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영화 '님의 침묵'(감독 한명구) 측이 배우에게 오디션 비용을 요구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반대로 오디션을 보러 온 배우에게 오디션비를 지급한 사례가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5월 배우 윤주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SBS 수목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님께' 오디션 후기를 올리며 "어느 날과 같은 오디션이었지만, 큰 배움을 가지고 온 시간이었다"며 "그리고 작은 선물을 받았다. 오디션을 보러 와 준 것에 감사하다는 작은 배려. 이 작은 배려가 큰 행복과 감사함으로 내 안에 가득 찼다. 처음 느껴본 느낌이라 잊지 못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소정의 교통비로 받은 3만원과 '친애하는 판사님' 측으로 부터 받은 편지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공개된 편지에는 "오디션 보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오늘 보여주신 연기와 열정에 감사드립니다.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해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여러분의 잠재력을 알아볼 수 있도록 저희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여기까지 와 주신 여러분을 위해 소정의 교통비를 준비했습니다. 저희와 오늘 함께 한 짧은 인연이 여러분의 앞날에 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라는 글이 적혀있다.
또한 지난 6월에 있었던 SBS 새 드라마 '흉부외과' 오디션에 참여한 이시유 배우도 자신의 SNS에 "데뷔 이래 이런 감동은 처음 느껴본다. 배우로서 오디션 후 이런 편지를 받고는 진심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오디션 후기를 올렸다.
역시 "귀중한 시간을 내어 저희 '흉부외과' 오디션에 참석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많은 배우 분들을 모시는 자리라 배우님의 역량을 모두 발휘할 만큼의 시간을 할애해드리지 못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함께하게 된다면 최고의 연기로 저희 드라마에 힘을 보태주시길 부탁드리고 혹시 함께하지 못하더라도 다음 기회에 함께할 수 있도록 오늘의 연기 잘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적힌 편지와 소정의 교통비를 지급했음을 알 수 있다.
엑스포츠뉴스 취재 결과 SBS는 제작비를 할애해 '친애하는 판사님께' 오디션에 참석한 300명의 배우와 '흉부외과' 오디션에 참석한 200명의 배우 모두에게 이같은 편지와 교통비를 지급했다.
배우들은 공통적으로 이런 편지와 교통비 지급을 "처음 겪는 일"이라고 말하며 감동을 표했다.
캐스팅 제의를 받고 출연하는 상위 10%의 배우와 달리, 대부분의 직업 배우들은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찾애 헤맨다. 그런 이들에게 오디션 하나 하나는 소중한 기회다. 그러나 오디션을 보러 가기까지의 교통비, 메이크업비를 생각하면 오디션 자체가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일반 기업에서도 일정단계 이상의 면접 전형에서는 지원자에게 소정의 면접비를 지급한다. 자신의 회사를 위해 시간을 할애한 지원자의 노력을 치하하고, 교통비를 제공해 최소한의 손해도 없도록 돕는다.
오디션과 면접은 둘 다 당장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뽑기 위한 자리다. 그렇다고 해서 일하지 않을 사람에게 사측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남길 필요는 없다. 특히 배우의 경우는 언젠가 다른 작품에서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또한 오디션은 콘텐트를 만드는 제작 과정 중의 한 부분이다. 오디션을 보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낭비라고 생각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SBS, 이시유 인스타그램, 윤주 인스타그램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