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7.03 13:22 / 기사수정 2009.07.03 13:22
[K-리그 프리뷰]
정규리그 14라운드 인천 vs 제주
7월 4일 19시, 인천 월드컵경기장
후반기 들어 1무 1패로 부진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가 이번 주말 제주 유나이티드를 인천 월드컵경기장으로 불러드린다.
도화성의 부상투혼으로 힘겹게 대전과 1대1 무승부를 이루며 후반기 2연패의 위기에서 벗어났던 인천은 중위권 제주를 상대로 후반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제주는 지난 일요일 홈경기서 부산을 2대0으로 완파하며 모처럼 얻은 상승세의 기운을 인천전서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잘나가던 인천, 주춤하는 이유 '왜?'
휴식기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전반기에 화려하게 비상했던 인천이 달라졌다. 인천은 후반기 첫 경기였던 포항전서 1대4로 올 시즌 최악의 경기를 보여 주며 패하더니, 하위권에 머물고 있던 대전에도 도화성의 코뼈와 맞바꾼 승점 1점을 챙기는데 그쳤다. 리그에서 1무1패라는 성적은 언제든 얻을 수 있지만 두 경기서 나타난 인천의 경기력이 모두 올 시즌 최악에 해당할 만큼 나빴다는 점이 인천 팬들의 걱정을 더하고 있다.
인천이 주춤하는 이유는 왜일까? 인천의 전반기와 후반기의 선수구성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과 인천이 특출난 한두 선수에게 의존하는 팀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문제는 인천팀 전체에서 찾을 수 있다.
첫 번째 문제는 인천은 실점을 당하면 경기를 제대로 풀지 못한다는 점이다. 인천은 전반기에 주로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상대편 공격을 막아내고 빠른 역습으로 상대의 허점을 공략하는 전술을 써왔다. 이 전술은 상대편의 공격의지가 강할수록 빛을 본다. 문제는 인천이 선제골을 내줬을 경우다. 테스트의 의미가 강한 컵 대회를 제외하고 리그에서 인천이 선제골을 내준 경기는 4경기로 성적은 2무 2패였다. 역습에 강점이 있는 인천이 선제골을 내주면 수비를 강화하는 상대팀을 공략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강력한 수비에 비해 경기당 득점률이 낮은 점도 문제다. 12경기 12득점으로 경기당 득점률 1은 리그 상위권 팀에 어울리는 득점력은 아니다. 전반기에는 인천의 짠물수비가 경기당 실점률 0.3으로 승리를 가져다주었다. 그러나 축구에서는 언제나 포항전 챠디의 자책골, 대전전 고창현의 프리킥 골처럼 완벽한 수비진이라도 어쩔 수 없이 당하는 실점이 존재한다. 예상치 못한 실점을 극복할 수 있는 득점력이 있어야 더욱 강한 팀이 될 수 있다.
개막 초 기대했던 인천의 미드필더들이 예상외로 부진한 점도 빼 놓울수 없다. 인천의 허리를 책임지던 노종건-드라간 콤비에 전 국가대표 미드필더 손대호와 부산에서 이적한 베테랑 도화성이 가세하며 그 어느 때보다 기대를 받았던 인천의 허리였다.
그러나 시즌의 3분의 1이 지난 현재 손대호는 아직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간간이 교체 출장할 뿐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공수를 조율해 주던 드라간 역시 급격한 체력저하를 보여주며 엔트리에서 제외되고 있다. 박창헌과 김영빈 역시 상대팀을 완벽히 제압할 만한 세기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인천의 허리는 도화성과 노종건에게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천의 최근 부진은 인천의 전반기 상승세 속에 숨어 있던 문제점과 상대팀들의 철저한 인천분석이 더해진 결과다.
부상선수 복귀, '베스트11 가동'으로 달라질 제주
조용형, 히카도, 강민수 등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전력 이탈하며 주춤했던 제주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5월 달에 일찌감치 복귀한 조용형-히카도에 이어 지난 일요일 부산전서 강민수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제주 알툴 감독은 "올 시즌 단 한 번도 베스트 11으로 경기를 치른 적이 없다. 핵심 부상 선수들이 대거 복귀하는 만큼 후반기에는 달라진 제주를 보여줄 것"이라며 주전 선수들 복귀에 따른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강민수의 복귀로 제주는 강민수-조용형의 국가대표 센터백 라인을 가동하게 됐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찰떡 호흡을 자랑했던 두 선수이기에 제주의 국가대표 센터백 라인은 상대팀 공격수들에게 상당히 부담스런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
제주의 아쉬운 점은 역시 득점력이다. 강민수의 복귀로 수비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리그 12경기 서 10득점을 올리며 경기당 득점률 0.83을 기록하고 있어 득점력 개선이 시급하다.
제주의 공격진에서는 올 시즌 4골 3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오베라가 가장 위협적이다. 지난 K리그 12라운드 서울전서 터진 골키퍼를 넘기는 감각적인 골은 오베라의 개인적인 능력을 모두 보여주는 골이었다. 오베라 외에는 2골 1도움의 심영성, 3골을 기록 중인 방승환 등 능력 있는 토종 공격수들이 눈에 띈다.
제주로서는 이번 인천전이 매우 중요하다. 제주가 후반기에 상위권에 들기 위해서는 지난 부산전서 2대0으로 승리하며 잡은 후반기 상승세의 기운을 인천전서 반드시 이어가야 한다. 제주로서는 최근 부진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인천이기에 더욱 놓칠 수 없는 한판이다.
유병수, '국가대표 센터백 듀오' 넘어설까?
월드컵 7회 연속 진출을 결정지은 유병수, 조용형, 강민수가 다시 만난다. 이번엔 붉은 유니폼 대신 유병수는 푸른색을, 조용형과 강민수는 오렌지색을 입고 소속팀을 위해 맞대결을 펼친다.
유병수는 대표팀에 다녀온 이후로 상대팀의 극심한 견제를 받고 있다. 유병수는 지난 포항전서 PK로 골을 기록하긴 했지만 전반기보다 강력해진 상대팀의 집중마크 탓에 제 역할을 다하진 못했다. 또 지난 대전전서는 3톱의 꼭짓점으로 출전하여 여러 차례 골문을 노렸지만 별다른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하며 후반 교체 아웃됐다.
이런 와중에 유병수에게 조용형-강민수 '대표팀 센터백 듀오'와의 맞대결은 곧 위기이자 기회다.
최근 상대팀 수비수들의 극심한 견제 속의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유병수가 국내 최고 수준의 두 수비수와의 대결에서 또다시 큰 어려움을 겪는다면 신인선수라면 한 번씩 경험하는 성장통을 좀 더 일찍 겪을 수도 있다.
반면 유병수가 기대 이상의 좋은 활약을 펼치게 된다면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맹활약할 수 있는 큰 자신감을 얻을 수도 있다.
유병수를 상대할 조용형과 강민수는 서로 찰떡 호흡을 자신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부상으로 소속팀에서 같이 경기에 나선 건 지난 일요일 부산전이 처음이지만 대표팀에서의 경험을 살리면 충분히 안정된 수비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게 둘의 생각이다.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 노력중인 유병수와 대표팀에서의 찰떡 호흡을 소속팀에서도 이어가려는 조용형-강민수의 대결이 인천과 제주전의 흥미를 더한다.
손대호 vs 구자철 승패를 결정지을 '중원 전쟁'
두 팀의 중원 전쟁은 누가 승리할까?
20살 어린 나이에 벌써 프로 3년차가 된 구자철은 제주의 '키 플레이어'다. U-18 주장과 U-20 대표로도 활약하며 소속팀과 대표팀서 모두 무한 신뢰를 받고 있는 구자철은 어린 나이에도 영리하게 경기를 풀어나갈 줄 아는 선수다.
구자철은 올 시즌 1골 2도움으로 크게 눈에 띄는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제주의 공격과 수비는 모두 구자철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공수에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인천의 핵심 미드필더 도화성은 코뼈 부상으로 한 달간 결장한다. 또 노종건 역시 부상으로 경기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김영빈은 대전전서 공간을 너무 허용하는 문제점을 노출하며 후반시작과 함께 교체되어 제주전 출전 가능성이 작다. 현재로서는 손대호와 박창헌의 출장이 가장 유력하다.
미드필드에 이렇다할 대체자원이 없는 인천으로서는 손대호가 살아나 주길 기대한다. 어리지만 영리한 선수 구자철과의 중원 싸움에서 인천이 승리하려면 반드시 그의 부활이 필요하다. 대전전서 후반 교체 출전한 손대호는 전진 패스부분에서는 부정확한 패스로 아직 문제점을 보여줬지만 상대 공격의 흐름을 끊는 능력만큼은 여전했다.
무서울 것 없는 20살 구자철과 잠시 숨고르기 중인 29살 손대호의 대결은 나이를 떠나 치열한 허리싸움이라는 축구의 또 다른 재미를 보여줄 것이다.
[사진ⓒ남궁경상 기자]
(엑츠) 김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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