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C안양시티즌 - 북악클럽의 결승전 ⓒ 김용식 기자
FC안양시티즌이 창단 1년여만에 출전한 IS배 써브웨이컵에서 극적으로 우승을 차지하였다.
8월 21일, 용인축구센터에서 열린 4강전과 결승전 경기에서 FC안양시티즌은 두 경기 모두 연장 접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우승을 차지하였다. 이는 안양 LG의 연고지 이전 이후 침체되어 있던 안양지역의 축구에 다시 한번 활기를 불어넣게 되었으며, K3(2종) 클럽계에서는 매우 큰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안양은 오전 9시에 킥오프된 4강전에서 FC시스템을 만나 전반 중반부터 상대의 끈질긴 수비와 타이트한 몸싸움에 밀려 제대로 기회를 잡지 못한 데다가 전반 24분에는 선제골을 허용하며 어두운 분위기가 드리워졌다. 특히 상대의 빠른 스피드와 거친 경기 스타일은 안양 선수들에게는 매우 까다로웠다. 더욱이 후반전부터 반격을 고조시킨 FC안양시티즌은 FC시스템 GK의 수 차례 선방으로 골 기회가 무위로 돌아가자 패배의 분위기가 엄습하고 있었다.
그러나 후반 22분, 안양은 시계추를 원점으로 놓는 데 성공했다. 코너킥 상태에서 흘러나온 공을 김대성 선수가 크로스, FC시스템 GK가 공중볼을 처리하지 못한 것이 홍성태의 무릎을 맞고 골로 연결되어 1-1 동점이 되었다. 안양을 패배 위기에서 구해낸 골이었다.
전, 후반을 1-1로 끝낸 양팀은 연장전에 들어갔으나, 연장 전반 6분만에 안양의 승리를 확정짓는 골든골이 터졌다. 문전 혼전중 염창호가 돌아들어가는 홍성태에게 패스, 홍성태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든골로 연결한 것이었다. 새벽부터 응원하기 위해 용인에 집결했던 팬들은 환호를 금치 못했다.
FC안양시티즌은 결승에 진출하여, 부앤부를 승부차기 끝에 물리친 북악클럽과 대망의 결승격돌을 하게 되었다. 결승전은 오후 2시에 용인축구센터의 천연잔디구장에서 치뤄졌다. 하루에 두 경기를 하는데다가 천연잔디에서 뛰는 나머지 체력이 바닥난 양 팀 선수들은 경기 중에도 몇 번씩이나 쥐가 나 쓰러지는 등 악전고투를 하였다.
북악의 박한동은 킥오프 3분만에 골대를 맞히는 중거리슛을 날려 안양을 긴장시켰다. 그러나, 이에 아랑곳 하지 않은 안양은 전반 13분에 홍성태가 오른발 슛으로 선제골을 넣으며 기선을 제압한 후, 전반 23분에는 북악의 왼발 중거리슛이 또다시 골 포스트를 때린 직후 역습에 나서 홍성태의 크로스를 김기열이 다이빙 헤딩으로 성공시켜 2-0으로 달아났다.
선수비 후역습 작전이 절묘하게 성공하며 전반전을 2-0으로 달아난 안양그러나 북악은 녹록치 않았다. 후반 6분에 문전 측면에서 허용한 프리킥을 수비가 놓치는 사이 달려들던 북악 선수가 만회골을 성공시켜 2-1이 되었다. 이후 안양은 동점골을 넣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려든 북악에게 주도권을 내주며 끌려갔다. 후반 중반 역습찬스에서 김기열의 결정적인 슛이 크로스바를 때린 것은 매우 아쉬운 찬스였다.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던 북악은 후반 종료 2분전에 안양 선수들과 70여명의 팬들을 주저앉게 만들었다.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수비가 놓친 공간이 아쉬운 실점이었다. 쥐가 나서 바늘로 응급처치까지 하며 뛰어온 선수들은 허탈감에 드러눕고 말았다.
결국 두 골차의 우세를 지키지 못하고 2-2 동점으로 전후반이 종료되자, 안양과 북악 두 진영의 분위기는 극과 극을 달렸다. 북악 진영에서는 이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안양 진영에서는 불안감만이 엄습했다.
그러나 연장전. 승부의 여신은 그런 분위기를 비웃었다.
안양은 연장 초반부터 북악을 강하게 몰아붙이더니 5분만에 홍성태의 패스가 염창호에게 연결, 염창호는 오른발로 강하게 슈팅했고 그것이 북악 GK의 손을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FC안양시티즌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 우승을 확정지은 골을 넣은 뒤 FC안양시티즌 선수들의 환호 ⓒ 김용식 기자
안양에서 온 많은 팬들과 안양시 체육계 인사들이 환호하며 응원 구호를 외치는 가운데 시상식이 거행되었고 상금 300만원과 200만원 상당의 축구용품이 부상으로 수여되었다. 준결승전에서 2골, 결승전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한 홍성태 선수가 대회 MVP로 선정되었다.
FC안양시티즌은 IS배 써브웨이컵에서 감격적으로 우승함으로써 창단 1년여만에 기적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주전 선수들의 나이가 많아 체력이 떨어진다는 열세를 딛고 이뤄낸 승리여서 더더욱 값진 결과를 얻었다.
2004-05 IS배 써브웨이컵 클럽축구리그는 이로써 2004년 9월 출범 이후 2005년 8월의 결승전을 마지막으로 첫 대회가 막을 내렸다. FC안양시티즌은 리그 14R부터 한클럽에 흡수된 스쿼드를 대신하여 참가, 북악클럽, 봉신 등을 모두 누르는 등 6전 전승을 거두며 우승했다.
- 2005 IS배 써브웨이컵 결선토너먼트 4강전, 결승전 -
* 4강전
FC안양시티즌 2-1 FC시스템 (aet)
북악클럽 2(4 PK 2)2 부앤부
* 3, 4위전
부앤부 6-4 FC시스템
* 결승전
FC안양시티즌 3-2 북악클럽 (aet)
손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