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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을 찾아서] '밀란'과 '아주리'의 터줏대감, 파울로 말디니

기사입력 2009.07.11 10:56 / 기사수정 2009.07.11 10:56

권기훈 기자



가끔 당신이 누군가와 축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말 중 하나일 '그땐 xx가 정말 대단했는데'

'전설'이라 불리며 끝없이 회자되는 그 들에 대한 이야기 

[엑스포츠뉴스=권기훈 기자]
축구계에서 '전설'이라는 이름을 붙여도 반발이 없을 만한 선수는 그다지 많지 않다. 정말 한 분야에서 엄청나게 많은 일을 해냈거나, 다른 선수들의 표본이 되고, 세계적인 명성을 가져도 현역 선수에게는 전설이라는 이름을 붙이기 정말 어렵다.

하지만, 세리에A에는 그런 존재가 한 명 있었고, 모든 사람이 그를 전설이라고 부르는데에 반대하지 않고 있다. 바로, 그 사람은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밀란에서 25시즌을 뛰고 은퇴한 파울로 말디니이다.

아무리 위대한 축구선수라고 해도 25시즌을 연달아서 큰 부상 없이 뛰기는 힘든데, 말디니는 25시즌 동안 밀란이라는 한 클럽을 지키면서 밀란 소속으로 세리에A, 코파 이탈리아, 챔피언스리그 등 902경기에 나섰고, 데뷔 시즌인 84-85시즌을 제외하면, 모두 최소 10경기 이상을 출전하는 엄청난 체력을 보여주었다.

파울로 말디니는 밀란에서 뛴 25시즌 동안 7개의 스쿠데토, 1개의 코파 이탈리아 우승 컵, 5개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컵, 5개의 슈페르코파 우승컵, 그리고 5개의 유에파 슈퍼컵 우승컵 등, 총 23개의 우승컵을 들어내는 데 성공하는 등, 커리어로도 전설이라고 불리는데 조금도 부족하지 않은 면을 보여주고 있다.

단지, 말디니가 부족한 것은 월드컵 우승 트로피일 뿐이다. 그가 마지막으로 월드컵에 출장했던 것은 2002년 한일월드컵이었고, 한국와의 16강전을 마지막으로 말디니는 국가대표 유니폼을 벗었다. 당시 이천수가 일부러 말디니의 머리를 걷어찬 일은 결국 말디니의 마지막 국가대표 경기에서 해서는 안 될 짓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말디니는 그 유명한 이탈리아의 전설이었던 체사레 말디니의 아들로 태어났고, 밀란의 유스팀에 입단하면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특히, 말디니가 데뷔할 때는 말디니의 자리에 프랑코 바레시라는 또 다른 이탈리아의 전설이 있었고, 그의 뒤를 이어야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말디니에게 가해진 부담감은 상상을 초월하였다.

하지만, 말디니는 그런 부담감을 극복해냈고, 자신의 두 번째 시즌부터 밀란의 주전 왼쪽 풀백으로 자리를 굳히는데 성공, 어느새 밀란에서 없어선 안 되는 선수로 변모하는 데 성공하였다. 그 이후 20년가량은 말을 안 해도 알 정도로 전설적인 모습이다.

이젠 말디니가 없는 09-10시즌, 밀란의 스쿼드를 볼 때마다 25년 동안 존재하였던 말디니가 없어서 휑할 기분일 것이다. 하지만, 말디니의 아들인 크리스티안 말디니가 밀란의 유소년 팀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고, 체사레 말디니, 파울로 말디니에 이어 3대가 밀란에서 선수로 뛰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날도 머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2009년, 이탈리아는 북아일랜드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말디니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고자 하였다. 진정한 멋진 은퇴경기를 위해 말디니를 국가대표로 소집하고자 하였지만, 말디니는 정중하게 거절하였다. 이제는 후배들의 시대지 자신의 시대가 아니라면서 후배들을 위해주는 말디니의 모습에서 우리는 진정한 '전설'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관련기사] ▶ 이제는 전설이 된 그 들의 이름을 찾아서

☞ EPL의 '작은 거인' 지안프랑코 졸라 

☞ '땀'으로 이룬 전설, 호세 안토니오 카마초 
 
☞ 분데스리가를 빛낸 위대한 별, 오토 레하겔


[사진=밀란의 전설 말디니(C) AC 밀란 공식 홈페이지 캡쳐]



권기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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