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수정 기자] '주문을 잊은 음식점' 다섯 치매인들의 열정 넘치는 서빙 현장이 시청자들에게 묘한 뭉클함을 선사했다.
25일 KBS 1TV 추석특집 '주문을 잊은 음식점 2부-치매는 처음이라'가 방송됐다.
무려 20:1의 경쟁률을 뚫고 '주문을 잊은 음식점' 운영에 도전하게 된 경층 치매 5인. 지난 24일 방송에서 이들은 기존 TV 방송 중 치매에 대해 기분 좋게 다뤄진 프로그램이 없다는 점에 아쉬움을 드러내며 "우리처럼 노력을 하면 진행 속도가 늦어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주문을 잊은 음식점' 총지배인 송은이와 총괄 셰프 이연복이 이끄는 '중식계 어벤저스'까지, 경증 치매 5인과 이들은 철저한 준비 끝에 드디어 가게를 오픈했다. 오픈하고 초반에는 손님들이 거의 찾아오지 않아 초조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가게 안은 손님으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손님을 받을 테이블이 모자라 합석을 하는 광경이 펼쳐지기도.
경증치매 5인은 서툴지만 손님들의 테이블을 하나한 찾아가며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비록 테이블에서 손님을 받을 때와 주방으로 가 주문을 전달할 때 메뉴를 다르게 말하는 소소한 실수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그 누구도 여기에 인상 하나 찌푸리지 않았고, 시종일관 웃음이 가득했다. 특히 이들은 "나도 치매는 처음이라"고 말하고 웃으며 유쾌한 모습을 보여줬다.
또 이날 방송에서 박철민은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매니저와 함께 '주문을 잊은 음식점'을 방문했다. 박철민의 어머니도 치매를 앓고 있는 중. 이에 박철민은 자신의 어머니와 비슷한 어머니들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우리 어머님도 경증이었으면 이거 하셨을텐데..."라고 말해 뭉클하게 했다.
박철민은 "우리 어머니도 워낙에 활동을 좋아하던 분이셨다. 우리 어머니도 이런 걸 하셨으면 정말 잘 하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다"며 "우리어머님은 중증이시다. 2~3살 정도다. 그런데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 순간순간 짧은 순간, 아주 가끔이지만 깜짝 놀랄 때가 있다"고 어머니를 떠올렸다.
한편 '주문을 잊은 음식점'은 국내 최초로 경증 치매인들이 직접 음식점을 준비하고 영업에 나서는 과정을 담은 캐주얼 다큐멘터리. 치매에 접어들기 시작한 경증 치매 환자들의 삶에 초점을 맞춰, 수동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자발성과 독립성을 강조한 프로그램이다.
nara777@xportsnews.com / 사진 = KBS 1TV 방송화면
오수정 기자 nara77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