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8.18 01:04 / 기사수정 2005.08.18 01:04
같은 듯 하면서도 다른 야구장 응원문화
'불꽃 응원' - 잠실 구장
프로야구 초창기만 해도 야구장에서 '응원'이란 개념이 없었다. 기껏해야 "XX 이겨라!" "XXX 화이팅" 과 같은 단순한 구호나 혹은 좋아하는 팀의 승리와 간만에 야구장이라는 야외에 나와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즐기는 것만으로 흡족해하는 팬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야구장에 '응원단장'과 '치어리더' 가 등장하고 다양한 비트나 리듬을 지는 '음악'이 도입되면서 점점 야구장에 응원이 점차 자리잡아갔다. 그만큼 이제 응원은 야구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문화'로 인정받고있는 것이다.
이러한 응원이 각 지방의 특색에 걸맞는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고 야구장의 '응원문화'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살펴보기로 하자.
▲ 롯데에서만 볼 수 있는 '신문지 응원'
공통적인 각 팀의 응원문화
사실 아직까지 상당수의 구장(특히 인구수가 작은 도시의 소규모구장)에서는 겨울에 농구장에서 익히듣곤 했던 비트의 응원이 많은 것도 현실이다. 가령 '베토벤 바이러스' 라든지 '님과 함께'와 같은 비트로 야구팬들의 응원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귀에 익은 비트라 따라하기는 좋지만, "여기가 야구장인지 농구장인지 모르겠다" 는 푸념을 늘어놓는 팬들도 심심찮게 접할 수 있었다. 프로농구가 상대적으로 프로야구에 비해 젊기 때문에 빠른 비트를 주로 응원에 사용하다보니 야구장을 찾는 올드팬입장에선 반감을 가지기에도 충분했다.
게다가 심지어는 프로농구에서는 A팀을 응원하던 응원단장이 여름엔 전혀다른 연고지의 야구단 응원단장을 맡거나(물론 야구-농구의 같은 연고지 팀. 혹은 연고지는 다르지만 모회사가 같은 구단의 응원을 맡는 경우도 있음) 막대풍선-치어리더에 의존한 형식적인 응원문화가 오래 지속되면서 팬들은 어느구장에서나 볼 수 있는 응원보단 지역의 특색을 살린 개성있는 응원에 대한 욕망이 점점 더 커져갔다.
▲ 비가와도 끝까지 경기를 관전하는 팬들-사직구장
지역색(?)을 살린 각 구단의 응원문화
이러한 팬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각 구단은 최근들어 점점 자기들만의 색깔을 강화시킨 응원을 펼치는 사례가 잦아졌다. 역시 색다른 응원문화의 선두주자는 단연 큰 시장인 서울과 부산을 갖고있는 롯데 - 두산 - LG 이다.
항구도시 구도부산을 연고로 가지고 있는 롯데는 한마디로 '화끈한 응원'의 선두 주자다.
과거 지저분한 구장 의자 위에 깔고 앉기 위해 가지고 왔던 신문지를 이용하는 방법. 신문지를 갈기갈기찢어 흔드는 신문지 응원과 더불어 최근에는 쓰레기봉지를 이용해서 흔들어대는 '봉지 응원'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또한 상대투수가 주자에게 견제를 할 때 쯤 '마(임마)!' 라는 다소 격한 구호로 상대팀의 기를 꺾어놓는다. 롯데에서 먼저 시작된 이 응원은 한화(뭐여?!)-LG(땍)등의 자매품을 배출시킨 원조라 할 수 있다.
▲ 사직구장의 봉지응원
▲ 수원구장의 봉지응원
반면 잠실을 연고로 쓰는 두산 - LG의 경우 '막대풍선'이라는 고전적인 응원도구를 이용, 응원단장의 지시에 따라 일사분란한 응원으로 유명하다. 특히나 두산의 경우 1993~2005년(2003년은 제외)까지 줄곧 두산베어스의 응원만을 맡아왔던 송창훈 응원단장의 일사불란한 리듬과 응원구호에 맞춰 하얀 막대풍선과 깃발을 흔들어대는 모습은 잠실구장에 멋진 광경을 연출했다. 게다가 '선수 등장음악' 혹은 '응원가'를 만들자고 건의하고 또 직접 만드는 열성을 보인 응원단장이라 아무래도 타구단하곤 다른 '두산다운' 응원문화 창조에 큰 역할을 했다.
▲ 두산베어스의 '산증인' 송창훈 응원단장
▲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보이는 두산의 막대풍선
잠실 라이벌 LG는 타 팀과는 다르게 내야가 아닌 외야에서 응원한 최초의 구단이다. 게다가 LG에는 프로야구 최초로 여자 장내아나운서의 일상적인 선수 소개방식을 탈피, 허지훈 장내아나운서를 기용 응원문화와 선수소개에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고 팬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경기 종반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기 위한 '대형걸개응원' 과 '불꽃응원' 역시 경기종반 선수들에게 힘을 주고있다.
▲ LG의 명문 대형 현수막 응원
더 재밌는 응원으로 더 많은 팬들이 야구장을 찾길
결국 경기장에 경기 이외의 볼거리가 더 풍성하면 풍성할수록 팬들의 발걸음이 잦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나 최근들어서는 야구 경기 자체의 승패보단 열띤응원이 신나서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러 야구장을 찾는 팬들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또한 응원단이 주로 홈구장에서만 하는 것을 감안, 일부 열성팬들은 직접 원정경기장까지 찾아가서 응원을 펼치는 일도 이젠 심심치않게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만큼 응원이라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반증이라 생각된다.
야구장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응원. 앞으로도 더 개성있고 재미있는 응원이 많이 나와 팬들의 발걸음이 야구장으로 향하는 횟수가 많아졌으면 한다.
▲ 최근 한화의 상승세로 많은 관중이 찾고있는 대전구장의 응원풍경
▲ 원정에서도 기죽지 않고 응원하는 기아팬들 - 사직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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