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8.08 07:56 / 기사수정 2005.08.08 07:56
7일 달구벌 대구에서 막을 내린 2005 동아시아 축구 선수권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은 일본을 상대로 1:0으로 패하면서 2무1패라는 참담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는 당초 총력을 기울여 승리를 이끌어 내겠다는 본프레레 감독의 북한전 후 인터뷰와는 달리 시종 일관 짜임새 없고 골 결정력 부족의 모습을 보이며 답답하게 전개되었다.
중앙의 교체
본프레레 감독은 당초의 김상식 - 김정우 콤비를 불러 들이고 새롭게 대표팀에 발탁된 젊은 피 백지훈과 넒은 시야를 자랑하는 김두현을 일본전 선발로 내새웠다. 하지만 두 선수는 앞선 콤비를 이뤘던 두 선수보다 공격적인 스타일로 수비형 미드필더의 부재가 우려되었다. 결국 경기내내 중앙을 확실히 압도 해내지 못하면서 마지막 3선 라인이 혼란스런 상황을 맞게 되었고 이것은 어김없이 상대에게 좋은 찬스를 내주는 셈이 되었다. 그러나 일본 역시 전반에는 좋은 기회를 좀처럼 살려나가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공을 외면하는 골대
한국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수많은 슈팅에도 불구하고 끝내 그물을 출렁인 공은 단 하나였고 그것마저 중국전 김진규의 프리킥 골이 전부였다. 유난히 골 결정력이 고개를 숙인 이번 대회였다.
이날 경기에서도 3톱을 고집스럽게 구사하던 본프레레 감독은 정경호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리고 이천수와 이동국을 짝을 지워 내보냈지만 결국 북한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무득점의 수모를 겪어야 했다. 찬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전반 10분 이천수의 위협적인 돌파에 이은 왼발슛 , 전반 34분 이동국의 날카로운 두차례의 슈팅 , 후반 김두현의 강력한 중거리 슛 등이 있었으나 끝내 골대는 공을 외면했다.
단조로운 공격루트
경기내내 한국이 주도권을 잡고 나간 경기였지만 일본의 수비적인 전술에 말려 좀 처럼 시원스런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몇 번의 찬스를 돌아보면 개인적인 역량에 의해 만들어진 골 찬스가 대부분을 차지 하는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
좀처럼 매끄러운 패스 플레이로 수비를 벗겨나가지 못하는 모습은 공격루트의 단조로움으로 이어져 투톱을 이뤘던 이동국 , 이천수가 위치를 벗어나 공을 받은 후 고립되는 현상이 벌어졌다. 포워드들이 좀처럼 1:1 싸움에서 이겨주지 못하고 백패스로 일관하는 점 , 어이없는 슈팅이 꽤나 있었던 점도 경기를 더욱더 답답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다.
정확하지 못한 패스
중앙에서 투톱이 공을 받으러 올라왔다가 패스의 정확성 부재로 공을 빼앗겨서 역습을 당하고 , 수비에서 공격으로 올라가는 패스가 정확치 못하다 보니 실상 투톱이 자기 위치에서 공을 공급받은 경우는 많지 않았다. 어느샌가 그런 실수에 익숙해져 버리는 대표팀이 되어버린 모습은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새로운 선수들
K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였던 홍순학 , 백지훈 , 양상민 등 새로운 얼굴들은 당초의 기대에 약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많은 축구팬들이 이들의 신통치 않은 모습에 날카로운 비난의 화살을 날렸으며 본프레레 감독이 이번 대회의 부진을 설명할때 항상 거론하는 양념거리로 채택 되었다. 물론 실망스런 모습을 대부분 보이긴 했지만 아직 그 선수들에 대한 가능성을 접어두긴 이르다. 본프레레 감독은 이미 김동진을 단 3경기가 아닌 수 많은 경기로 테스트 했고 유경렬 , 김한윤 등을 평가전 , 중요한 경기에 투입 시키면서 나름대로 테스트와 담금질을 동시에 해왔다. 앞으로 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 선수들이다.
용병술
축구팬들의 비난하는 주된 요인중 하나가 본프레레 감독의 용병술이다. 일본전 중앙 라인이 축구포털에 공개 되었을때 반응 중 "절망적이다" 라고 생각하는 팬들이 꽤나 있었다. 백지훈 , 김두현 둘다 공격성향이 강한 선수인데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수비형 미드필더를 보느냐는 거다. 실제로 한국은 김두현이 김정우로 교체될 때까지 수비형 미드필더가 없이 경기를 했다고 해도 무방하다.
현대 축구에서 수비형 미드필더의 중요성은 2002시절 김남일의 존재를 떠올려도 충분히 이해하리라 생각한다. 슬럼프에 빠졌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좀처럼 골맛을 보지 못하고 있는 포워드진의 교체가 거의 없다는 것도 여론이 본프레레 감독의 용병술을 걸고 넘어지는 이유중의 하나다. 그리고 오늘 박주영이 오른발을 거의 쓰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답답함을 견디지 못해 투입한듯한 본프레레의 모습에서 팬들은 더욱더 초조함을 느꼈을 것이다.
한국에서 개최된 2005 동아시아 축구 선수권 대회는 꼴찌(4위)라는 참담한 성적으로 대표팀을 괴롭게 만들었지만 그에 못지 않는 교훈도 얻었다. 그것은 바로 "지금 이대로는 안된다" 라는 것이다. 경기 후 내용은 괜찮았다는 본프레레 감독의 말에 성난 축구팬들의 여론 , 대한축구협회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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