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8.10 01:22 / 기사수정 2009.08.10 01:22
맨유는 부상을 입은 반 데 사르 대신 포스터를 출전시켰고, 줄부상 수비진은 에브라-에반스-퍼디난드-오셔의 포백으로 대체했다. 그리고 프리시즌에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발렌시아 대신 의외로 루이스 나니를 선발 출장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FA컵 챔피언인 첼시는 안첼로티 감독이 공언한 대로 램파드를 꼭짓점에 놓는 4-3-1-2포메이션을 들고 커뮤니티 쉴드를 들어올리기 위한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EPL 빅4 가운데 가장 전력누수가 없는 팀이라는 평가를 받은 첼시는 오늘도 무기력한 모습으로 맨유를 상대했다. 그리고 이것은 전 세계에서 발 빠른 윙어들을 가장 중시하며 역습을 빠르게 가져가는, 경기 템포가 가장 빠른 EPL 무대에서 다이아몬드 미드필더진이 얼마나 제 실력을 내기 힘든가를 바로 보여주는 예이기도 했다.
안첼로티가 자신있게 윙 없는 전술로 EPL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지만 이는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아무리 중원을 두텁게 가져가고 상대방을 압박하려 해도 오늘 맨유의 경기처럼 플레처와 캐릭이 포백 바로 위쪽으로 깊이 내려오고 공을 따내며 양쪽 측면으로 길게 연결하는 중원을 생략하는 플레이를 펼친다면, 아무리 중원이 두터워도 손쓸 겨를이 없다.
정녕 세리에A를 대표하는 명장이었던 안첼로티가 그 성공을 잉글랜드에서도 이어가길 원한다면 오늘 경기 같은 어중간한 사이드 공격에 어중간한 중원장악을 시도할 게 아니라 중원이든 측면이든 어느 한쪽이라도 제대로 공격을 해야 첼시에서 먼저 실패의 길을 걸었던 스콜라리 감독의 전철을 밟지 않을 수 있다. 실제로 후반 들어 첼시 선수들이 짤막한 패스로 중앙 공격에 집중한 결과 전반전보다 더 나은 경기력으로 맨유를 압박해 동점골을 넣고, 역전골까지 성공시킬 수 있었다.
최전방 공격수인 아넬카가 측면으로 빠지면서 어떻게든 공격을 풀어나가려는 모습, 중앙에서 측면으로, 다시 중앙으로 파고들던 말루다와 에시앙의 과중한 활동량 부여, 꼭짓점으로서의 램파드의 능력 부족 등은 오늘 첼시가 해결해야 요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오늘 첼시의 유일한 수확은 그들의 수문장인 페트르 체흐가 예전의 철벽같은 모습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는 것뿐이다. 아마도 체흐와 포스터가 바뀌었다면, 경기 결과도 그대로 바뀌었을 것이다.
적어도 오늘 경기만으로 놓고 봤을 때 안첼로티는 히딩크 감독의 후임자로 첼시에 성공을 가져다줄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 의문점을 찍어야만 했다. 하지만, 아직 시즌이 시작한 것은 아니기에, 충분히 그들의 행보를 지켜볼 필요는 있을 것이다.
[사진 = '스콜라리 시즌2?' 갈 길이 아직 먼 카를로 안첼로티ⓒ첼시 공식 홈페이지]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