연경을 향해 날아갔다.

김연경과 함께 공격을 이끌고 있는 황연주(23, 흥국생명)는 결정적인 상황에서 중요한 포인트를 올리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황연주의 공격가담 비율이 높아져야 김연경의 의존도를 낮춰줄 수 있다.

작년 올림픽예선전에서 한국대표팀의 '주포' 역할을 담당한 김민지의 플레이는 아쉬움이 나타났다. 상대의 블로킹을 이용한 플레이가 장점인 김민지는 태국의 수비에 번번이 차단되었다. 빠른 공격에 대세를 이루어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기민한 움직임과 빠른 스텝을 활용한 공격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공수주에서 맹활약을 펼친 김연경의 활약은 한국을 승리로 이끌었다. 또한, 리시브 난조 속에서도 어려운 볼들을 살린 이숙자의 공로도 승리에 기여했다. 이숙자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던 5세트 막판에 블로킹 2개와 서브에이스 한 개로 태국의 추격에 종지부를 찍었다.

김연경과 이숙자의 선전, 여기에 간간이 결정적인 블로킹을 성공시킨 양효진(20, 현대건설)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는 서브리시브의 문제점과 협력 수비의 아쉬움, 그리고 김연경을 대체할 '해결사' 부재는 한국 여자배구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사진 = 김연경 (C) FIVB(국제배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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