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서현은 곧 설지현이었다. 굳이 역할을 분석하지 않아도 감정 이입할 만큼 설지현에게 빠져 살았다.
서현은 MBC 드라마 ‘시간’으로 미니시리즈 첫 주연에 나섰다. 동생과 엄마를 갑작스럽게 잃고 함께해주던 남편 수호(김정현)까지 보내 절망하지만 어떻게든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한 캐릭터를 맡아 열연했다. 설지현에게 몰입한 그는 “내 인생 같더라”고 이야기했다.
“이번 작품은 나 자신과 경계를 두지 않고 임했어요. 내 얘기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죠. 예전에는 제삼자의 입장에서 대본을 어떻게 풀까 생각했다면 ‘시간’에서는 내게 이런 일이 있구나 하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머리로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대본을 보는 순간 눈물이 나거나 화가 나거나
내 인생이 비참하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평소에도 그런 감정을 유지했어요.”
설지현은 좌절하고 분노하고 진실을 찾기 위해 애쓰고 오열하는 등 쉴 틈 없이 극한 상황에 내몰렸다. 서현은 안타깝고 절박한 상황 속 설지현의 감정 변화를 무리 없이 오갔다. “감정 컨트롤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옛날에는 집중하고 딱 털어버리자는 생각을 했거든요. 정신적으로 힘들어지니까요. 이번 작품은 대부분이 우울한 감정 상태였어요. 가족을 잃고 그 상황에서 파고드는 슬픔 때문에 내제된 슬픔이 계속 있어야 해 오열하고 차에서도 눈물이 나오고 그랬던 것 같아요.”
매순간 진짜 같은 연기를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평소에도 눈물이 날 정도로 힘들었지만 스스로 만족도가 높단다. 매회 최선을 다해 촬영했기 때문이다.
“제 연기를 볼 때 이상한 것, 거슬리는 것만 보여요. 왜 저렇게 했지, 무슨 생각 했지 이 생각만 들어요. 다음엔 저렇게 해야지 하지 말아야지 해요. 연기라는 게 가짜잖아요. 가짜를 진짜로 표현하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고 제 목표거든요. 가짜처럼 보이는 게 제일 싫어요. 제 연기를 볼 때 매 순
간 진짜이려고 노력해요. 앞으로도 연기하면서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될 것 같고요. 그래야 보는 사람도 동요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만족도는 높았어요. 그만큼 후회 없이 했고 100% ‘시간’에 쏟아부은 것 같아 후회가 남지 않아요. 대신 서주현의 멘탈이 더 힘들어졌어요. 눈물이 나더라고요. 음악을 듣는데 눈물이 나서 왜 이럴까 했는데 그런 감정 상태가 유지된 거 같아요.”
‘시간’의 남자주인공인 배우 김정현이 건강 문제로 중도 하차한 가운데 혼자 극을 이끌어가는 것에 부담감과 책임감을 느꼈다. 체중도 저절로 줄 정도로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지만 이를 이겨내고 열연을 보여줬다.
“전 작품에서 호흡한 감독님이 믿고 바로 연락 줘 감사했어요. 입봉작인데 중요한 작품이잖아요. 절 믿어줘 책임감이 들었어요. 작가님 전작도 재밌게 봤고요.
어려운 건 당연히 어려웠지만 그것보단 매력이 있었어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인데 유한한 시간 속에 내가 어떤 선택을 하냐에 따라 다르게 살 수 있다는 주제가 마음에 들었어요. 호평을 해주니 너무 감사하고 감개무량해요. 그렇게 말씀해주니 해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정말 그 인물이 돼 살아보려 한 거예요. 이번에는 제대로 한번 해보자 하는 각오로 했죠.”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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