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유진 기자] '허스토리'의 김희애와 문숙, 민규동 감독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아 '허스토리' 이야기를 다시 되짚었다.
7일 오후 부산 영화의전당 두레라움홀에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초청된 영화 '허스토리'(감독 민규동) 오픈토크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김희애, 문숙, 민규동 감독이 참석했다. 자리에 함께 할 예정이었던 예수정은 건강상의 문제로 아쉽게 불참했다.
이날 김희애는 "날씨가 억수로 좋네예, 반갑습니데이"라고 부산 말로 반갑게 인사를 전해 환호를 받았다.
문숙 역시 "'허스토리'를 부산에서 오래 촬영했다. 다시 오게 돼 감격스럽다. 이 영화를 찍으면서 부산을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하게 됐다"며 부산을 찾은 반가운 마음을 전했다.
지난 6월 27일 개봉한 '허스토리'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6년 동안 오직 본인들만의 노력으로 일본 정부에 당당히 맞선 할머니들과 그들을 위해 함께 싸웠던 사람들의 뜨거운 이야기로, 당시 일본 열도를 발칵 뒤집을 만큼 유의미한 결과를 이뤄냈음에도 지금껏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관부재판'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
33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입소문을 통해 영화를 아끼는 팬덤이 형성되며 자발적인 단체관람이 이어지는 등 개봉 후 넉 달여가 된 지금에도 주목을 받고 있다.
민규동 감독은 '허스토리'를 향한 관심에 대해 "이전에는 보기 드물었던, 포스터에 꽉 찬 여성 배우들과 이전에 보기 힘들었던 활발하게 펼쳐지는 여성들의 장면들에서 오는 즐거움이 있었을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어 "영화 자체를 좋아할 수도 있지만, 각각의 캐릭터들을 팬분들이 좋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훌륭한 배우들이 제한된 영역 안에서 어렵게 고군분투하시는데 각각의 서사들이 단순한 엄마나 아내 이상의 역할들을 가지고 연기하는 모습이 관객에게 새로운 즐거움으로 다가간 것 같다. 그것으로 생명력이 연장되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서 고군분투하는 여행사 사장 문정숙 역을 연기했던 김희애는 "사실 저는 부끄럽지만 '위안부' 문제에 대해 많이 생각하지 못하고, 캐릭터가 너무나 매력적이라는 생각에 출연하게 된 것이다. 사투리도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제게는 너무나 큰 도전이었었다"고 얘기했다.
서귀순 역을 맡았던 문숙은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그 분들의 고통을 100% 공감하지는 못하지만, 어느 정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후손으로 선배들의 가슴 아픔을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그것을 통해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젊은 사람들이 다시는 그런 일을 겪지 않도록, 이 분들을 표본 삼아서 우리 젊은세대들이 어떻게 우리나라 한국 여성으로 자존심을 지키고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희망과 목적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자랑스럽고 감동스럽다"고 말해 박수받았다.
영화를 향한 팬들의 사랑에 감사한 마음도 전했다. 김희애는 "저희 영화가 극장에서 내려간 후 '허스토리언' 여러분이 단체관람을 해서 초대받아 간 적이 있다. 제게는 처음 겪는 경험이었는데, 많은 분들의 깊고 뜨거운 사랑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 저희 영화를 바탕으로 장르의 폭이 넓어져서 저희가 활동하고, 여러분이 볼 수 있는 다양한 작품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라고 인사했다.
문숙 역시 "한국 여성으로서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앉아있는 것은 '위안부'같은 분들이 계셔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더 밝고 아름답고 더 힘차게 살아야 될 자유가 있다 고 본다. 모두 여성으로서 어마어마한 일을 하신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을 이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4일부터 13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을 비롯해 5개 극장, 30개 스크린에서 월드 프리미어 115편(장편 85편, 단편 30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25편(장편 24편, 단편 1편), 뉴커런츠 상영작 등을 합해 79개국의 324편이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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