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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 리포트] '리틀 인호봉' 인진교, "아버지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분"

기사입력 2009.07.09 18:36 / 기사수정 2009.07.09 18:36

김현희 기자

[엑스포츠뉴스=대구, 김현희 기자] 부전자전(父傳子傳)’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서로 닮은 아버지와 아들을 두고 하는 이야기인데, 최근 고교야구를 보면 모든 이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역시 부전자전이다.'라고 이야기할만하다. 2009시즌, 최초로 미국 진출에 성공한 천안 북일고의 '거포’ 김동엽은 한화 이글스에서 포수로 뛰었던 김상국씨의 아들이고, 서울고 주장 김동빈 선수의 아버지는 김용국 삼성코치다. 또한, 이순철 전 LG 감독의 아들인 이성곤 선수는 경기고에서 중심 타선을 책임지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는다. 1학년생들 중에서도 유독 ‘프로야구 2세’들이 많다. 경기고에서 ‘무서운 1학년생’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강진성은 KBO 강광회 심판 위원의 아들이며, 북일고 1학년 포수 송우석의 아버지는 다름 아닌 한화 이글스의 송진우 선수다.

이들은 유년 시절부터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아 저절로 야구를 배웠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별다른 ‘조기교육’이 필요 없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김동엽은 돌잔치 이후 어린이용 글러브와 야구공을 잠시라도 손에서 떼지 않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아버지 뺨치는 아들’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도 하다.

그리고 여기 또 다른 ‘프로야구 2세’가 있다. 비록 1학년이지만, 언젠가 팀의 중심으로 자리 잡게 될 ‘될성부른 나무’다. 투수에서부터 시작하여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이 선수의 이름은 인진교(인천고등학교 1학년)다. 다른 ‘프로야구 2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지만, 그는 삼미 슈퍼스타즈 원년 멤버인 ‘에이스 인호봉’의 아들이기도 하다.

나에게 아버지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분'

그러나 인진교는 경기고 강진성, 신일고 하주석 등 다른 1학년들에 비해 출전 기회를 자주 잡았던 것은 아니었다. 아버지와 함께 ‘대를 이어’ 인천고 선수가 되었지만, 주전으로 출전하기에는 선배들의 실력이 워냑 출중하기 때문이다. 고교스포츠 특성상 1학년이 주전을 꿰차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하지만, 가능성은 있다.

지난 1월, 본지와의 인터뷰 ‘야인시대’ 코너를 통하여 만난 인호봉 선수는 아들에 대해 “열심히 하고, 성실하다는 장점은 높이 사 주고 싶다. 그러나 근성이 약하다는 점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뭐든지 근성만 가지고 한다면 훌륭한 선수가 될 것이다.”라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인진교 본인도 이 사실을 너무나 잘 안다. 아버지가 봉황대기 선수권 대회에서 40이닝 무실점 기록을 세운 사실도 모를 리가 없다. 그래서 인진교는 ‘아버지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분’이라고 설명한다. 그만큼 아버지의 존재가 크기 때문이다.

그런 인진교도 아버지의 지도를 받았다. 우완 에이스인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은 인진교는 “초,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아버지가 많이 가르쳐 주셨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고교 이후부터 아들에게 일절 손을 대지 않았다. 인천고에는 최계훈 감독이 있기 때문이다. 인호봉 선수의 3년 후배인 최계훈 감독은 롯데와 LG에서 투수코치를 지냈던 ‘투수조련사’다. 이 점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인호봉 선수 스스로도 고교 때부터는 일선에 잘나서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라이벌은 '포철공고 허건엽'

그런 인진교에게 라이벌은 누구일까. 경기고 강진성, 신일고 하주석 등을 뽑을 수 있지만, 인진교 본인은 다른 선수의 이름을 댔다. 다름 아닌 포철공고 1학년 투수 허건엽(16)이다. 중학교 시절에 대결을 펼쳤지만, 한 번 패한 적이 있어 나중에 반드시 다시 만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아직은 먼 이야기지만, 투수로 마운드에 설 경우 언제든지 적으로 만날 수 있다. 그래서 인진교는 ‘지지 않으려고’ 한다. 공교롭게도 인천고의 대붕기 16강전 상대가 바로 포철공고다. 경기에 나서건 나서지 않건 간에 인진교 본인으로서는 ‘반드시 이겨주기를 바라는’ 일전이 될 수밖에 없다.

이와는 별도로 인진교는 아버지와는 다른 ‘훤칠한 외모’를 자랑한다. 초고교급 선수로 대성한다면 얼마든지 ‘스타’가 될 수 있다. 정말로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 이야기한 것처럼 ‘아버지 뺨치게 야구를 잘하는 아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미래의 고교야구 스타, 인진교의 선전을 기원한다.

[관련 기사] ▶ [야인시대] 인천야구의 영원한 에이스, 인호봉을 만나다 

 



김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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