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허종호 감독이 2015년 '성난 변호사' 이후 3년 만에 '물괴'로 돌아왔다. '꼭 한 번 도전해보고 싶었던 장르였다'고 '물괴'를 소개한 허종호 감독은 많은 이들과 작품을 통해 함께 소통하길 바랐다.
12일 개봉한 '물괴'는 조선 중종 22년, 듣도 보도 못했던 흉악한 짐승이 나타나 나라를 어지럽히고 왕의 안위까지 위협하자 왕의 부름을 받은 윤겸이 물괴의 실체를 파헤치기 시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지난 해 4월 10일부터 7월 21일까지 이어진 3개월의 촬영을 거쳐, 물괴의 모습을 구현해냈던 후반작업까지 '물괴'와 함께 했던 시간을 떠올린 허종호 감독은 "크리쳐물은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장르였어요.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할 때 우려도 많았죠. 배우 분들과 스태프 분들이 힘을 합쳐 주셔서, 점점 확신이 생겼던 것 같아요"라고 얘기했다.
고민은 현실적인 부분에서 시작했다. '조선시대 괴물을 구현해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우려였다. 허종호 감독은 "한국의 CG 기술력도 상당히 성장했잖아요. 용기를 내서 할 수 있었죠. 이 정도의 제작비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던 것은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스태프들의 공이 컸죠"라고 말을 이었다.
괴물의 모습을 관객들에게 설득시켜야 한다는 허종호 감독의 고민도 이어졌다.
"괴물의 모습을 설득해야 하는 것이잖아요. 모습이 너무 판타지스러워도 안되고, 리얼하게 받아들이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죠. 또 궁이라는 공간에 잘 어울리는 크리쳐로 만들어야 한다는 게 가장 힘든 일이기도 했어요. 그 디자인을 만드는 부분에서 고민이 많았죠."
영화 속에서 물괴는 중반부에 모습을 드러낸다. "시나리오 콘티 단계에서부터 물괴의 등장 시점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고 전한 허종호 감독은 "정확히 러닝타임 절반 때 등장하거든요. 그 앞에선 물괴에 대한 얘기와 암시가 이어지죠. 보통의 크리쳐물에서도 그 정도 시간에 등장을 하곤 하는데, 물괴의 실체가 드러나는 시점이 그때가 적당하다고 생각해 결정된 부분이에요"라고 덧붙였다.
해태의 형상을 닮은 물괴는 보는 이들에 따라 다양한 감정을 이끌어낼 수 있다.
허종호 감독은 "무섭지 않다고 얘기하시는 분들도 있고, 흉측하다고 말하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기본적으로는 물괴라는 존재가 두렵고 무서워야 한다는 점에 포인트를 뒀어요. 그래야 등장인물들이 물괴를 마주하고 도망가는 데 있어서도 존재감이 생긴다고 생각했거든요. '너무 징그러워서 저 존재를 외면하고 싶다'까지 가면 안 되는 것이고, 그렇다고 해서 '귀여운데 왜 도망가'라는 생각도 들지 않게 하는 그 지점이 굉장히 어려웠는데 보시는 관객 분들이 평가해주실 것이라 생각해요"라고 설명했다.
배우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표현했다. 가장 먼저 캐스팅됐던 김명민을 비롯해 김인권, 이혜리, 최우식, 박성웅, 이경영, 박희순 등의 이름을 차례로 언급한 허종호 감독은 "정의감을 주고 신뢰감을 줄 수 있는 톤 앤 매너를 유지해야 하는데, 김명민 선배가 그 역할을 너무나 잘해주셨죠. 또 이 영화를 선택해주셔서 물괴가 완성될 수 있었던 것이잖아요. 리스크를 무릅쓰고 출연해주신 것이니까, 그런 부분에서 배우 분들에게 모두 감사한 마음이 있죠"라고 말했다.
또 실제로도 남다른 조화를 자랑하는 물괴 수색대 4인방의 모습에 대해서도 "정말 가족 같은 모습이잖아요. 각자의 역할을 다해서 네 명이 이렇게 하나의 캐릭터처럼 보일 수 있게 된 것이죠. 배우 분들의 모습이 잘 어우러지기를 바랐는데 실제 그렇게 완성됐어요"라고 전했다.
허종호 감독은 "'물괴'의 기획을 처음 들었을 때 저 역시 많은 생각과 고민이 있었거든요. 궁에서 물괴가 포효를 하는 모습이 잘 그려지면 굉장히 멋질 수 있겠다는 생각, 그런 영화를 만들고 꼭 보고 싶었었어요. 좋은 배우들과 스태프와 함께 할 수 있어 너무나 즐거웠던 현장이었고, 후반작업 역시 꽤 긴 시간이 걸려 수고스럽기도 했지만 관객 분들이 그 모습을 잘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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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