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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전 승리를 위한 인천의 '필요조건'

기사입력 2009.07.03 13:26 / 기사수정 2009.07.03 13:26

유기봉 기자



[엑스포츠뉴스=유기봉]
월드컵 휴식기가 끝나고 벌어진 리그에서 인천은 지난 두 경기 1무1패라는 저조한 성적을 받았다. 결과뿐만 아니라 내용에서도 불안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인천을 응원하는 많은 팬에게 적지 않은 근심을 안겨주고 있다.

휴식기 이후 가진 첫 경기에서는 포항에 4골을 내어주면서 11경기에서 보여준 최소 실점(3실점)을 넘기는 씁쓸함이 다가왔으며, 지난 대전전에서는 감독 사퇴라는 어수선한 분위기의 상대팀에게 경기 내내 끌려가다 도화성의 부상과 맞바꾼 무승부를 거둠으로써 자치 7월의 악몽을 예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윤원일의 부상으로 견고하리라 여겼던 포백의 조직력이 급격히 무너졌으며, 도화성의 부상으로 약 한 달간 중원을 어떻게 꾸려 나아가야 할 지가 페트코비치 감독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2009 FA컵 16강에서 광주와 120분 혈투를 벌인 제주를 상대해야 하는 이번 14R는 1,2위권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현 상황과 5,6위 팀이 무섭게 따라붙는 시점에서 매우 중요한 일전이 된다.

하지만, 제주전 또한 그리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을 듯하다. 작년 4월 제주와의 컵대회에서 4골을 내준 상황과 포항에 마찬가지로 4골을 내준 상황이 너무나 비슷하기 때문이다. 제주전 대패 이후 5월 동안 2무 3패(컵대회 포함)라는 처참한 결과가 뇌리를 스치듯 흡사 지난날이 데자뷰로 이어져 7월 한 달도 그렇게 우울하게 보내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인천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은 비단 제주전에서만 해소되어야 할 사항은 아니다. 향후 리그를 준비하는 데 있어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하며, 매 경기에 필요한 필요조건이 되어야 다시 한번 2005년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병수의 부활, 그리고 챠디의 팀플레이

유병수가 월드컵대표로 뽑혔던 영광은 인천 구단에는 마케팅, 홍보 등에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그 이후 리그에 복귀하고 나서는 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미 지난달 스스로 월드컵 휴식기 동안 체력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지만 대표팀 일원으로 포함되면서 그런 시간을 갖지 못한 듯 보였다. 또한, 이와 맞물려 계속되는 상대의 강한 압박에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특유의 강점이 드러나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여기에 챠디가 팀플레이에서 점점 벗어나는 행동을 보임으로서 공격라인의 조직력 또한 흔들리고 있다. 지난 포항과의 경기에서 프리킥 찬스 때 자신에게 기회를 주지 않은 불만의 표시로 공을 던진 것은 팀 전체 분위기를 헤치는 큰 잘못된 행동이었다.

휴식기 이전 11경기를 치르면서 인천은 경제적인 공격을 이끌어 왔다. 개막전 상대팀보다 1골을 더 넣겠다는 감독의 의지대로 진행되어왔기 때문이다. 실점을 최소로 줄인 탓에 경기당 한, 두 골만 넣어도 팀 승리는 물론, 안정된 전력을 보여왔으나 그 이후 두 경기를 보면 이제는 공격라인에 쇄신이 필요한 듯 보인다.

그 중심에는 단연 유병수가 있어야 하며, 챠디 또한 포함되어 있어야만 한다. 약 2주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한 유병수는 떨어진 실전감각을 하루빨리 끌어올려 경기에서의 집중력을 높이고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어야 하며, 상대의 압박으로부터 스스로 이겨내는 신인다운 패기를 보여줘야 한다.

챠디는 그라운드에서 최대한 감정을 억누르고, 개인보다는 팀플레이를 중심으로 하는 모습으로 유기적인 공격라인이 형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포백라인의 재정비

아무리 인천의 선수층이 얇은 편이지만 11명만으로 경기를 이끌어 나갈 수는 없다. 전재호-임중용-안재준-윤원일이 이끄는 포백라인이 안정감을 가져왔지만 언제나 경고누적, 부상 등 변수는 어김없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안을 지니고 있어야만 한다.

이미 전재호가 경고누적으로 빠진 두 번의 경기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사실은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만 안정된 수비라인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윤원일이 부상으로 빠진 지난 두 경기에서 그동안 견고하던 인천의 수비는 크게 흔들렸다. 모처럼 그를 대신해 선발 출전한 안현식은 중앙수비에 익숙해 있던 탓에 계속해서 중앙으로 움직여 상대로 하여금 공간을 넓게 내주었고, 제이드 역시 오버래핑 이후 수비전환이 느려 상대에게 뒷공간을 자주 내주었다.

리그가 진행되면서 견고하던 수비라인은 종종 집중력을 잃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리고 윤원일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4골을 내주는 등 더 위태로워졌다. 비단 상대와의 중원싸움에서 밀리거나, 상대의 역습 시 수비전환이 느린 탓도 어느 정도 작용했지만 조금씩 수비조직력이 어긋나고 있다는 사실과 주전의 공백보다는 사소하게 보일 정도이다.

대체 선수가 마땅치 않다면 이는 전술과 전략으로 그 부족함을 채워야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비의 안정을 최우선으로 여기던 페트코비치 감독의 혜안이 기대되는 바이다. 물론 뒷문을 책임지는 선수들의 투지가 가미된다면 더 빛을 발할 것이다.

도화성의 빈자리를 채워라

올 시즌 개막 이후 줄곧 인천의 중원에서 공격을 이끈 도화성은 지난 대전과의 경기에서 코뼈 골절과 골을 맞바꾸는 투지를 보여주고 4주 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야만 한다. 인천으로서는 이준영, 윤원일 부상 이후 최대의 어려움에 봉착했다.

이준영의 빈자리는 보르코, 김민수 등이 어느 정도 제 역할을 다 해주고 있지만, 그의 자리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윤원일의 자리를 안현식이나 제이드가 만족할 만큼의 역할을 못해 주고 있는 상황에서 도화성이 빠져나간 중원은 그 정도가 더욱 심각하다.

드라간이 실질적으로 아웃된 상황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는 도화성 혼자이다. 지난 대전과의 경기에서는 챠디가 빠진 상황에 공격수로 활용할 만큼 인천 공격의 중심인 셈이다.

예년에 비해 인천의 중원은 두터워졌지만 이는 공격보다 수비에 있어 더 탄탄한 상황이다. 도화성을 대신할 만한 선수로는 김상록 정도일 뿐이다. 그러나 김상록조차 올 시즌 중앙에서 뛴 경기가 없었다. 박재현이 지난 경기에서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는 바람에 제주전에는 사이드 공격 또한 공백이 생겼고, 풀타임을 소화할 만큼 체력이 되지 않기에 김상록의 활용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하지만, 인천은 늘 어려움을 많이 겪어왔고, 얇은 선수층에서도 훌륭히 경기를 이끈 경험도 많은 팀이다. 위 세 가지의 조건은 비단 제주전에서만 필요한 사항은 아니다. 2009년 인천의 리그 성적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전력에 기본이 되어야만 하는 필요조건인 셈이다.

페트코비치 감독이 영입되고, 새로운 선수들이 더해지면서 인천은 전력에 탄력을 받았다. 광주, 강원과 더불어 K-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어 주면서 4위라는 성적표를 받고 있다. 이들 팀보다 다소 일찍 위기에 봉착했지만 감독의 탁월한 전술과 용병술, 그리고 선수들의 투혼이 새겨진다면 인천은 다시금 비상할 것이다.

부디 이 희망이 더 오래 끌리지 않고, 제주전을 계기로 다시 살아나는 인천이 되기를 희망한다.

[사진=유병수 (c) 남궁경상기자]



유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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