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전아람 기자] 트로트 가수 윙크(강주희, 강승희)는 '쌍둥이 자매'가 결성한 2인조 듀오로, 이력이 독특하다. 외모는 똑같지만, 매력은 서로 다른 강주희(언니), 강승희(동생) 자매는 지난 2008년 '천생연분'이라는 곡으로 가요계에 정식 데뷔했다.
특히 언니 강주희는 윙크로 데뷔하기 전, 2003년 KBS 18기 공채 개그맨으로 먼저 데뷔해 KBS 2TV '개그콘서트'에 출연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 하지만 개그 생활 5년만에 동생 강승희와 손을 잡고 트로트 가수로 전향, 10년째 무대를 찾아다니고 있다.
데뷔 후 꼬박 10년동안 바쁘게 활동한 두 자매는 '천생연분'을 시작으로 '부끄부끄', '얼쑤', '아따 고것참', '봉 잡았네!' 등 많은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는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관객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는 등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Q. 어떻게 지내고 있나.
주희 - "아직 우리가 활발한 방송 활동이나 새 앨범 활동을 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감사하게 많이 찾아주셔서 공연장 위주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10월이라 많은 축제들이 열리기 때문에 정신없이 보내고 있다."
승희 - "공개방송 위주로 공연을 다니고 있는데 대한민국에서는 울릉도, 거제도, 백령도, 제주도 모두 가봤다. 안 가본 곳이 없다. 하하."
주희 - "정말 북한 빼고 다 갔다. 감사하게 많이들 찾아주셔서 대한민국에서는 전국을 다 갔다."
Q. 이쯤되면 '행사의 여신'이라고 해도 되겠다.
승희 - "10년동안 공연을 다니면서 가장 좋은 것은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예전에는 '어떻게 분위기를 올릴까' 생각하며 잔기술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무대에 섰을 때 관객 한 명 한 명의 눈빛에 집중하면 무대가 저절로 좋아지더라. 테크닉이 최고가 아니라 진심으로 무대에서 한 마디 말했을 때, 진짜 소통을 할 때 저절로 좋은 무대가 이뤄지는 것 같다."
주희 - "예전에는 공연이나 방송하기 전에 '어떻게 하면 매력적으로 보일까' 생각하고, 외부환경에 지장을 안 받으려고 나한테만 집중했다. 연예인들이 많이 예민하지 않나. 나도 그게 옳은 것인 줄 알고 그렇게 했는데 몇 년 전 마음적으로 힘든 시간이 있어서 마음 수련을 오랫동안 했다. 지금까지도 명상도 하고, 마음을 수련하는 책도 최대한 많이 읽는다. 그 후로 무대를 준비하는 모습이 180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내 순서가 되면 차에서 내려서 무대하고 바로 차에 탔는데, 요즘은 일찍 가서 그 현장을 더 느껴보고 관객들과 사진도 찍는다. 나를 가로막고 있던 벽이 다 깨진 느낌이다. 내 마음이 열리니까 사람들도 마음을 더 열더라."
승희 - "정말 무대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졌다. 예전에는 폐쇄적이었다면, 지금은 다같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주희 - "우리가 무대에 오르기 전에 손을 잡고 '모든 분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하고 무대에 올라간다. 모든 걸 대하는 방식이 달라지니까 너무 행복하다."
승희 - "우리가 쉬는 기간 없이 쳇바퀴 돌듯 바쁘게 살았으면 이렇게 바뀌었을까 생각도 든다.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인데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더 멀리서 보면 기적일 수 있다. 쳇바퀴 돌듯 신곡을 계속 냈으면 절대 안 바뀌었을 것 같다. 지금 돌아보면 공부의 시간이었던 것 같다. 그 시간이 멀리 보면 득이 되지, 해가 되는 시간은 아닌 것 같다. 앞으로 바른 길로 갈 수 있게 신이 시간을 주신 것 같다."
Q. 요즘 방송활동은 뜸한데, 방송에 대한 갈증은 없나.
승희 - "당연히 하고 싶다. 그런데 스케치북을 받았는데 내가 뭘 그리고 싶어야 손이 가지 않나. 풍경화를 제대로 그리고 싶다 하면 자기 머릿속에 구상이 있어야 그려지는데 지금까지 내가 마음적으로 혼란한 상태였다. 내가 앞으로 그리고 싶은 그림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었는데 그걸 찾은지 얼마 안됐다. 이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는 열정이 생긴지 얼마 안 됐다. 올해 들어와서 평생 이런 색깔로 가고 싶다는 것이 섰기 때문에 앞으로 그런 모습으로 가고 싶다."
주희 - "난 마음에서 내키지 않는 것을 하는 것은 행복해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다만, 이 일을 할 때 생계를 위해 한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정말 내가 하고 싶고 행복한 일만 하고 싶다. 최근에 내가 하고 싶고, 가고 싶은 길이 명확해졌다."
Q. 그 명확해졌다는 하고 싶고, 가고 싶은 길이 무엇인가.
승희 - "음악적이고, 소리, 무대적인 부분이다. 난 공연문화예술 쪽으로 관심이 많다. 아직은 구체적으로 말 할 수 없지만, 나중에는 그런 쪽으로 인터뷰 할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다."
Q. 윙크로 바쁘게 활동하면서 슬럼프가 온 적이 있나.
주희 - "경주마 같이 아무 목적없이 쳇바퀴 돌면서 살았던 점이다."
승희 - "사실 목적이 없었다기 보다 워낙 훌륭한 선배님들과 같은 회사였는데 선배님들이 일궈놓으신 것을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즐기지 못했던 것 같다. 그 당시에는 선배님들과 난 다른 매력이 있었을텐데 내가 누군지 모르고 선배님처럼 돼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하지만 그때는 그게 최선이었다. 그런 시기가 있었으니 지금의 나도 있는 것이고, '윙크'라는 이름이 많이 알려진 것 같다. 힘들어봤기 때문에 깨달음이 있고 지금의 내가 있는 것 같다."
주희 - "행복한 고민이었던 것 같다. 그 당시에는 사랑으로 충만한 것이 아닌 결핍이 가득찬 삶이었다. 지금은 잘 가고 있구나 생각한다. 그 시간이 보약이 되는 시간이었다."
Q. 개그맨으로 데뷔해 가수로 전향한 이유는 무엇인가.
주희 - "내가 KBS 18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10년 전에는 내가 '개그콘서트'를 녹화하는 개그맨이었고, 10년 후인 지금은 트로트 가수가 돼 있다. 그 다음 10년 후의 난 어떤 모습일까 기대가 된다. 사실 우리나라는 직업을 바꾸는 것에 대한 시선이 아직 너그럽지 않다. 내가 가수로 입지를 굳힌 것도 기적이구나 싶다. 계속 창조해 나가는 것이니까 진전하고 있구나 생각한다.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더 뚜렷하게 해서 가자는 마음이 확고해졌다."
승희 - "언니가 2003년에 데뷔해 4~5개월 활동하고 가수로 전향을 했다. 가수를 하자고 제안한 것은 바로 나다. 나 때문에 언니가 개그맨에서 가수가 된 것이다. 나도 연극영화과를 공부했고, 언니는 대학교를 노래로 갔다. 뮤지컬도 계속 해서 언니가 노래를 좋아하는 걸 알았기 때문에 내가 '우리 노래를 해야하지 않을까' 하고 제안했는데 바로 승낙하더라. 그리고 회사와도 시기가 딱 맞아서 바로 계약이 체결되고 운명처럼 데뷔하게 됐다."
주희 - "당시 장윤정 선배님과 같은 사무실이었는데 정말 꿈 같았다. 사장님도 전폭적으로 지원해주셨다."
Q. 트로트 가수로 전향한 것을 후회한적은 없나.
주희 - "난 내가 하는 일에 후회를 전혀 하지 않는다. 얼마 전, 개그우먼 후배 조승희가 '선배님이 여자 후배들 사이에서 귀감이 되고 있어요'라고 하더라. 개그우먼들이 가장 크게 꿈을 꿀 수 있는 것은 MC나 예능인이 끝이었다. 그런데 내가 가수로 직업을 바꾸고 자리를 잡은 것이 귀감이 됐다는 말인 것 같다."
Q. 2008년에 윙크로 데뷔했는데, 벌써 '10주년'이 됐다.
승희 - "10년동안 한 번도 쉰 적이 없었다. 10년의 시간이 인간 강승희와 강주희를 만든 시간이었다. 정말 감사한 시간이었다. 아주 왕성한 활동은 아니지만 쉬지 못하게 많이 불러주시고, 사랑해주셨으니 멋진 모습으로 보답할 일밖에 없는 것 같다."
주희 - "10년을 온 것도 기적인 것 같다. 10년이 됐지만 어떻게 보면 10년 밖에 안 된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 안에 사랑해주시는 애창곡이 있다는 것도 기적이고, 모든 것이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진짜 우리가 들려드리고 싶은 음악, 보여드리고 싶은 무대로 많은 분들께 행복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무대 욕심이 확실히 커졌다."
([★지금 뭐하세요?②]에서 계속)
kindbelle@xportsnews.com / 사진=서예진 기자
전아람 기자 kindbell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