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그라운드가 곧 칠판이 되는 마법, 바로 SK 와이번스의 '야구수학 토크콘서트'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이다.
SK는 지난 7월 "야구와 수학 교육을 연계한 행사를 마련한다"는 보도자료를 내놨다. 이름하여 '인천SK 야구수학 토크콘서트'. 교육과 스포츠를 접목시켜 학생들에게 재미있는 학습 환경을 만들고, 나아가 교육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위한 취지였다.
기록의 스포츠인 야구가 각종 숫자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스포츠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이를 토크 콘서트, 하나의 이벤트이자 교육 프로그램으로 확장시킨 것은 어느 구단도 시도하지 않았던 기획이었다.
내·외부적으로 물음표가 많이 붙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토크콘서트 참가 신청이 시작되자 야구수학 토크콘서트를 향한 열기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첫 토크콘서트 당시 모집 정원이 200명이었는데, 무려 700명에 가까운 신청자가 몰렸다. 학생은 물론 자녀를 둔 학부모, 교사 등 각계각층에서 토크콘서트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냈다.
매일같이 치러지는 경기와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 하나가 살아있는 교재가 됐다. 야구와 수학의 공통점 같은 단순한 이야기부터 조건부 확률로 알아보는 수비 시프트에 이르기까지. 주어진 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야구로 말할 수 있는 수학, 수학으로 말할 수 있는 야구는 무궁무진 했다.
일회성 행사로 토크콘서트를 기획한 SK는 1회 토크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9월 '가을시리즈'라는 이름으로 다시 한 번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가을시리즈에서는 첫 토크콘서트에서의 아쉬움을 발판 삼아 초·중·고등·대학교 과정으로 컨텐츠를 세분화 해 '눈높이 수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가을시리즈 역시 개인, 단체 할 것 없이 상당히 많은 참가 신청이 접수 됐다. 특히 강화여고의 경우 300명이 넘는 1,2학년 전교생이 참가 신청을 하면서 SK는 당초 예정되어 있던 고등부 강연에 앞서 한 회차를 늘렸다. 강화여고를 포함, 총 4일에 걸쳐 진행된 '야구수학 토크콘서트'의 참가자는 900명에 달했다.
SK는 강연이 자칫 지루해지지 않도록 강연 중 김우중 장내 아나운서, 정영석 응원단장, 치어리더와 함께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스포츠와 교육에 엔터테인먼트까지 더해진 셈이다. 여기에 선수, 코치와 함께하는 코너도 만들어 현장과의 거리를 좁혔다.
토크콘서트에 참여해 학생들과 야구, 수학을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진 투수 서진용은 "학생들과 함께 행사를 지켜보니 '야구와 수학이 이렇게 관련이 많았구나' 싶을 정도로 나 또한 야구와 수학과의 접점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토크콘서트는 토크콘서트로 끝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공부법은 바로 복습. 토크콘서트에서 참가비 8천원에는 당일 경기 입장권과 응원막대까지 제공되어 있어 토크콘서트에서의 흥미를 실제 경기로 이어가도록 했다. 초·중·고등학생에게는 응원지정석을, 대학생에게는 보다 야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의자지정석을 제공하는 등 좌석 또한 섬세하게 구성했다.
평소 야구를 좋아했던 학생이나, 야구를 전혀 몰랐던 학생 모두 야구수학 토크콘서트에서 강연을 들은 후 경기를 보는 시각은 조금 달라질 터다. 그렇지 않다 한들, 야구장에서의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는 것 만으로도 토크콘서트가 가지는 의미는 충분하다.
야구를 만나는 새로운 채널이 열렸다. 다음 시즌에도 SK의 '야구수학 토크콘서트'는 계속해서 진행될 예정이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SK와이번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