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9.06 18:29 / 기사수정 2009.09.06 18:29
이른바 '2002년 세대 5인방'과 핌 베어벡 감독은 2001년, 히딩크 감독 체제 아래 첫 인연을 맺었다. 당시 이운재를 제외한 4명의 선수는 신예 선수들이었으며, 베어벡 감독은 수석코치였다. 1년 반 동안 동고동락하면서 '월드컵 4강 신화'를 창조한 스승과 제자들은 2006년 독일월드컵 때도 또 한 번 만나 월드컵 본선 원정 첫 승이라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그렇게 2002, 2006년 월드컵을 잇달아 함께했던 이들은 3년이 지난 2009년, 또 다른 월드컵 준비를 위해 만났다. 그러나 이번에는 서로 상대하는 운명을 맞이했고, 결과는 제자들이 맹활약을 펼친 한국팀의 승리로 끝났다.
어느새 한국대표팀 주장으로 거듭난 박지성은 특유의 지칠 줄 모르는 움직임으로 곳곳을 누비며 한국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하기도 했다. 때로는 악착같은 압박으로 상대가 소유한 볼을 따내며 수비수 역할을 충실히 해냈고, 탁월한 공간 창출 능력을 통한 공격 기회는 여지없이 득점과 다름없는 상황으로 수차례 이어져 활력을 불어넣었다. 결국, 한국팀 세 번째 득점의 도움을 기록하며 또 한 번 완벽한 모습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이영표도 변함없는 좋은 활약으로 베어벡 감독의 마음을 흔들었다. 평소처럼 왼쪽이 아닌 오른쪽 풀백 위치에서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이영표는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한국 수비진을 이끌며 무난한 모습을 보여줬다. 철벽 수비를 바탕으로 때로는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상대 측면 공간을 휘저으며 공격 기회를 만들어 갔으며, 윙 파트너 이청용(볼튼)과의 호흡도 제법 만족스러웠다.
또한, 대표팀의 영원한 수문장, 이운재는 수차례 몸을 사리지 않는 선방으로 수비진의 기를 살리며 호주의 강한 공격을 단 1실점으로 잠그는 데 성공했다.
1년여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설기현과 김남일도 새로워진 대표팀에서 부단히 뛰어다녀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어느 정도 합격점을 받았다. 설기현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이동국과 교체돼 최전방 투톱 스트라이커로 나섰다.
스트라이커 역할이었음에도 폭넓은 움직임으로 자신의 주 포지션인 측면으로도 이동해 여러 차례 기회를 만들려 노력했고, 결국 복귀를 자축하는 골까지 성공시키며 자신을 발굴시킨 허정무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코뼈 골절 부상으로 검은색 안면 보호대를 쓰고 경기에 출장한 김남일은 20여 분간 투혼을 불사르며, 1차 저지선 역할을 잘 소화해내 역시 무난한 복귀전을 치러냈다.
반면, 월드컵 최종예선 기간 동안 8경기 1실점을 기록하며 '수비 전술의 달인'다운 모습을 보여줬던 베어벡은 한 경기에서만 3골을 실점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베어벡 감독은 경기가 끝난 직후, "한국의 조직력이 굉장히 뛰어나졌다"면서 옛 제자들의 활약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
이란의 압신 고트비 감독에 이어 호주의 핌 베어벡 감독 앞에서도 강한 모습을 과시한 한국 축구. 한층 젊어진 한국대표팀 내에서 2002세대의 활약이 뿌리깊게 자리잡힌 것을 또 한 번 확인하는 호주전이었다.
[사진 = 박주영, 박지성 (C) 엑스포츠뉴스DB 강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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