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8.02 09:47 / 기사수정 2009.08.02 09:47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K-리그 선두를 질주하던 FC 서울이 주춤했다.
8월의 첫날,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진 2009 K-리그 슈퍼매치 수원과의 라이벌전에서 후반 6분 안영학과 후반 40분 티아구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0-2로 완패하며 최근 9경기 무패행진의 제동이 걸리며 상승세가 꺾였다.
서울은 승점 추가에 실패하며 승점 33점으로 제자리걸음 하게 되어 2일 성남-전북 전에서 전북이 무승부 이상을 거둘 경우 2위로 내려앉게 되었다.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이 사라지며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수원이지만 이번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달랐다. 서울전을 앞두고 합숙 훈련을 할 정도로 준비를 철저히 했고 경기장에 운집한 3만 오천 명의 홈팬들의 일방적인 성원은 서울의 기세를 꺾기에 충분했고 수원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차범근 감독도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올 시즌 최고의 경기였다"고 말할 정도로 수원의 경기력은 승점 3점을 가져가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번 완패에는 세뇰 귀네슈 감독의 전술적인 패착이 한몫했다. 이날 서울은 수원의 에두-티아고 투톱을 의식한 듯 박용호-김진규-아디가 스리백을 구성했고 이종민과 김치곤이 윙백에 위치하며 수비 시에는 파이브백으로 나섰다.
이런 전술은 효과를 보며 수원의 양쪽 윙백 김대의와 문민귀의 오버래핑을 차단하며 수원 측면공격을 무력화시켰다. 수원은 전반 45분간 서울의 골문을 위협하지 못했다. 수원은 전반에 5개의 슈팅에 그쳤고 유효 슈팅은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서울 역시 3개의 슈팅을 기록하는 등 날카로운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전체적으로 전반전은 원정경기임에도 서울이 미세하게 주도권을 잡고 있었다.
그러나 후반 6분 세트피스에서 안영학에게 골을 허용한 후 상황이 급변했다. 선제골을 허용한 귀네슈 감독은 후반 12분 이승렬과 김치곤을 빼고 정조국과 김승용을 투입시키며 아디-김진규-박용호-이종민으로 구성된 포백으로 변화를 주었고 중앙에서 수비의 중심을 잡아주던 김한윤을 보다 공격적인 주문으로 동점골을 노렸다. 한 골을 실점한 입장에서 동점골을 노리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전술의 변화가 너무 일렀다.
중앙이 헐거워진 서울은 수원에 끌려다니기 시작했고 전반 내내 부진했던 티아고는 후반 17분 날카로운 역습으로 서울의 골문을 위협하는 등 상대 수비가 얇아진 틈을 타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기대하던 동점골이 터지지 않고 경기의 주도권을 내주자 귀네슈 감독은 후반 32분 이종민 대신 김치우를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그러나 이것이 결국 추가 골의 빌미가 되었다. 오른쪽 수비 이종민이 아웃되자 김승용이 오른쪽 수비에 위치하며 공수의 균형을 잡아주었으나 전문 수비수가 아닌 김승용에게는 다소 역부족이었다.
오른쪽에 위치한 이종민이 빠진 자리에 주로 왼쪽에서 활동하는 김치우의 투입은 오른쪽 라인을 헐겁게 만들었고 혼자 오른쪽을 담당하던 김승용이 추가 골의 빌미가 된 김대의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막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반대로 김치우와 동시에 하태균을 투입시킨 차범근 감독의 교체투입은 빛이 났다.
역전 골 상황을 살펴본다면 김대의 앞에 하태균이 있음으로써 김승용은 김대의를 압박하지 못했고 김대의는 보다 자유로운 상태에서 티아고에게 볼을 배급할 수 있게 되었다. 앞서는 상황에서 공격수를 투입시킨 차범근 감독의 용단이 단 8분 만에 추가 골을 이끌어냈다.
공격 상황에 스리백에서 수비 시에는 파이브백으로 변환하며 수원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았던 서울의 탄탄한 수비진은 귀네슈 감독의 너무 이른 교체타이밍으로 순식간에 무너지게 되었던 것이다. 결과론적이지만 한 골 차에 불과했기에 전반에 고수하던 전술을 유지하며 여유를 갖고 경기를 풀어나갔다면 서울의 입장에서 다른 결과를 받아들일 수도 있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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