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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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최다 완봉승' 포수, 최기문의 노련미

기사입력 2009.07.05 02:12 / 기사수정 2009.07.05 02:12

이종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종은 기자]"(최)기문이 형이 요구하는 볼에 한 번도 고개를 젓지 않고 그대로 던졌어요"

지난 4일 SK전서 완봉승을 거둔 송승준의 말이다. 송승준-최기문 배터리가 '챔프' SK를 1-0으로 일축하고 또 한 번의 완봉승을 이끌어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송승준은 최기문의 리드를 100% 따랐다고 말했다. 투수와 포수는 경기 중 서로 사인을 주고받으며 볼의 구질을 정하게 된다. 포수가 먼저 사인을 보낸다. 포수는 이전 타석, 타자의 자세, 주자 상황, 스코어, 투수의 컨디션 등 여러 가지 요소를 빠른 시간 안에 판단해 투수에게 지시를 내린다. 포수를 흔히 '안방마님'이라 일컫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대개 투수는 포수의 지시에 따라 투구를 한다. 그러나 경기 도중 사인을 받던 투수가 몇 차례 고개를 젓는 경우가 있다. 이는 포수가 요구한 공이 투수가 '던지고 싶은 공'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러할 경우에는 서로 의견 조율 하에 구질을 정한다.

보통 투수들은 그날 자신 있는 공이 있을 경우 혹은 왠지 불길한 느낌이 들 경우, 포수가 미덥지 못한 경우 등에 한해 포수의 사인을 거부한다. 이날 송승준이 최기문의 리드에 100% 따른 이유는 그만큼 자신의 판단보다는 최기문의 결정을 전적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결국 송승준은 9이닝 4피안타 9삼진 1볼넷의 쾌투로 2경기 연속 완봉승을 따냈다.

올 시즌 최기문에게 완봉승은 그리 낯설지 않다. 올해만 2번째 완봉승을 받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한화전과 지난 4일 SK전 모두 송승준과 최기문이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 4번밖에 나오지 않은 완봉승 중 2번을 송승준이 던졌고, 최기문이 받았다. 송승준이 완봉승 부문 리그 1위에 해당하니, 자연스레 최기문도 완봉승을 가장 많이 받은 포수가 된다.

최기문은 27일, 주전 포수 강민호가 부상을 당하면서 선발 포수로 출장 중이다. 지난 3일 SK전(장성우 포수 출장)을 제외하고 연일 롯데의 안방을 책임지고 있다. 이 기간 팀이 거둔 성적은 4승 2패. 최기문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3일 경기를 제외하면 4승 1패이며 이 기간 투수들은 44이닝 동안 14실점(방어율 2.86)밖에 하지 않았다.

이는 후배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다. 팀내 후배 포수인 강민호, 장성우 등에게는 최기문이 마스크를 쓰는 것 자체가 공부다.

지난 96년 OB(두산의 전신)로 데뷔해 올해로 프로 13년차를 맞이하고 있는 최기문. 그의 '노련미'가 팀과 투수에겐 승리를, 후배 포수들에게는 '산 경험'을 안겨주고 있다. 

[사진=묵묵히 제 역할을 해주고 있는 포수 최기문 (C) 롯데 자이언츠 구단 제공]



이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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