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덕행 기자]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정확한 사실 확인 없이 기사를 퍼 나르는 일부 언론에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황교익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음식 전문 작가이다. 내 글과 말은 실명으로 공개된 상태에서 대중에게 전달된다. 방송과 신문, 잡지, 포털 등이 내 공개 무대다"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황교익은 "내 말과 글은 따라서 내 전문 영역의 다른 작가와 연구자 등 에게도 직접 전달이 된다. 공개된 지식시장에서 내 말과 글은 해당 전문 인력에 의해 수 없이 검증을 받고 있는 것이다"며 "내 말과 글에 오류가 있으면 즉시 견제가 들어오게 되는데, 전문 작가들이면 나와 사정이 똑같다. 이 공개 지식시장에서 전문 작가로 살아남으려면 자신의 말과 글에 오류가 없게끔 공부하고 관찰하고 사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교익은 최근 불고기, 멸치국수, 한정식과 관련한 발언이 재차 논란의 화두로 떠오른 것에 대해서는 "내 말과 글에 대해 함께 토론하고 의견을 나눈 전문 작가와 연구자들도 수없이 많다. 이 판이 호락호락하지 않아 허튼소리 하면 금방 씹히고 뒤로 밀려난다. 그렇게 20년이 넘게 이 일을 하고 있다"며 "근래에 익명의 악플러가 나와 관련한 가짜 정보를 만들어 퍼뜨렸다. 중졸 정도 지적 수준에 있는 자가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를 짜깁기한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나는 이를 내버려 두었다. 토론할 가치도 없는 내용인 데다 이름도 얼굴도 직업도 모르는 자와 전문 지식을 두고 토론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기 때문이었다"고 덧붙였다.
황교익은 "그런데 어제부터 일부 언론이 이 가짜 정보를 마치 신뢰할 만한 것인 양 다루고 있다"며 "이런 일이 대한민국에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크게 놀라고 실망하고 있다. 공개된 지식시장에 똥물을 끼얹는 짓이다"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앞서 황교익은 최근 방영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속 막걸리 블라인드 테스트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황교익은 "12개의 막걸리 브랜드를 미리 알려주고 찾아내기를 했어도 정확히 맞힐 확률은 매우 낮다"며 방송 프로그램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황교익이 과거 tvN '수요미식회' 등 방송을 통해 말했던 과거 발언들까지 재조명되며 논란이 확산됐다.
다음은 황교익 글 전문
나는 음식 전문 작가이다. 내 글과 말은 실명으로 공개된 상태에서 대중에게 전달된다. 방송과 신문, 잡지, 포털 등이 내 공개 무대이다. 내 말과 글은 따라서 내 전문 영역의 다른 작가와 연구자 등에게도 직접 전달이 된다. 공개된 지식시장에서 내 말과 글은 해당 전문 인력에 의해 수없이 검증을 받고 있는 것이다. 내 말과 글에 오류가 있으면 즉시 견제가 들어오게 되는데, 전문 작가들이면 나와 사정이 똑같다. 이 공개 지식시장에서 전문 작가로 살아남으려면 자신의 말과 글에 오류가 없게끔 공부하고 관찰하고 사색해야 한다.
불고기의 어원, 멸치육수의 이식, 한정식의 탄생 등등 한국음식문화와 관련한 말과 글을 나는 수도 없이 뱉었고 또 썼다. 내 말과 글에 대해 함께 토론하고 의견을 나눈 전문 작가와 연구자 들도 수없이 많다. 그들은 공개된 지식시장에서 내가 한 말과 글에 대해 오류를 지적한 적이 없다. 이 판이 호락호락하지 않아 허튼소리하면 금방 씹히고 뒤로 밀려난다. 그렇게 20년이 넘게 이 일을 하고 있다.
근래에 익명의 악플러가 나와 관련한 가짜 정보를 만들어 퍼뜨렸다. 내 말과 글이 오류투성이라는 것이다. 내용을 보니 중졸 정도 지적 수준에 있는 자가 인터넷 여기저기 떠도는 정보를 짜깁기한 것으로 보였다. 나는 이를 내버려두었다. 토론할 가치도 없는 내용인데다 이름도 얼굴도 직업도 모르는 자와 전문 지식을 두고 토론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제부터 일부 언론이 이 익명의 악플러가 올린 가짜 정보를 마치 신뢰할 만한 것인 양 다루고 있다. 가짜 정보를 공식화하여 내 신뢰에 흠집을 내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런 일이 대한민국에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크게 놀라고 실망하고 있다. 실명의 전문 작가가 공개된 지식시장에서 한 말과 글에 대해 익명의 악플러가 던진 가짜 정보를 근거로 하여 의심과 불신의 기사를 쓴다는 것이 어찌 가능하다는 말인가. 공개된 지식시장에 똥물을 끼얹는 짓이다.
언론 종사자에게 당부한다. 익명의 악플러가 쓴 글은 기사로 다루지 마라. 그러는 순간 언론은 더 이상 언론이라 할 수 없다. 악플러일 뿐이다. 언론에서 익명으로 기사를 다루는 것은 취재원의 신분이 노출되면 취재원이 여러 불이익이 당할 수 있을 때뿐이다. 이도 기자가 익명 취재원의 신상을 확인한 상태였을 때에나 하는 것이다.
인터넷에 의도적으로 가짜 정보를 뿌리고 이를 다시 언론에 올리는 식으로 여론을 호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가짜뉴스’가 그런 것이다. 언론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 기자는 악플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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