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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80%를 100%로 만들려면

기사입력 2009.08.07 16:49 / 기사수정 2009.08.07 16:49

정재훈 기자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1983년 멕시코 4강신화의 재연을 노리는 대한민국 청소년 대표팀이 제4회 수원컵 국제 청소년 축구대회에서 3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오는 9월에 있을 FIFA U-20 월드컵을 앞두고 기분 좋은 발걸음을 내디뎠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지난 3월 이집트 3개국 초청대회 우승에 이어 연속으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총 6승 1무 무패의 좋은 성적을 기록중이다.

본선 조별리그에서 독일, 미국, 카메룬 등 만만치 않은 축구 강국들과 한 조에 편성되며 힘겨운 경쟁을 펼쳐야 하는 대표팀으로서 이번 대회 우승으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과 함께 FIFA U-20 월드컵에 참가하는 남아공, 카메룬과 '영원한 맞수' 일본과 경기를 치름으로써 본선에 앞서 대표팀의 전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우승을 차지한 것도 중요한 과제였지만 이번 대회는 본선에 앞선 평가전이라는 숨겨져 있던 취지에 걸맞게 대표팀의 현 전력에 대해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는 것에 그 의미가 깊다. 대표팀은 이번 세 경기를 통해 만족스러운 부분과 보완해야 할 숙제를 동시에 찾아내며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본선을 앞두고 장점은 장점으로서 단점은 단점으로서 더욱 개선시켜야 할 당면과제를 떠안게 되었다.

홍명보 감독의 주된 전술은 기본적으로 4-3-3으로 경기에 임한다. 상대팀에 따라 변하는 맞춤 전술보다는 대표팀의 경기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전술을 구사하겠다던 홍명보 감독이 자랑하는 전술이 바로 4-3-3포메이션이다.

한국은 세 경기 모두 4-3-3전술로 경기에 임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본적인 틀 안에서 작은 변화를 끊임없이 주며 전술의 활용도를 높이는 축구를 구사했다. 

대표팀의 4-3-3포메이션의 핵심은 중앙 미드필더와 양쪽 풀백의 활용도다. 이 장점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경기가 바로 남아공과의 첫 경기였다. 한국은 남아공과의 경기에서 3명의 미드필더를 플랫에 가깝게 내세웠다. 최호정(관동대)은 다른 두 명의 미드필더에 비해 조금 더 수비적인 역할에 충실하며 양쪽 풀백의 공격력을 극대화시켜주면서 유기적인 움직임을 이끌어냈고 덕분에 양쪽 풀백으로 나선 김민우(연세대)와 오재석(경희대)은 공격수 못지않은 공격력을 뽐내며 공격의 다양성을 만들어주면서 4-0 대승의 보이지 않는 수훈갑이 되었다. 이날 대표팀은 공수에서 완벽한 조직력을 선보이며 카메룬전 모의고사를 잘 치러내는 듯 했다.

그러나 이집트와의 경기에서는 첫 경기 때와 달리 단점을 노출했다. 남아공과 달리 스피드와 힘까지 갖춘 이집트의 압박에 3명의 미드필더는 고전을 면치 못했고 양쪽 풀백 공격의 위력은 반감되었다. 비록 무실점으로 막아냈으나 순간적으로 수비의 허점을 노출하기도 하며 불안감이 비춰졌다.

이집트와의 경기에서 고전한 홍명보 감독은 일본과의 마지막 경기에서는 조금 다른 전술을 시도햇다. 기본적으로 4-3-3이기는 했으나 지난 두 경기와는 다르게 최호정을 제외하고 구자철(제주)과 문기한(서울)내세우는 두 명의 보란치를 배치하며 4-2-3-1에 가까운 전술을 시도했다. 물론 포메이션은 숫자놀음에 불과하다.

이런 전술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중앙에 나선 구자철과 문기한은 키핑력과 패싱력을 두루 갖췄고 수비 가담 역시 뛰어나며 중원을 장악했다. 특히 문기한은 부진했던 이집트전과는 달리 강한 압박과 정확한 패스로 공수의 중심을 잡아주었고 구자철은 노련한 경기 운영을 통해 경기를 이끌어 나갔다.

이승렬(서울), 박희성(고려대), 조영철로 이뤄진 세 명의 공격수들도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일본의 수비를 허물었다. 세 명의 공격수가 제 몫을 하자 양 풀백도 무모한 공격보다는 적절한 오버래핑으로 수비에도 안정을 불어넣었다. 특히 조영철은 일본의 수비를 허수아비로 만드는 공격력으로 대표팀의 새로운 에이스로 거듭나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보완해야 할 과제도 여전히 남겼다. 남아공과의 경기에서는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주며 합격점을 받는 듯 했으나 앞서 지적했듯이 이집트와 일본과의 두 경기를 통해 순간적으로 공간을 내주거나 공격수를 놓치는 모습이 연출되며 불안감을 가져오기도 했다. 또한, 양 풀백의 공격력이 양날의 검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교훈도 남겼다.

일본전에서 빛나는 공격력을 선보였지만 정작 본선에서 통할지도 의문이다. 체격의 열세가 있는 일본의 수비는 쉽게 돌파가 가능했지만 유럽과 아프리카 선수들과의 몸싸움에서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인지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만일 몸싸움에서 밀린다면 공격이 지나치게 단조로워지기 때문에 그에 대한 선수구성과 전술적 대비책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세트피스의 정교함도 아직 부족하다고 평가된다. 프리킥과 코너킥을 전담한 문기한과 김민우는 정확한 킥력을 선보였지만 정작 위협적인 장면은 연출하지 못했다. 최근 세트피스의 중요성이 굉장히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단조로운 공격보다는 조금 더 다양할 필요가 있다.

이렇듯 몇 가지 과제가 여전히 남아있지만 전체적으로 이번 대회를 통해 지켜봤을 때 긍정적인 요소가 더욱 눈에 띄었다. 홍명보 감독은 스스로 아직 80%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남은 약 50일이라는 기간 동안 수원컵으로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해 나간다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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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경기를 지켜보는 홍명보 감독' ⓒ 엑스포츠뉴스 김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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