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또 관찰, 또 가족, 또 여행 예능이다. 그래도 '따로 또 같이‘를 봐야만 하는 이유는 뭘까.
김국진이 MC를 맡은 tvN 예능 프로그램 ‘따로 또 같이’가 7일 오후 4시 40분 첫 방송한다. 부부가 '같이' 여행지로 떠나지만 취향에 따라 남편, 아내와 '따로' 여행하는 모습을 담은 부부여행 리얼리티다. 같은 여행지 다른 여행을 즐기는 남편과 아내의 모습을 통해 결혼 후에도 각자 독립적인 취향과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독립 부부' 트렌드를 보여준다.
김유곤 CP는 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센터 텔런트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간단한 콘셉트다. 다양한 결혼 연차를 가진 부부가 함께 여행을 떠난다. 다만 함께 여행을 하는 게 아닌 아내, 남편끼리 낮에 따로 다니고 밤에만 숙소에서 만난다. 서로간의 다른 취향을 가진 남녀가 만나 극복하는 게 결혼 생활이다. 이 여행을 통해 시청자가 다양한 결혼 연차의 부부의 모습과 문제를 보면서 어떻게 해야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을지 확인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강수지와 신혼 생활 중인 김국진은 "지금은 따로 할 때가 아니어서 혼자 따로 나와서 이들의 일상을 봤다. 첫 녹화를 했는데 상당히 나와 비슷한 면모가 있다. 내 몸에 이봉원 50%, 김가온 40%, 최원영이 10% 들어 있다. 최원영은 차이가 많다. 수다스럽고 쇼핑을 좋아한다. 김한길, 최명길 부부는 아직 보질 못 했다. 오늘 오후에 녹화하는데 그때 자세히 볼 생각"이라며 MC로서 출연진을 바라봤다.
연령대와 스타일이 전혀 다른 네 쌍의 부부가 캐스팅됐다. 이제는 혼자가 더 편하다고 말하는 26년차 초현실 부부 박미선-이봉원, 드라마를 넘어 현실에서도 짝이 되어 환상의 케미를 자랑하는 5년차 부부 심이영-최원영, 연년생 두 아들과 육아 전쟁 중인 동갑내기 7년차 부부 강성연-김가온, 두 번째 여행부터 함께 한 24년차 부부 최명길-김한길 부부가 여행을 떠났다.
김한길은 "주로 뉴스 시간에 출연하다 이렇게 만나니 반갑다. 지난해 연말에 건강이 안 좋았다. 많이 아팠다. 그때부터 최명길, 내 아내가 24시간 내 옆에 있으면서 챙겨줬다. 이제는 많이 건강이 회복됐다. 따로 있을 때가 됐다 생각할 때쯤 제작진이 '따로 또 같이'를 설명해줬다. '따로' 부분이 많이 꽂혔다. 홀로서기를 연습해야 하는데 잘 됐다 했다. 최명길은 내게 '당신은 아직 따로 하면 안 돼'라고 말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까 따로 잘 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계기로 내게는 또 한번의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명길은 "처음에는 많이 주저했는데 이 사람이 잘 할 수 있겠다고 얘기해 고민 끝에 섭외에 응했다. 지금까지 잘 하고 있다.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심이영은 "처음 얘기를 들을 때는 따로 여행을 간다는 얘기는 못 들었다. 부부가 같이 여행을 간다는 얘기를 들었다. 처음에 흔쾌히 재밌겠다, 결혼하고 서로 너무 바쁘고 바로 출산하고 일하는 연속이어서 함께 하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았다. 그래서 함께 여행 가면 좋겠다는 생각에 출연을 결심했다. 제작진이 여행을 따로 간다더라. 우리가 생각한 것과는 달랐다. 첫 여행지만 그렇고 다음 여행지에서는 변하겠지 했는데 출발만 같이 하고 완전히 따로 생활 하고 밤에는 피곤하니 얼굴만 보고 잠든다. 이렇게 두 번의 여행을 마쳤다. 그래도 우려한 것과 달리 큰 재미가 있었다. 신랑하고 시간을 많이 못 보내 아쉽지만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설명했다.
최원영은 "앞에서 말한 부분이 맞다. 나는 올 것이 왔구나 생각했다. 취지 설명을 다 듣고 나서 참여해 보니 부부간에 서로 몰랐던 취향이나 다름을 이해하고 알면 앞으로 살아가면서 존중과 신뢰가 바탕이 돼 좀 더 재밌게 살 여건이 마련되지 않을까 했다. 이 프로그램을 애정하게 됐다"며 곁들였다.
이봉원은 "결혼한지 26년 됐다. 기존 방송사에서 많이 보여줬다. 또 어디 나가서 하자 하면 더이상 보여줄 게 없어 지양했다. 그런데 마침 제작진이 여행은 가는데 남자끼리 간다고 하더라. 그렇다면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결혼 15년 이후부터 늘 따로 여행을 갔다. 늘 갔던 걸 똑같이 하면 되겠다, 괜찮다 싶었다. 그 덕에 기존에 몰랐던 영화 쪽 친구, 피아니스트 친구, 정치계 형님을 알게 돼 감사했다. 계속 술자리를 이어가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박미선은 "여러분 저희 행복해요"라며 함께 농담했다. 이어 "부부 프로그램에 섭외가 많았지만 안 하고 있었다. 갑자기 이걸 하겠다고 하더라. 따로 가는 거였다. 그래서 나도 분해서 따로 가겠다고 했다. 우리 1년에 한 번은 같이 다닌다. 따로 하는 여행이 뭔지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김가온은 "나이가 들면서 남편, 아빠가 된다. 그 중에 요즘에 가장 무겁게 느끼는 타이틀이 아빠, 남편이다. 여행을 가면 짐꾼과 가이드의 노릇을 항상 해야 한다. 이 콘셉트를 듣는 순간, 촬영이라는 것보다 여행에 확 꽂혔다. 이 여행은 그런 타이틀을 벗고 재밌게 가벼운 손과 마음으로 놀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으로 출발했다"며 출연 계기를 털어놓았다.
강성연은 "3, 4세 연년생 귀여운 남자 악동들을 공동 육아하고 있다. 드라마에서는 엄마 역할을 해봤지만 정말 다르더라. 내 자식을 보살피고 여유를 느끼기에는 힘든 하루하루를 산다. 여행을 가도 아이들을 위한 여행이지 내가 쉴 수 있는 여행이 허락치 않았다. 이 프로그램 제의가 들어왔을 때 쉼 없는 지친 일상을 보내다보니 방송인 걸 잊고 따로 여행을 한다는 것에 확 끌렸다"고 거들었다.
이번 여행을 통해 발견한 서로의 몰랐던 부분은 뭘까. 심이영은 "남편은 의젓하고 조언을 해주는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는데 키득대더라. 우리 남편도 개구쟁이 같고 소년 같은 모습이 있구나, 내가 몰랐구나 생각했다. 나와 둘이 있을 때는 왜 저런 표정이 안 나왔지 한다. 가끔 웃으라고 말도 안 되는 장난 칠 때도 있는데 남편은 참는다. 입꼬리는 이렇게 올라가는데 참는다. 근엄한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그런데 이번에 다른 모습을 봐 놀라긴 했다"고 했다.
최원영은 "심이영이 잘 때 이불 속에서 혼자 키득대며 웃는다. 잘 못 보고 숙면한다. 심이영의 달라진 점은 내 모습부터 보느라 정신이 없다. 여행 다녀와서 보니 개인적으로 체감하는 건 남편과 아버지라는 무게를 벗고 여행지에서 형님 동료 친구와 여행가면서 공통 부분이 있는 사람들끼리 여행하면서 낄낄 대고 작은 것 하나 가지고 놀고 그런게 소년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 마음 속이 정화된 것 같다. 좋았던 시간이다. 아내에게도 그런 시간이 있을거로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이봉원은 "최원영을 본지 얼마 안 됐지만 같이 지내다 보니 이렇게 해맑은 친구가 있구나 새삼 느꼈다"면서도 "박미선과는 결혼한지 26년이 됐지만 아직 잘 모른다. 여자들끼리 잘 논다. 둘이 있을 때는 정말 잘 안 논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박미선은 "(이봉원은) 내가 예상한대로 놀더라. 다른 면모는 없다. 늘 그렇게 산다"고 했다.
김가온은 "내가 늘 동선을 짜다 보니 아내가 혼자 간다고 하면 걱정이 된다. 그 여행을 즐길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는데 정말 잘 즐기더라. 기우였다는 생각이 든다"며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강성연은 "첫 여행에는 계획을 짜주고 리드해주는 사람이 없다 보니 긴장했다. 둘째 날에는 심경이 변화했다. 남편은 시간을 쪼개 바쁘게 여행하는 스타일이다. 역시나 그런 캐릭터가 첫 번째 여행의 둘째날 부터 불살라 오르더라. 어떤 영상을 봤는데 첫째 아이가 해맑게 웃는 모습, 똑같은 표정을 짓더라. 심장이 터질 것 같은 묘한 감정을 느겼다. 여행을 다녀와서 처진 눈이 자동 리프트가 된다. 비포 애프터가 차이가 많이 난다. 기력이 요즘 떨어져 있는데 세번째 여행 촬영을 갈 때가 됐다고 느낀다. 여행을 다녀와서는 육아도 열정적으로 한다"며 달라진 면모를 언급했다.
김유곤 CP는 MBC '아빠 어디가', tvN '둥지탈출' 등 가족, 여행, 관찰 예능에 일가견을 보였다. 이번 '따로 또 같이' 역시 여행을 떠난 실제 부부의 일상을 관찰 형식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앞선 예능과 유사한 형태를 보인다.
이와 관련 "여행을 계속 하고 있다. '아빠 어디가'와 비슷한 게 일종의 실험이다. '아빠 어디가'는 엄마가 없는 환경에 고립돼 낯선 곳에 가서 관계가 변화하는 과정을 관찰한다. '따로 또 같이'도 일상에서 벗어나 부부가 낯선 곳으로 가서 관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지켜본다. 섭외에 제일 신경을 쓴 부분은 연차다. 연차에 따라 부부의 관계와 차이점이 있다. 박미선, 이봉원 부부는 26년 차에 따로 살고 있지만 행복하지 않나. 최명길 김한길 부부는 박미선 이봉원 부부와 연차는 비슷하나 다르게 살아간다. 비교가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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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