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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빠진 대표팀의 '기성용 시프트' 절반의 성공

기사입력 2009.08.12 22:40 / 기사수정 2009.08.12 22:40

조형근 기자



[엑스포츠뉴스=조형근 기자] 12일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시아의 호랑이' 대한민국 대표팀과 '남미의 강호' 파라과이간의 친선경기가 열렸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진출을 확정지은 대표팀이 오랜만에 非아시아권과 치르는 A매치였기 때문에, 그리고 대표팀의 주장이자 팀의 핵심인 박지성을 차출하지 않고도 승리했다는 점에서 대표팀에겐 매우 뜻깊은 경기였다.

박지성과 이청용 등의 핵심 멤버를 유럽리그 개막으로 인해 팀 적응차 차출하지 않은 대표팀은 김치우와 김정우의 중원, 그리고 염기훈과 기성용의 측면으로 미드필드를 꾸려 파라과이의 카니사-베라-리베로스의 중원에 맞섰다. 기성용이 우측 윙어로 출전했지만 실상은 염기훈과 김치우가 좌우 측면을 맡고 기성용이 폭넓게 움직이며 공격을 전개하는 '기성용 시프트'를 허정무 감독이 들고 나온 것이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이것은 절반의 성공이었다. 후방에서 살림꾼 역할을 맡은 김정우가 '쓸어내리는' 플레이를 잘 해준덕에 기성용은 좌우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폭넓게 움직이며 날카로운 패스로 대표팀의 공격 전개를 책임졌다.

경기 초반은 파라과이의 강력한 중원 압박에 당황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기성용을 축으로 패스플레이가 이어지면서 대표팀은 위협적인 장면을 몇 번 보여주며 남미예선 3위의 파라과이를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특히 박주영의 득점 장면 전에 이승현에게 열어준 패스는 기성용을 믿고 공격을 맡길 만한 이유가 무엇인가를 알려주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기성용 시프트'엔 문제점도 있었다. 기성용에게 수비 가담을 크게 요구하지 않고 마음껏 공격을 맡기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후방에 위치한 김정우의 수비부담이 가중되는 결과를 낳았고 파라과이에게 날카로운 역습을 허용하기도 했다.

후반전에 조원희가 교체로 들어오면서 김정우의 수비부담이 분산되어 상대적으로 안정된 결과를 낳았지만 '기성용 시프트'는 박지성에게 공격을 맡길 때보다 확실히 대표팀의 수비부담이 좀더 가중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기성용 본인도 자신에게 수비가 집중될 때 동료 선수들을 이용할 수 있는 경기 조율능력이 좀더 향상되야 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다.

9월 호주와의 평가전에 10월 세네갈과의 평가전, 그리고 11월의 유럽 원정 등 아직 많은 평가전이 남아있기에 대표팀은 오늘 남미의 강호 파라과이에 승리를 거두면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박지성과 이청용 등 주축 선수 없이 거둔 승리이기에 남은 일정 동안 이 '기성용 시프트'를 좀더 다듬는다면 월드컵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리라고 생각한다.

[사진 = 대표팀의 또다른 중원 사령관 기성용 ⓒ 엑스포츠뉴스 DB 전현진 기자]



조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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