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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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론소 보낸 리버풀, 우승경쟁 '먹구름'

기사입력 2009.08.05 21:32 / 기사수정 2009.08.05 21:32

조형근 기자



[▲결국, 마드리드로 떠난 그 남자 '사비 알론소'ⓒ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

[엑스포츠뉴스=조형근 기자] 지난 시즌 아쉽게 리그 준우승에 머물며 또다시 리그 우승의 꿈을 접어야만 했던 리버풀,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우승에 가까운 시즌이었기에 이번 09/10시즌이야말로 '베니테즈의 리버풀'이 완성되고 우승 트로피를 리버풀로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가 매우 컸다. 특히 라이벌 맨유의 에이스인 호날두가 마드리드로 향하면서 그 기대감은 더욱 부풀어 올랐다.

하지만, 굳건했던 오른쪽 풀백인 아르벨로아가 친정팀으로 컴백했고, 염문설이 끊이지 않던 사비 알론소도 결국 리버풀에 3400만 유로를 안겨주고 그 또한 '갈락티코 2기'의 부름을 받아 마드리드로 향했다. 아르벨로아의 이적은 글렌 존슨의 영입으로 상쇄시킨다지만, 아무런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행해진 알론소의 이적이라 리버풀은 또다시 난관에 봉착하고 말았다.

알론소의 부재는 리버풀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지난 시즌 베니테즈가 보여준 4-2-3-1 속에서 사비 알론소는 아르헨티나의 마스체라노와 함께 짝을 이루며 리버풀의 공격을 이끌었다. 사실상 세컨드 톱의 자리에 위치해 토레스와 환상적인 콤비를 이룬 제라드와 토레스를 지원해주는 역할이 바로 알론소였다. 마스체라노만큼 폭넓은 활동량과 강한 전방위 압박, 그리고 적재적소에 롱패스로 공격을 풀어나가는 그는 단연 리버풀 중원에서도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알론소가 결장하고 루카스가 출장한 경기에서 우리는 리버풀의 경직된 공격형태를, 그리고 어딘가 한 군데 모자란 듯한 불안정한 경기를 쉽게 볼 수 있었다. 즉 알론소는 리버풀 공격의 다양화를 꾀할 수 있는 사령관과도 같은 선수임과 동시에, 안정된 볼 키핑능력과 정교한 롱패스 능력은 리버풀이 중원에서부터 장악을 시도하며 상대를 압박해 경기를 안정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게 만드는 능력을 가진 선수였다.

알론소의 대체자는 아퀼라니? 폴센? 데푸르?

물론 베니테즈 감독이 팀 전술의 핵심인 알론소를 보내고 아무런 보강도 하지 않을리는 만무하고, 실제로 세리에A의 아퀼라니나 폴센, 그리고 벨기에의 전도유망한 재능인 데푸르와 영입설이 나돌고 있다. 하지만, 그 어느 선수가 온다 하더라도 베니테즈 감독은 자신의 전술을 일정 부분 수정해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아퀼라니나 데푸르라면 알론소를 대체하겠지만, 폴센이라면 제라드가 내려오면서 베나윤이 중용될 것이다]

아퀼라니는 아마도 가장 이상적인 알론소의 대체자일 것이다. 넓은 시야와 중거리 슛의 장착, 그리고 패스 능력은 마스체라노의 새로운 파트너로 떠오르기에 손색이 없다. 하지만, 그는 세리에A에서 지난 시즌 고작 14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으며 지금도 부상회복에 여념이 없는 소문난 유리 몸이다. 또한, 경기를 풀어가기보다는 지금의 제라드처럼 공간침투를 통해 자신이 뭔가를 결정짓는 것을 좋아하는 선수이기에 그에게 완전한 대체자의 모습을 찾기엔 무리가 있을 것이다.

만일 베니테즈가 폴센을 영입한다면 그것은 마스체라노의 나날히 발전하는 패스 능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생각해야겠다. 알다시피 폴센의 별명은 '싸움 개'로 중원에서의 거친 파이팅이 장점인 선수이지, 절대로 공격 전개나 패스에 장점을 갖는 선수가 아니다. 물론 폴센이 리버풀에 가세한다면 폴센-마스체라노의 중원은 상대팀에게 충분히 위협적일 것이다. 상대팀 또한 제대로 된 중원에서의 공격 전개가 녹록치 않을 테니까 말이다.

폴센이 영입된다면 베니테즈가 부임하기 이전까지 중앙 미드필더였던 제라드가 다시 원래의 자리에 복귀할 수도 있다. 제라드는 알론소만큼 롱패스 능력이 뛰어나며 활동량은 알론소의 그것보다 뛰어나다. 게다가 대표팀에서는 중앙에서 뛰고 있다. 유일한 단점은 그로 인해 지난 시즌 EPL 최고의 콤비였던 제라드-토레스 라인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는 지난 시즌 후반기에 좋은 활약을 펼친 베나윤이 좀 더 중용될 것이다.

최근 영입설이 떠도는 스탕다르 리에쥬의 데푸르의 경우에도 중앙보다는 조금 더 전방에서 경기하고자 하는 기질이 강한 선수로, 데푸르를 영입한다면 그는 알론소의 자리를 어느 정도 대체함과 동시에 리버풀의 핵심인 스티븐 제라드의 좋은 백업 멤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스탕다르가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함에 따라 팀의 핵심인 데푸르를 보낼 생각이 없다는 것은 이적료 협상에서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중원뿐 아니라 타 포지션도 보강 시급

물론 알론소의 이적자금을 통해 폴센과 아퀼라니, 데푸르 중 능히 2명 정도는 영입할 수 있지만 현재 리버풀은 중원만 보강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베니테즈가 알론소의 이적자금을 통해 중앙 미드필더 1명과 토레스의 백업을 영입하는 것에 주력할 수도 있으며, 아우렐리우의 장기부상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취약해진 왼쪽 풀백을 보강하는 곳에 사용할 수도 있다. 거기다 리버풀은 현재 중앙 수비수도 쓸 만한 선수가 캐러거, 아게르, 스크르텔 3명밖에 없다. 전체적으로 스쿼드를 정리한 것은 좋았지만 백업 멤버가 턱없이 부족해진 것이다.

리버풀은 지난 시즌에도 베스트 11멤버와 백업 멤버의 실력 차가 현저해 로테이션 정책을 펼치다가 승리해야 할 시점에서 승리하지 못하고 많은 무승부를 거두며 결국 무너져 내렸다. 리그는 장기적인 레이스이니만큼, 알론소를 대체할 만한 선수를 영입해 베스트 11을 확고히 할 것인가, 아니면 괜찮은 백업 멤버를 영입해 스쿼드의 전체적인 질을 높일 것인가. 4주 남짓 남은 여름 이적시장에서의 베니테즈의 행보에 따라, 올 시즌 리버풀이 울게 될 것인지 웃을 수 있을 것인지가 결정될 것이다.



조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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